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인회가 10월 12일 일본골프투어(JGTO) 토신 골프 토너먼트에서 일본 역대 최저타인 28언더파 기록으로 우승했다.
허인회가 경기한 토신 골프클럽은 파72에 7004야드(약 6km)로 프로대회 코스치고 짧은 편이다. 하지만 그는 1라운드에 8언더파를 치는 것을 시작으로, 2라운드 9언더 63타, 3라운드 6언더 66타를 기록했다. 그때까지 기록한 총 23언더파는 일본 골프 역사상 54홀 최저타 타이 기록이었다. 마지막 날에도 5언더 67타를 쳤다. 72홀 260타 28언더파 기록으로 종전 일본 기록인 26언더파를 2타 차로 경신했다.
일본 골프 역사에서 최저타 기록이 28언더파라면 한국 기록은 어떨까. 스페인의 세르히오 가르시아가 2002년 한국오픈에 출전해 세운 265타(67-65-66-67) 23언더파가 최저타 기록이다. 경기 고양시에 있는 한양컨트리클럽 신코스는 짧고 난도도 낮은 코스였고, 당시 22세였던 가르시아는 이 코스를 마구 유린했다. 심지어 17, 18번 홀에서는 드라이버를 잡지 않고 아이언으로 티샷을 했을 정도다. 강욱순도 이 대회에서 나흘간 20언더파를 쳤지만 2위에 머물러야 했다. 한국인이 세운 기록으로는 장타자 김태훈이 지난해 전남 보성컨트리클럽에서 열린 보성CC클래식에서 21언더파 267타(67-66-67-67)를 한 것이 최다 언더파 타이 기록이다.
하지만 이 기록도 역사가 오래된 미국 프로골프협회(PGA) 투어에 비하면 별것 아니다. 토미 아머 3세는 2003년 발레로텍사스오픈에서 둘째 날 10언더 62타를 포함해 254타(64-62-63-65)를 기록, 총 34언더파로 우승했다. 유러피언투어에서는 어니 엘스가 2003년 호주 퍼스의 레이크 카린업 골프클럽에서 열린 조니워커 클래식에서 29언더파 259타(64-65-64-66)로 우승했다. 토미 아머 3세나 어니 엘스는 워낙 유명한 스타이니 그렇다 치자.
아시안투어 최저타 기록을 갖고 있는 태국 찹차이 니랏.
찹차이는 15세에 프로가 됐고 태국 지역을 도는 미니 투어에 출전했다. 스스로 빨리 프로선수가 돼 돈을 벌고 싶었다고 한다. 부친 추쳅은 태국 골프 국가대표였다. 4세에 골프를 배우기 시작한 찹차이가 기억하는 최고 레슨은 ‘두려움 없이 거침없이 나가라’였다. 2007년 2주간 머리를 깎고 절에 들어가 스님처럼 명상하며 지내기도 했다. 그는 워낙 긴 비거리를 가진 티샷을 날려 동료들로부터 킹콩이란 별명으로 불린다.
25세에 대기록을 세운 뒤 찹차이는 기자회견에서 담담하게 말했다. “목표는 우승이었지 세계기록에는 관심 없었다.” 그 우승으로 PGA 투어 진출을 꿈꿨지만, 찹차이는 아직 아시안투어에서 뛰고 있다. 그가 목표를 기록 수립으로 잡고 거침없이 나갔더라면 그런 기록을 세울 수 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