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우리나라 1인당 국민소득은 2만2708달러다. 2002년 1만2100달러와 비교하면 2배 가까이 늘었다. 10년 전과 비교해 소득이 크게 늘었는데, 과연 삶의 질은 어떻게 변했을까. 총 1만7424개 표본가구를 대상으로 분야별로 2년마다 실시하는 통계청 사회조사 결과를 분석해 10년 전에 비해 삶 만족도와 개인, 사회에 대한 생각의 변화를 추적했다.
한국인은 현재 삶에 어느 정도 만족할까. 추이를 보면 삶 만족도는 점차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3년 20.4%, 2009년 20.9%, 2012년 33%순이다. 2003, 2009년에는 현재 삶에 만족하는 사람보다 불만족하는 사람이 많았으나, 2012년에는 만족하는 사람이 불만족하는 사람보다 더 많았다.
2012년 들어 현재 삶에 만족하는 사람이 더 많아졌다는 점은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그 비율은 아직 3분의 1에 머물고 있다. 현재 삶에 대한 만족도(인생 만족도)를 성별, 연령별, 집단별로 보면 남자가 여자보다 근소하게 높고 연령대가 낮을수록 만족도는 더 커졌다. 또한 소득이 높을수록 인생 만족도가 높았으며 고용주, 임금 생활자, 자영업자 순으로 만족도가 높았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미혼이거나 배우자가 있는 사람이 사별하거나 이혼한 사람보다 인생 만족도가 더 높았다.
연령대 낮을수록 만족도 높아
자녀, 배우자, 배우자 부모, 자기 부모, 형제자매를 아우르는 전반적인 가족관계 만족도 추이를 살펴보자. 2002년 대비 2012년 가족관계 만족도는 상승했다. 다만 이 지표는 나이가 들수록 하락해 20대는 71.8%, 30대는 64.3%, 40대는 52.9%, 50대는 48.4%, 60대 이상은 46.9%가 가족관계에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세부 가족관계별로 만족도를 보면 자녀, 배우자, 자기 부모, 형제자매, 배우자 부모 순으로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관계 만족도는 응답자 연령대가 낮아질수록 높았다. 연령대가 높아지면 배우자 만족도 역시 함께 하락했다. 성별로 보면 남편에 대한 여성의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배우자와의 관계에서 남편이 아내에게 만족하는 비율은 71.8%인 데 반해, 아내는 59.2%만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부부간 차이가 작지 않다.
다음은 일 문제다. 2002년 대비 2012년 근무여건 만족도를 임금, 근무환경, 근무시간, 직장에서의 장래성, 직장 성희롱 방지 노력 측면에서 분석했다. 그 결과 임금을 제외한 모든 면에서 근무여건 만족도가 전반적으로 상승했지만, 절대적인 만족도 수준은 낮았다. 임금에 만족한다는 응답자 비율은 2002년 15.5%에서 2012년 14%로 감소했고, 임금에 불만족한다는 응답자 비율은 2002년 43.5%에서 2012년 46.4%로 증가했다. 임금 불만족은 대체로 남자보다 여자가 높았는데, 높은 순으로 보면 60세 이상 여자, 60세 이상 남자, 30대 남자, 40대 여자, 50대 여자 순이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2001년 76.53세, 2011년 81.2세로 10년 동안 4.67세 늘었다. 수명이 늘면서 건강 만족도도 높아졌을까. 1999, 2003, 2012년 건강 만족도를 보면 그 값이 각각 42.7%, 42.9%, 45.9%로 다소 증가했다. 남자가 여자보다 건강 만족도가 높았고 나이가 들수록 건강 만족도는 하락했다. 특히 소득이 높을수록 건강 만족도가 높아진다는 점이 의미심장하다. 월소득 100만~200만 원인 응답자의 40.8%만이 건강에 만족한다고 답했지만, 600만 원 이상인 응답자는 60.9%가 만족해했다.
