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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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찰 부정 개입’ 기정원장 사퇴

중기청, ‘주간동아’ 보도 후 강도 높은 조직 혁신과 관리감독키로

  • 배수강 기자 bsk@donga.com

    입력2013-10-28 09: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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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찰 부정 개입’ 기정원장 사퇴
    ‘주간동아’ 909호 ‘D등급 기관장 대낮 난투극’ 기사와 관련해 윤도근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기정원) 원장이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기사 보도 다음 날 공공기관장이 물러난 것은 유례가 드문 일이다. 중소기업청(중기청)은 보도 직후 기정원 감사를 통해 기사 내용의 사실 유무와 원장의 입찰 부정 개입 여부를 확인했고, 윤 원장 외 본부장과 부장 등 10명의 사표도 함께 받았다.

    박치형 중기청 대변인은 10월 21일 “기사가 보도되기 직전인 18일 기정원으로부터 당시 사건에 대한 취재가 있었다는 보고를 받았고, 21일 ‘주간동아’ 보도 내용을 한정화 중기청장에게 보고했다”면서 “한 청장은 ‘있을 수 없는 일이고 묵과할 수 없다’고 대노했고, 즉각 해임하겠다는 뜻을 기정원에 전했다”고 말했다.

    중기청에 따르면 10월 21일 기사가 보도되자 중기청 감사담당관실과 생산기술국 생산혁신정책과가 나서서 윤 원장과 관련 직원들을 밤늦게까지 조사했으며, 2011년 10월 ‘통합사업관리 시스템 구축’ 입찰에 윤 원장이 부정 개입한 사실을 확인했다. 그와 동시에 공공기관장이 정보기술(IT)업체 대표와 대낮 난투극을 벌인 것은 윤 원장의 부적절한 처신이 한몫했다고 판단했다.

    이병권 중기청 생산혁신정책과장은 조사 결과를 한 청장에게 보고했고, 한 청장은 인사과장을 통해 ‘해임 조치’의 뜻을 윤 원장에게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한 청장과 윤 원장은 전화통화를 했고, 이 통화에서 “사퇴하지 않으면 해임하겠다”는 뜻을 재차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통화 다음 날인 22일 오전 윤 원장은 사표를 냈고, 중기청은 즉각 사표를 수리했다.

    중기청 관계자는 “공공기관장이 특정 업체에 유리한 평가위원을 입찰에 참여시킨 일은 용납할 수 없는 명백한 부정행위”라면서 “기관장이 입찰 부정 개입을 시인한 만큼 중기청 명예를 위해서라도 즉각 사표를 수리했다. 직원들에게도 책임이 있는 만큼 사표를 함께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보도 다음 날 공공기관장의 사표를 수리한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라며 “그만큼 사안이 중하다고 판단했다”고 부연했다.



    본부장 3명 등 10명도 사표 받아

    중기청은 윤 원장 외에 사표를 함께 받은 본부장 3명과 부장 7명에 대해선 후속 종합감사를 통해 입찰 부정 개입 여부가 확인될 경우 징계할 계획이다.

    이 과장은 “종합감사를 통해 보도 내용은 물론, 과거 다른 입찰건도 재조사할 예정”이라며 “11월 1일에는 기정원 직원들과 워크숍을 열어 기정원 조직 혁신 방안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 청장은 이에 대해 “이번 보도를 계기로 산하기관의 모럴해저드에 대해 뼈저리게 반성하고, 상시적인 관리감독 체계를 구축할 것”이라며 “내부 임직원 처지가 아니라 중소기업 처지에서 어떻게 일해야 하는지 고민하는 계기로 삼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주간동아’ 909호는 윤도근 기정원장이 특정 IT업체가 낙찰받을 수 있도록 입찰 평가위원 선정에 부정 개입했고, 입찰에서 탈락한 업체 대표가 대낮에 원장실로 찾아가 윤 원장과 난투극을 벌였다는 내용의 기사를 실었다. 그와 동시에 윤 원장이 아들의 뮤지컬 관람을 위해 예산을 집행하고 기관예산으로 고가의 여행용 캐리어를 사는 등 공공기관장의 모럴해저드를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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