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고록은 편협한 자기자랑으로 흐르기 십상이다. 저자 사진이 가득한 책치고 읽을 만한 게 많지 않다. 선거철마다 정치인이 내놓는 책이 대표적이다. 박병재(71) 전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쓴 ‘현대자동차 전 CEO 박병재의 뉴브릴리언트 컴퍼니’(매일경제신문사)는 회고록 하면 으레 떠오르는 개인적 후일담이 아니다. 책은 개인사의 서술인 동시에 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 역사이면서 한국 경제 발전사다.
박 전 부회장은 한국 자동차공업의 산증인이다. 10명 남짓한 사람이 일하는 현대차로 첫 출근한 때가 1968년 7월 1일. 이후 35년간 ‘자동차 밥’을 먹었다. 고(故) 정주영(1915~2001) 회장, 고 정세영(1928~2005) 회장, 정몽구(74) 회장을 도왔다.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청년 박병재’가 입사한 ‘작은 회사’는 세계를 호령하는 눈부신 기업으로 성장했다. “현대차의 성취는 한국 산업의 성취”라고 그는 말했다.
“우리 세대는 작은 회사가 커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즐거움을 만끽했어요. 오늘날의 글로벌 경제는 과거보다 더 숨 가쁘게 돌아가고 있죠. 거기에 적응하느라 모두가 고생하고요. 이 책이 고통 받는다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희망과 위로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자동차 산업은 10개국 정도가 과점하고 있다. 독자 모델을 만들어낸 개발도상국은 거의 없다. 현대차가 1970년대 ‘독자의 길’을 포기하고 포드와 완성차 합자계약을 맺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현대차 성장과정 자세히 소개
“평생 ‘을’로만 살 수는 없지 않나요? 어떤 일이든 ‘갑’에 서려고 노력해야 해요. 포드가 얼마나 까칠했는지 이루 말할 수 없어요. 기업은 호적이 중요해요. 한국GM, 르노삼성, 마힌드라 쌍용은 우리나라를 위해 일 안 해요. 글로벌 경제위기 때 미국이 도요타 밟는 거 봤죠? 요즘엔 삼성전자가 호되게 당하고 있고요. 국가가 독립하려면 산업이 독립해야 해요.”
박 전 부회장의 기록은 현대차 성장과정에서 벌어진 구체적 사건에 ‘돋보기를 들이대’ 들여다본다. ‘엑셀 미국 진출기’ ‘인도 진출과 상트로 신화’ ‘기아자동차 인수’ ‘중국으로 진출하라’ 같은 장(章)에는 알려지지 않은 비화가 가득하다. 각 장에는 팁(TIP) 형식으로 후대 경영자가 교사, 반면교사로 삼을 만한 코멘트를 넣었다. 케이스스터디 형식의 경영학 교재라고 불러도 지나치지 않다. 살아 숨 쉬는 ‘현장 경영’ ‘경영 전략’ 이야기다.
“현대차가 숱한 고비를 넘기고 눈부신 성장을 이룬 스토리에는 현재의 문제를 해결할 방안이 담겨 있어요. 1960년대 젊은이도 정신없이 돌아가는 환경에 갈피를 못 잡고 흔들렸죠. 현대차 같은 기업도 우왕좌왕하기는 마찬가지였고요.”
현대차는 창업 이래 수차례 쓰러질 위기를 겪었다. 그는 현대차의 소문난 트러블슈터(troubleshooter)다. 문제가 있는 곳엔 그가 서 있었다. “당신 뭐하는 사람이야. 현장에 가봤어? 가서 해결하고 돌아와”라며 재떨이를 던지던 당시 정주영 회장의 목소리가 지금도 생생하다.
그는 정주영, 정세영, 정몽구 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모신’ 몇 안 되는 현대차 경영인 가운데 한 명이다. 세 회장의 리더십을 엿보는 것은 책을 읽는 또 다른 재미다.
눈부신 성장을 일군 기업들의 성공비결은 뭘까. 복잡한 환경, 존폐 위기에서 기업은 어떤 경영전략을 써야 할까. 말단사원으로 입사해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박병재의 기록’에서 정답 혹은 힌트를 얻을 수 있다. ‘현대자동차 전 CEO 박병재의 뉴브릴리언트 컴퍼니’엔 필자 사진이 단 한 장도 실려 있지 않다.