지난 10년간 사람들의 생각이 크게 변한 것 가운데 하나는 결혼에 대한 인식이 개방적으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결혼은 하는 것이 좋다’고 응답한 사람이 2002년 69.1%였으나 2012년 62.7%로 낮아졌다. ‘결혼은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다’는 유보적인 응답은 2002년 27.2%에서 2012년 33.6%로 증가했다. 성별로 보면 여성이 남성보다 결혼의 필요성을 낮게 인식했다.
이상과 관념보다 현실 중시
남편과 아내의 가사 분담이 증가한 점도 같은 측면에서 볼 수 있다. ‘부인이 가사를 전적으로 책임진다’는 응답은 2002년 37.9%에서 2012년 29.8%로 줄었고, ‘공평하게 분담한다’는 응답은 2002년 8.1%에서 2012년 15.5%로 늘었다. 가사를 공평하게 분담한다는 인식은 20대가 가장 컸으며, 부인이 가사를 전적으로 책임진다는 인식도 20대가 가장 낮았다.
과거에 비해 이상이나 관념보다 현실을 중시하는 경향이 커졌다는 점도 특기할 만한 변화다. 현실주의는 돈을 중시하는 성향에서 잘 나타난다. 지난 10년간 직업 선택 기준에서 수입의 비중이 한층 커진 것으로 분석됐다. 직업 선택에서 ‘수입을 중시한다’는 사람이 2002년 21.5%에서 2012년 38.3%로 증가한 것이다. 그 대신 장래성이나 적성 및 흥미, 안정성에 대한 응답은 감소했다. 연령이 높아질수록 수입이나 안정성을 중시하고, 연령이 낮을수록 적성 및 흥미를 중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본 바처럼 과거에 비해 임금이나 소득 만족도가 나아지지 않았다는 사실이 이러한 소득 불만족, 물질 중시 성향 증가와 관련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분석 결과는 중류층에 대한 국민 인식이 전에 비해 많이 약화했다는 점에서도 확인된다. ‘나는 중류층이다’라고 응답한 사람의 비율은 다소 감소하고(1999년 54.9%, 2011년 52.8%), ‘나는 하류층이다’라는 인식은 다소 증가했다(1999년 44%, 2011년 45.3%). 2011년 연령별 분석 결과를 보면, 연령이 높아질수록 ‘나는 중류층이다’라는 인식이 감소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60세 이상에서 중류층이라는 인식이 급격히 감소하고 하류층이라는 인식이 크게 늘었다.
경제문제로 심리적 부담 증가
본인 세대의 계층 이동 가능성이 낮다는 인식이 1999년 25.5%에서 2011년 58.8%로 크게 상승한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연령별로 보면 30, 40대가 본인 세대의 계층 이동 가능성이 가장 낮다고 응답했다.
이런 흐름은 사회 공정성에 대해 비판적 인식이 강해지는 것과도 이어진다. 한국 사회가 불공정하다는 인식이 공정하다는 인식보다 4.5배 정도 많게 나왔기 때문이다. 분야별로 보면 조세, 경찰 및 사법, 취업, 방송, 교육 순으로 공정하지 않다는 인식이 많았다. 연령별로 보면 30대에서 ‘한국 사회는 불공정하다’는 인식이 가장 많았다. 예컨대 조세 분야를 보면 ‘불공정하다’고 보는 비율이 30대는 62%, 40대는 59.5%, 20대는 59.2%, 50대는 57%를 차지했다.
교육비 부담을 토로하는 사람이 과거에 비해 크게 늘었다는 점도 눈에 띈다. 2000년 ‘교육비가 부담스럽다’고 응답한 사람은 36.7%였으나 2012년에는 73%로 크게 늘었다. 50대 76.7%, 40대 73.3%, 30대 63.8%가 교육비가 부담스럽다고 응답했다.
물론 이를 소득별로 나눠보면 월소득 100만~200만 원 집단은 78.1%, 300만~400만 원 집단은 73.4%, 600만 원 이상은 57.8%로 차이가 적지 않다. 반면, 자녀 해외유학에 대한 바람은 더 커져서 2008년 ‘자녀의 해외유학을 원한다’고 응답한 사람은 48.3%였으나 2012년에는 62.4%가 됐다.
