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투어를 취재하러 다닐 때마다 눈에 띄는 선수가 한 명 있었다. 검게 그을린 피부에 부상을 입은 것인지, 부상 방지용인지 확실치 않지만 손과 발에는 늘 테이프를 감고 있었다. 하지만 그다지 관심을 끄는 선수는 아니었다.
미국 교민 언론사에서 일하고 있지만 뚜렷한 성적을 내지 못하는 재미교포를 취재 대상에 포함시키기는 무리였다. 다른 한국 언론에서도 그의 이름은 찾기 어려웠다. 기사 중간에 이름과 타수, 순위가 한 줄 나오는 정도가 고작이었다. 그나마 한국 언론에서 화제가 됐던 적이 있다. 2년 전쯤 LPGA 투어에서 2개 대회 연속 홀인원을 했을 때다. 모두 자동차가 부상으로 걸린 홀이었는데, 그 뒤 큰 언론사에 인터뷰 기사까지 났다.
그러나 이후 그는 이름을 알릴 기회가 없었다. 열심히 투어를 쫓아다니며 톱10에도 가끔 들었지만 우승하지 못한 선수가 명함을 내밀기는 어려웠다. 그런 그가 이번에 대형사고를 쳤다. 일반 대회 우승도 없어 그저 그런 선수로 치부되던 그가 7월 3일 새벽 미국 시카고 인근 올림피아필즈컨트리클럽(CC)에서 끝난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인 ‘KPMG위민스PGA챔피언십’에서 당당히 정상에 오른 것이다. 대니엘 강. 한국 이름은 강효림이다. 솔직히 그의 한국 이름은 이번에 처음 들었다. 그는 2012년 LPGA 투어에 입문해 이 대회 전까지 137개 대회에서 우승이 없다 138번째 대회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이다. 지난해까지 다섯 시즌을 보낸 그가 연간 상금으로 이번 대회 우승 상금인 52만5000달러(약 6억 원)보다 더 많이 번 적도 없었다.
그제야 그에 관한 기사들이 인터넷에 폭주하기 시작했다. 아버지가 2013년 암으로 숨졌고, 아버지를 그리워해 오른손에 ‘아빠’라는 문신을 새겼으며, 골프닷컴에서 가장 아름다운 골프계 여성 5인으로 뽑힌 적이 있고, 아마추어 시절 최고 대회인 US아마추어챔피언십에서 2연패를 했다는 스토리가 줄줄이 이어졌다.
한국 언론들의 기사를 보면서 그가 ‘재미교포’라는 점에 꽂혔다. 사실 재미교포 선수를 볼 때마다 안됐다는 느낌이 먼저 든다. 물론 세계적 스타플레이어가 되면 국적이나 인종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어디서든 대접받고 스폰서가 줄을 잇는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선수는 차별까지는 아니지만 좀 더 차가운 세계에서 지내야 한다.
한국에서 골프를 시작해 아마추어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면 프로로 전향할 때 후원 계약을 맺게 된다. 선수나 부모는 재정적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고, 이는 경기력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재미교포는 아마추어 때 두각을 나타내도 제대로 된 스폰서 계약을 맺기 어렵다. 이번에 우승한 대니엘 강의 모자에는 타이틀 스폰서 대신 스포츠용품사 로고가 새겨져 있었다.
미국에서 자랐고 국적도 미국이지만, 미국 기업들이 보기에 재미교포는 한국 사람이다. 반대로 한국 기업들은 미국인으로 여긴다. 그러다 보니 후원을 꺼릴 수밖에 없다. 그래서 LPGA나 PGA 투어에서 뛰는 중위권 성적의 재미교포 가운데 제대로 된 후원 계약을 맺은 선수는 찾기 힘들다. 간혹 한국 기업으로부터 후원받는 재미교포 선수는 부모가 해당 기업과 친분이 있는 경우다.
미국에서 한인 주니어 골프 선수가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는 소식을 종종 듣는다. 하지만 대니엘 강처럼 극적인 소식을 전하지 못하면 미국과 한국으로부터 외면받으며 조용히 팬들의 기억에서 사라져간다.
