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딜 멀레이너선·엘다 샤퍼 지음/ 이경식 옮김/ 알에이치코리아/ 476쪽/ 1만8000원
어떤 것에 몰입, 집중한다는 것은 다른 것이 결핍됐다는 뜻이기도 하다. 이런 결핍은 사람으로 하여금 터널링(tunneling)하도록, 즉 임박한 결핍만 보게 만든다. 터널링이란 오로지 멀리서 빛을 발하는 출구만 보일 뿐 주변 사물은 보이지 않는 것을 빗대서 만든 용어다.
결핍은 사람마다 돈, 시간, 사랑, 명예, 행복 등 다양한 분야에서 나타난다. 이런 결핍은 원하든 원하지 않든 그들의 주의력과 사고방식을 사로잡는다. 저자들은 경제적 풍요보다 이 결핍에 주목한다. 그리고 결핍이 생각의 많은 부분을 채우고 있다가 어떤 결정과 행동을 취할 때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것을 소방관 사망사고 등의 사례를 통해 증명한다. 이들 사례를 보면 결핍을 느끼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자신에게 닥친 문제를 처리한다. 말이 안 되는 선택을 하는 이유도 내면에 결핍이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무엇인가 항상 부족한 상태는 마음속 평화를 해치고 정신 능력도 떨어뜨린다. 다이어트를 살펴보자. 체중을 줄이는 과정에서 사람이 멍청해질 수도 있다. 다이어트에 돌입하는 순간 정신의 반쪽은 하루 종일 운동과 먹을거리에 쏠린다. 그만큼 다른 곳에서 집중력과 판단력이 떨어지게 마련이다.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충동적이고 엉뚱한 결정과 행동을 하기 쉽다.
바쁜 사람은 항상 바쁘다. 긴급한 일에 매달리다 보면 또 다른 긴급한 일이 연이어 터지기 때문이다. 결핍도 마찬가지. 어떤 것이든 결핍의 늪에 빠지면 또 다른 결핍의 늪에 빠지기 쉽다. 저자들은 이를 예방하려면 “평소 느슨한 완충장치를 마련해두라”고 충고한다. 자신과 타인의 결핍을 이해할 수 있는 폭을 넓히면 왜 그런 선택과 행동을 했는지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루소의 고백록
이용철 지음/ 나남/ 510쪽/ 1만6000원
장자크 루소는 숭고하고 비열한, 열정적이고 모순적인 가지각색인 자신을 온전히 탐구하면서 기록을 남겼다. 다른 사람에게 보이고 싶지 않은 결점도 빼놓지 않고 고백했다. 치열한 자기탐구는 읽는 사람마저 자아성찰의 길로 이끈다.
편안함의 배신
마크 쉔·크리스틴 로버그 지음/ 김성훈 옮김/ 위즈덤하우스/ 320쪽/ 1만5000원
편해질 대로 편해진 시대지만 사람들은 더 불편해하고 조급해한다. 이는 우리 몸과 마음을 구속하는 편리 과잉 시대를 살기 때문이다. 저자는 “불편을 즐길 수 있다면 불편은 오히려 강인함과 회복 탄력성의 원천”이라 말한다.
힘내라 브론토사우루스
스티븐 제이 굴드 지음/ 김동광 옮김/ 현암사/ 788쪽/ 3만2000원
자연학에 대한 도발적이고 포괄적인 에세이. 저자는 전공인 과학과 과학사의 경계를 넘어 철학, 신학, 종교는 물론 자신의 병 등 온갖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생명의 찬란함과 복잡함, 예술과 역사의 아름다운 공존에 대해 얘기한다.
필로미나의 기적
마틴 식스미스 지음/ 원은주·이지영 옮김/ 미르북컴퍼니/ 448쪽/ 1만5000원
아일랜드 10대 소녀 필로미나는 한순간의 실수로 미혼모가 된다. 강제로 입소한 수녀원에서 고된 노역에 시달리며 하루에 단 1시간 아이를 만난다. 아이가 네 살이 되던 해 수녀원에선 필로미나에게 알리지 않고 아이를 입양시킨다.
북극 툰드라에 피는 꽃
이유경 외 지음/ 지오북/ 296쪽/ 2만4000원
북극이 지구인의 관심을 한 몸에 받고 있다. 지구 생성의 비밀과 방대한 자원을 품은 곳이기에 도전과 개척의 아이콘이 되고 있다. 짧은 여름 동안 북극에는 온갖 생명이 피어난다. 얼음과 추위를 이긴 놀라운 식물 108종을 만난다.
국격의 그림들
장우주 지음/ 글마당/ 720쪽/ 3만4000원
저자는 6·25전쟁과 베트남전쟁 파병, 군 현대화 작업 등을 온몸으로 겪고 중동 건설 시장을 개척했으며, 40여 년간 민간 외교 활동에도 앞장섰다. 한민족이 맨주먹으로 오늘의 번영을 어떻게 일궜는지 파란만장한 내용을 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