치안이나 안보 같은 전반적인 사회 안전에 대한 불안감은 과거에 비해 줄긴 했어도 여전히 낮은 수치는 아니다. ‘과거에 비해 사회가 안전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2008년 15.9%, 2012년 15.8%인 반면, ‘과거에 비해 불안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2008년 61.5%, 2012년 45.2%였다. 사람들이 느끼는 사회 불안 요인을 구체적으로 보면 범죄, 국가안보, 경제적 위험, 인재, 빈부격차로 인한 갈등 순이었다. 범죄 위협으로 불안하다고 응답한 사람은 2001년 45.4%였다가 2012년 64.2%로 크게 증가했다.
전반적으로 지난 10년간 한국인의 삶에 대한 만족감, 긍정적 인식은 과거에 비해 분명 개선됐지만, 그 개선 정도는 크지 않았다. 특히 가족과 건강에 대한 만족도는 증가한 반면, 경제문제로 심리적 부담이 늘어났다는 점은 기억해둘 필요가 있다. 여가시간은 늘어났지만 경제적 부담으로 여가에 대한 만족도는 오히려 하락했다는 것이다.
‘마음대로 되지 않는 현실’에서의 좌절감은 계층 이동에 대한 기대감을 급격히 꺾고 있다. 한마디로 소득 자체는 증가했지만 교육비와 주거비, 결혼비용 등에 대한 부담이 늘면서 가처분소득에 대한 만족도가 오히려 떨어지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한국 사회의 고비용 구조가 쉽게 개선되기 어렵고, 잠재성장률 둔화로 미래 소득이 크게 늘어나리라는 기대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점이다. 부모 세대는 빠른 소득 증가나 부동산 등 자산가치 상승으로 수혜를 입었지만 자신은 그렇지 못하다고 보는 젊은 세대가 적지 않다. 대한민국 허리인 30, 40대가 ‘본인 세대의 계층 이동 가능성’에 대해 가장 비관적이라는 결과는 이러한 정서를 반영한 지표일 것이다.
한국인은 현재 삶에 어느 정도 만족할까. 추이를 보면 삶 만족도는 점차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3년 20.4%, 2009년 20.9%, 2012년 33%순이다. 2003, 2009년에는 현재 삶에 만족하는 사람보다 불만족하는 사람이 많았으나, 2012년에는 만족하는 사람이 불만족하는 사람보다 더 많았다.
2012년 들어 현재 삶에 만족하는 사람이 더 많아졌다는 점은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그 비율은 아직 3분의 1에 머물고 있다. 현재 삶에 대한 만족도(인생 만족도)를 성별, 연령별, 집단별로 보면 남자가 여자보다 근소하게 높고 연령대가 낮을수록 만족도는 더 커졌다. 또한 소득이 높을수록 인생 만족도가 높았으며 고용주, 임금 생활자, 자영업자 순으로 만족도가 높았다. 당연한 말이겠지만 미혼이거나 배우자가 있는 사람이 사별하거나 이혼한 사람보다 인생 만족도가 더 높았다.
연령대 낮을수록 만족도 높아
자녀, 배우자, 배우자 부모, 자기 부모, 형제자매를 아우르는 전반적인 가족관계 만족도 추이를 살펴보자. 2002년 대비 2012년 가족관계 만족도는 상승했다. 다만 이 지표는 나이가 들수록 하락해 20대는 71.8%, 30대는 64.3%, 40대는 52.9%, 50대는 48.4%, 60대 이상은 46.9%가 가족관계에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세부 가족관계별로 만족도를 보면 자녀, 배우자, 자기 부모, 형제자매, 배우자 부모 순으로 만족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녀관계 만족도는 응답자 연령대가 낮아질수록 높았다. 연령대가 높아지면 배우자 만족도 역시 함께 하락했다. 성별로 보면 남편에 대한 여성의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낮았다. 배우자와의 관계에서 남편이 아내에게 만족하는 비율은 71.8%인 데 반해, 아내는 59.2%만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부부간 차이가 작지 않다.