미국 교민 언론사에서 일하고 있지만 뚜렷한 성적을 내지 못하는 재미교포를 취재 대상에 포함시키기는 무리였다. 다른 한국 언론에서도 그의 이름은 찾기 어려웠다. 기사 중간에 이름과 타수, 순위가 한 줄 나오는 정도가 고작이었다. 그나마 한국 언론에서 화제가 됐던 적이 있다. 2년 전쯤 LPGA 투어에서 2개 대회 연속 홀인원을 했을 때다. 모두 자동차가 부상으로 걸린 홀이었는데, 그 뒤 큰 언론사에 인터뷰 기사까지 났다.
그러나 이후 그는 이름을 알릴 기회가 없었다. 열심히 투어를 쫓아다니며 톱10에도 가끔 들었지만 우승하지 못한 선수가 명함을 내밀기는 어려웠다. 그런 그가 이번에 대형사고를 쳤다. 일반 대회 우승도 없어 그저 그런 선수로 치부되던 그가 7월 3일 새벽 미국 시카고 인근 올림피아필즈컨트리클럽(CC)에서 끝난 시즌 두 번째 메이저대회인 ‘KPMG위민스PGA챔피언십’에서 당당히 정상에 오른 것이다. 대니엘 강. 한국 이름은 강효림이다. 솔직히 그의 한국 이름은 이번에 처음 들었다. 그는 2012년 LPGA 투어에 입문해 이 대회 전까지 137개 대회에서 우승이 없다 138번째 대회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이다. 지난해까지 다섯 시즌을 보낸 그가 연간 상금으로 이번 대회 우승 상금인 52만5000달러(약 6억 원)보다 더 많이 번 적도 없었다.
그제야 그에 관한 기사들이 인터넷에 폭주하기 시작했다. 아버지가 2013년 암으로 숨졌고, 아버지를 그리워해 오른손에 ‘아빠’라는 문신을 새겼으며, 골프닷컴에서 가장 아름다운 골프계 여성 5인으로 뽑힌 적이 있고, 아마추어 시절 최고 대회인 US아마추어챔피언십에서 2연패를 했다는 스토리가 줄줄이 이어졌다.
한국 언론들의 기사를 보면서 그가 ‘재미교포’라는 점에 꽂혔다. 사실 재미교포 선수를 볼 때마다 안됐다는 느낌이 먼저 든다. 물론 세계적 스타플레이어가 되면 국적이나 인종은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어디서든 대접받고 스폰서가 줄을 잇는다. 하지만 그렇지 못한 선수는 차별까지는 아니지만 좀 더 차가운 세계에서 지내야 한다.
한국에서 골프를 시작해 아마추어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면 프로로 전향할 때 후원 계약을 맺게 된다. 선수나 부모는 재정적 부담에서 벗어날 수 있고, 이는 경기력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하지만 재미교포는 아마추어 때 두각을 나타내도 제대로 된 스폰서 계약을 맺기 어렵다. 이번에 우승한 대니엘 강의 모자에는 타이틀 스폰서 대신 스포츠용품사 로고가 새겨져 있었다.
미국에서 자랐고 국적도 미국이지만, 미국 기업들이 보기에 재미교포는 한국 사람이다. 반대로 한국 기업들은 미국인으로 여긴다. 그러다 보니 후원을 꺼릴 수밖에 없다. 그래서 LPGA나 PGA 투어에서 뛰는 중위권 성적의 재미교포 가운데 제대로 된 후원 계약을 맺은 선수는 찾기 힘들다. 간혹 한국 기업으로부터 후원받는 재미교포 선수는 부모가 해당 기업과 친분이 있는 경우다.
미국에서 한인 주니어 골프 선수가 뛰어난 성적을 거뒀다는 소식을 종종 듣는다. 하지만 대니엘 강처럼 극적인 소식을 전하지 못하면 미국과 한국으로부터 외면받으며 조용히 팬들의 기억에서 사라져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