박 전 부회장은 한국 자동차공업의 산증인이다. 10명 남짓한 사람이 일하는 현대차로 첫 출근한 때가 1968년 7월 1일. 이후 35년간 ‘자동차 밥’을 먹었다. 고(故) 정주영(1915~2001) 회장, 고 정세영(1928~2005) 회장, 정몽구(74) 회장을 도왔다.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청년 박병재’가 입사한 ‘작은 회사’는 세계를 호령하는 눈부신 기업으로 성장했다. “현대차의 성취는 한국 산업의 성취”라고 그는 말했다.
“우리 세대는 작은 회사가 커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즐거움을 만끽했어요. 오늘날의 글로벌 경제는 과거보다 더 숨 가쁘게 돌아가고 있죠. 거기에 적응하느라 모두가 고생하고요. 이 책이 고통 받는다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희망과 위로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자동차 산업은 10개국 정도가 과점하고 있다. 독자 모델을 만들어낸 개발도상국은 거의 없다. 현대차가 1970년대 ‘독자의 길’을 포기하고 포드와 완성차 합자계약을 맺었다면 어떻게 됐을까.
현대차 성장과정 자세히 소개
“평생 ‘을’로만 살 수는 없지 않나요? 어떤 일이든 ‘갑’에 서려고 노력해야 해요. 포드가 얼마나 까칠했는지 이루 말할 수 없어요. 기업은 호적이 중요해요. 한국GM, 르노삼성, 마힌드라 쌍용은 우리나라를 위해 일 안 해요. 글로벌 경제위기 때 미국이 도요타 밟는 거 봤죠? 요즘엔 삼성전자가 호되게 당하고 있고요. 국가가 독립하려면 산업이 독립해야 해요.”
박 전 부회장의 기록은 현대차 성장과정에서 벌어진 구체적 사건에 ‘돋보기를 들이대’ 들여다본다. ‘엑셀 미국 진출기’ ‘인도 진출과 상트로 신화’ ‘기아자동차 인수’ ‘중국으로 진출하라’ 같은 장(章)에는 알려지지 않은 비화가 가득하다. 각 장에는 팁(TIP) 형식으로 후대 경영자가 교사, 반면교사로 삼을 만한 코멘트를 넣었다. 케이스스터디 형식의 경영학 교재라고 불러도 지나치지 않다. 살아 숨 쉬는 ‘현장 경영’ ‘경영 전략’ 이야기다.
“현대차가 숱한 고비를 넘기고 눈부신 성장을 이룬 스토리에는 현재의 문제를 해결할 방안이 담겨 있어요. 1960년대 젊은이도 정신없이 돌아가는 환경에 갈피를 못 잡고 흔들렸죠. 현대차 같은 기업도 우왕좌왕하기는 마찬가지였고요.”
현대차는 창업 이래 수차례 쓰러질 위기를 겪었다. 그는 현대차의 소문난 트러블슈터(troubleshooter)다. 문제가 있는 곳엔 그가 서 있었다. “당신 뭐하는 사람이야. 현장에 가봤어? 가서 해결하고 돌아와”라며 재떨이를 던지던 당시 정주영 회장의 목소리가 지금도 생생하다.
그는 정주영, 정세영, 정몽구 회장을 지근거리에서 ‘모신’ 몇 안 되는 현대차 경영인 가운데 한 명이다. 세 회장의 리더십을 엿보는 것은 책을 읽는 또 다른 재미다.
눈부신 성장을 일군 기업들의 성공비결은 뭘까. 복잡한 환경, 존폐 위기에서 기업은 어떤 경영전략을 써야 할까. 말단사원으로 입사해 최고경영자(CEO)에 오른 ‘박병재의 기록’에서 정답 혹은 힌트를 얻을 수 있다. ‘현대자동차 전 CEO 박병재의 뉴브릴리언트 컴퍼니’엔 필자 사진이 단 한 장도 실려 있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