다음은 일 문제다. 2002년 대비 2012년 근무여건 만족도를 임금, 근무환경, 근무시간, 직장에서의 장래성, 직장 성희롱 방지 노력 측면에서 분석했다. 그 결과 임금을 제외한 모든 면에서 근무여건 만족도가 전반적으로 상승했지만, 절대적인 만족도 수준은 낮았다. 임금에 만족한다는 응답자 비율은 2002년 15.5%에서 2012년 14%로 감소했고, 임금에 불만족한다는 응답자 비율은 2002년 43.5%에서 2012년 46.4%로 증가했다. 임금 불만족은 대체로 남자보다 여자가 높았는데, 높은 순으로 보면 60세 이상 여자, 60세 이상 남자, 30대 남자, 40대 여자, 50대 여자 순이었다.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2001년 76.53세, 2011년 81.2세로 10년 동안 4.67세 늘었다. 수명이 늘면서 건강 만족도도 높아졌을까. 1999, 2003, 2012년 건강 만족도를 보면 그 값이 각각 42.7%, 42.9%, 45.9%로 다소 증가했다. 남자가 여자보다 건강 만족도가 높았고 나이가 들수록 건강 만족도는 하락했다. 특히 소득이 높을수록 건강 만족도가 높아진다는 점이 의미심장하다. 월소득 100만~200만 원인 응답자의 40.8%만이 건강에 만족한다고 답했지만, 600만 원 이상인 응답자는 60.9%가 만족해했다.
지난 10년간 사람들의 생각이 크게 변한 것 가운데 하나는 결혼에 대한 인식이 개방적으로 바뀌었다는 점이다. ‘결혼은 하는 것이 좋다’고 응답한 사람이 2002년 69.1%였으나 2012년 62.7%로 낮아졌다. ‘결혼은 해도 좋고 하지 않아도 좋다’는 유보적인 응답은 2002년 27.2%에서 2012년 33.6%로 증가했다. 성별로 보면 여성이 남성보다 결혼의 필요성을 낮게 인식했다.
이상과 관념보다 현실 중시
남편과 아내의 가사 분담이 증가한 점도 같은 측면에서 볼 수 있다. ‘부인이 가사를 전적으로 책임진다’는 응답은 2002년 37.9%에서 2012년 29.8%로 줄었고, ‘공평하게 분담한다’는 응답은 2002년 8.1%에서 2012년 15.5%로 늘었다. 가사를 공평하게 분담한다는 인식은 20대가 가장 컸으며, 부인이 가사를 전적으로 책임진다는 인식도 20대가 가장 낮았다.
과거에 비해 이상이나 관념보다 현실을 중시하는 경향이 커졌다는 점도 특기할 만한 변화다. 현실주의는 돈을 중시하는 성향에서 잘 나타난다. 지난 10년간 직업 선택 기준에서 수입의 비중이 한층 커진 것으로 분석됐다. 직업 선택에서 ‘수입을 중시한다’는 사람이 2002년 21.5%에서 2012년 38.3%로 증가한 것이다. 그 대신 장래성이나 적성 및 흥미, 안정성에 대한 응답은 감소했다. 연령이 높아질수록 수입이나 안정성을 중시하고, 연령이 낮을수록 적성 및 흥미를 중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본 바처럼 과거에 비해 임금이나 소득 만족도가 나아지지 않았다는 사실이 이러한 소득 불만족, 물질 중시 성향 증가와 관련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분석 결과는 중류층에 대한 국민 인식이 전에 비해 많이 약화했다는 점에서도 확인된다. ‘나는 중류층이다’라고 응답한 사람의 비율은 다소 감소하고(1999년 54.9%, 2011년 52.8%), ‘나는 하류층이다’라는 인식은 다소 증가했다(1999년 44%, 2011년 45.3%). 2011년 연령별 분석 결과를 보면, 연령이 높아질수록 ‘나는 중류층이다’라는 인식이 감소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60세 이상에서 중류층이라는 인식이 급격히 감소하고 하류층이라는 인식이 크게 늘었다.
