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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도, 게임도 변하지만 변치 않는 건…

잭 블랙 주연의 ‘쥬만지 : 새로운 세계’

세상도, 게임도 변하지만 변치 않는 건…

세상도, 게임도 변하지만 변치 않는 건…
언제부턴가 소셜미디어에 ‘이거 알면 아재’ 혹은 ‘이거 알면 뇐네(노인네)’라는 말이 돌기 시작했다. 영화 ‘쥬만지’는 ‘이거 알면…’ 놀이에 좋은 소재다. ‘쥬만지’라는 제목을 듣고 세상을 뜬 로빈 윌리엄스의 얼굴을 먼저 떠올렸다면 ‘아주 어린 나이’가 아닌 건 맞다. 1995년 개봉(국내 개봉 1996년)해 흥행에 성공한 영화 ‘쥬만지’(감독 조 존스턴)가 ‘쥬만지 : 새로운 세계’(감독 제이크 캐스단 · ‘새로운 세계’)로 새롭게 만들어졌다.


보드게임 vs 비디오게임

원작 ‘쥬만지’는 보드게임이 현실에서 펼쳐지는 얘기다. 앨런이라는 소년이 우연히 쥬만지라는 보드게임을 하게 되고, 그 안에 갇혀 지내다 26년 후 다시 보드게임을 발견한 주디와 피터에 의해 게임 밖 세상으로 소환된다. 로빈 윌리엄스는 그렇게 아재가 돼 소환된 앨런 역을 맡았다. 사자와 코끼리, 얼룩말 등 정글 속 동물들이 주사위를 굴릴 때마다 세상 밖으로 튀어나오고, 주인공들은 이를 해결하고자 보드게임을 끝내려 한다. 

강산이 두 번 변할 동안 게임도 변했다. ‘새로운 세계’의 무대는 비디오게임 속이다. 스펜서를 비롯한 10대 4명은 우연히 비디오게임 쥬만지를 발견하고 플레이를 시작한다. 게임 일부가 현실로 뛰쳐나오는 전작과 달리, 이번엔 플레이어가 게임 안으로 빨려 들어간다. 고로 이 게임의 상대는 정글야수가 아니라 NPC(게임회사가 초기 프로그래밍 한 대로만 움직이는 게임 속 등장인물)다. 정해진 대사와 행동만 반복하는 수많은 NPC를 상대로 주어진 과제를 수행해야 한다. 게임 규칙도 달라졌다. 전작 속 보드게임은 한 번 목숨을 잃으면 끝이지만, 비디오게임에서는 3번의 기회(목숨)가 있다.


로빈 윌리엄스 vs 잭 블랙

사실 비디오게임 속으로 들어간다는 ‘새로운 세계’의 설정은 새롭지 않다. 다만 영화 배경이 최신식이 아닌 구식 비디오게임이라는 점이 차별성을 띤다. 구식에 걸맞게 영화 속 가상세계는 복잡하지 않고, 예상 가능하다. 여기에 어설픈 주인공들의 대응이 어우러져 웃음을 준다. 특히 아바타로 선택한 게임 캐릭터와 현실 캐릭터의 상반성이 볼거리다. 예컨대 주인공 스펜서는 현실세계에선 삐쩍 마른 너드(앨릭스 울프 분)지만, 게임 속에선 근육질 만능스포츠맨인 고고학자(드웨인 존슨 분)가 된다. 반면 덩치 큰 풋볼선수 안소니(서더라이스 블레인 분)는 몸집 작고 운동신경 떨어지는 동물학자 조수(케빈 하트 분)가 된다. 가장 변화가 큰 인물은 10대 금발 퀸카인 베서니(매디슨 아이스먼 분)로, 지리학자인 뚱뚱한 중년남성 셸리로 변신한다. 셸리 역은 잭 블랙이 맡았는데 그의 활약은 전작의 로빈 윌리엄스 못지않다. 그가 비음 가득한 목소리로 나르시시즘에 빠진 10대 소녀의 몸짓을 흉내 내는 모습은 이 영화의 큰 웃음 포인트다. 

전작이 가족이 즐기는 가족영화였다면, 후속작은 비디오게임을 좋아하는 20대 이하 계층에 맞춘 킬링타임 무비다. 내용은 다소 뻔하고 때로 B급 유머가 난무하지만 웃음은 확실히 잡았다. 많은 것이 변했지만, 변하지 않은 가치도 있다. 원작 ‘쥬만지’가 그랬듯 ‘새로운 세계’에서도 ‘용기’와 ‘도전’은 중요한 덕목으로 그려진다. 게임이 시작되고 난감한 상황이 펼쳐질 때 피하기보다 맞서고 목표를 향해 전진하는 게 더 낫다. 어설프게 판을 덮으면 영원히 게임에 갇힐지도 모르니까.








주간동아 2018.01.17 1122호 (p80~80)

  • | 채널A 문화과학부 기자 comedy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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