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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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이 뭐가 중요해 네 멋대로 살아라

자기 대상화

  • 김한솔 HSG 휴먼솔루션그룹 수석연구원 hskim@hsg.or.kr

    입력2012-05-07 09: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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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이 뭐가 중요해 네 멋대로 살아라
    회사의 신사업 전략 수립을 위한 태스크포스팀(TFT)에 합류한 방 과장. 팀별로 우수한 인재를 뽑으라는 사장님의 지시가 있던 터라 방 과장은 TFT 구성원이 됐을 때 뿌듯함을 감추지 못했다.

    그런데 TFT에서 일할수록 뿌듯함이 부담과 좌절감으로 바뀌었다. 다른 팀원에 비해 자신이 뒤떨어진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방 과장이 프로젝트 매니저를 맡은 마케팅 전략회의에서도 그랬다.

    방 과장이 준비해온 아이디어를 먼저 제시했는데, 다른 팀원들에게서 더 기발한 아이디어가 나왔다. 방 과장은 다시 한 번 기가 죽었다. 다른 팀원이 제시한 아이디어가 현실화에 문제가 있어 결국 방 과장 아이디어가 채택됐지만, 그는 여전히 ‘나는 왜 그런 기발한 생각을 하지 못했을까’라며 자신의 창의성에 회의를 느꼈다. ‘다른 팀원들이 나를 어떻게 평가할까’ 하는 걱정도 들었다. 방 과장의 고민, 어떻게 풀어야 할까.

    무인도에서 혼자 살지 않는 한 우리는 늘 다른 사람과 함께 지낸다. 서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며 집단을 꾸려나간다. 이러한 사회성이 인간 발전을 이끌어온 주요 요인 가운데 하나다. 하지만 사람들은 이것 때문에 힘들어하기도 한다. 남의 시선과 기준을 지나치게 의식하는 것이다.

    외모에 대한 관심과 집착도 남의 시선을 의식한 결과다. 다른 사람이 내 외모를 어떻게 볼까 의식하고, 결국 자기 외모에 불만을 갖는 것이다. 심해지면 성형을 감행하기도 하는데, 이런 현상을 심리학에선 ‘자기 대상화’라고 한다. 자신을 제삼자 시선에서 보고 그 관점에 지나치게 신경 쓰는 것이다. 이런 성향이 강한 사람일수록 자기 모습을 자기 내면이 아닌 다른 사람의 평가 속에서 찾으려 한다.



    이 같은 성향은 외모뿐 아니라 행동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자기 만족감보다 조직에 있는 다른 사람이 자신을 어떻게 판단할지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다. 자신을 과소평가하는 경우가 많아서 ‘다른 사람은 나를 하찮은 존재라고 생각하겠지’ 하며 좌절하기도 한다. 방 과장처럼.

    하지만 사람들은 자기 외에 다른 이에겐 별 관심이 없다. 한 다큐멘터리에서 이를 증명하는 재미있는 실험을 한 바 있다. 농구팬이 가득 들어찬 농구장에서 누가 봐도 이상한 옷을 입은 한 사람이 객석을 활보한다. 경기가 끝난 후 사람들에게 물었다. “혹시 이상한 옷 입고 돌아다니는 사람을 봤나요?” 놀랍게도 누구 하나 그 사람을 기억하지 못했다. 이상한 옷을 입은 사람의 바로 옆자리에 앉았던 이조차도 말이다.

    중요한 건 다른 사람의 시선이나 판단 기준이 아니다. 자신을 어떤 기준에 두고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발전하고 있는지 스스로 깨닫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선 자기 강점을 스스로 발견할 수 있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을 계발해야 한다. 뛰어난 누군가를 따라잡기 위해 살지 말고, 스스로 자기만의 이상적인 모습을 만들어라. 자신을 가장 정확히 판단할 수 있는 것은 다른 사람의 잣대가 아닌, 자기 스스로 정한 기준임을 기억해야 한다.

    남이 뭐가 중요해 네 멋대로 살아라
    스스로에 대한 판단을 다른 사람의 기준에 맡긴다면 ‘On/ Off’ 스위치를 남에게 맡긴 것이나 마찬가지다. 이제 스위치를 찾아와야 한다. 원래 주인인 자신에게로.

    *문제 해결을 위한 맞춤형 기업교육 전문기관인 휴먼솔루션그룹 R·D 센터장으로, 기업의 협상력 향상과 갈등 해결을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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