경제문제로 심리적 부담 증가
본인 세대의 계층 이동 가능성이 낮다는 인식이 1999년 25.5%에서 2011년 58.8%로 크게 상승한 점도 눈여겨볼 대목이다. 연령별로 보면 30, 40대가 본인 세대의 계층 이동 가능성이 가장 낮다고 응답했다.
이런 흐름은 사회 공정성에 대해 비판적 인식이 강해지는 것과도 이어진다. 한국 사회가 불공정하다는 인식이 공정하다는 인식보다 4.5배 정도 많게 나왔기 때문이다. 분야별로 보면 조세, 경찰 및 사법, 취업, 방송, 교육 순으로 공정하지 않다는 인식이 많았다. 연령별로 보면 30대에서 ‘한국 사회는 불공정하다’는 인식이 가장 많았다. 예컨대 조세 분야를 보면 ‘불공정하다’고 보는 비율이 30대는 62%, 40대는 59.5%, 20대는 59.2%, 50대는 57%를 차지했다.
교육비 부담을 토로하는 사람이 과거에 비해 크게 늘었다는 점도 눈에 띈다. 2000년 ‘교육비가 부담스럽다’고 응답한 사람은 36.7%였으나 2012년에는 73%로 크게 늘었다. 50대 76.7%, 40대 73.3%, 30대 63.8%가 교육비가 부담스럽다고 응답했다.
물론 이를 소득별로 나눠보면 월소득 100만~200만 원 집단은 78.1%, 300만~400만 원 집단은 73.4%, 600만 원 이상은 57.8%로 차이가 적지 않다. 반면, 자녀 해외유학에 대한 바람은 더 커져서 2008년 ‘자녀의 해외유학을 원한다’고 응답한 사람은 48.3%였으나 2012년에는 62.4%가 됐다.
치안이나 안보 같은 전반적인 사회 안전에 대한 불안감은 과거에 비해 줄긴 했어도 여전히 낮은 수치는 아니다. ‘과거에 비해 사회가 안전하다’고 응답한 비율이 2008년 15.9%, 2012년 15.8%인 반면, ‘과거에 비해 불안하다’고 응답한 비율은 2008년 61.5%, 2012년 45.2%였다. 사람들이 느끼는 사회 불안 요인을 구체적으로 보면 범죄, 국가안보, 경제적 위험, 인재, 빈부격차로 인한 갈등 순이었다. 범죄 위협으로 불안하다고 응답한 사람은 2001년 45.4%였다가 2012년 64.2%로 크게 증가했다.
전반적으로 지난 10년간 한국인의 삶에 대한 만족감, 긍정적 인식은 과거에 비해 분명 개선됐지만, 그 개선 정도는 크지 않았다. 특히 가족과 건강에 대한 만족도는 증가한 반면, 경제문제로 심리적 부담이 늘어났다는 점은 기억해둘 필요가 있다. 여가시간은 늘어났지만 경제적 부담으로 여가에 대한 만족도는 오히려 하락했다는 것이다.
‘마음대로 되지 않는 현실’에서의 좌절감은 계층 이동에 대한 기대감을 급격히 꺾고 있다. 한마디로 소득 자체는 증가했지만 교육비와 주거비, 결혼비용 등에 대한 부담이 늘면서 가처분소득에 대한 만족도가 오히려 떨어지는 것이다. 문제는 이러한 한국 사회의 고비용 구조가 쉽게 개선되기 어렵고, 잠재성장률 둔화로 미래 소득이 크게 늘어나리라는 기대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점이다. 부모 세대는 빠른 소득 증가나 부동산 등 자산가치 상승으로 수혜를 입었지만 자신은 그렇지 못하다고 보는 젊은 세대가 적지 않다. 대한민국 허리인 30, 40대가 ‘본인 세대의 계층 이동 가능성’에 대해 가장 비관적이라는 결과는 이러한 정서를 반영한 지표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