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으로 영화에 가장 많이 출연한 자동차(500편 이상)이면서,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스포츠카는 무엇일까. 정답은 미국 머슬카(근육질의 힘이 센 자동차)의 대명사이자 포드의 자존심인 ‘머스탱’이다.
한때 미국에서는 ‘이성을 유혹하는 자동차’로 알려져, 머스탱을 타고 거리에 나서면 아무리 잘난 이성도 바로 넘어왔다는 우스갯소리가 전해진다. 올해 초 열린 미국 워싱턴오토쇼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전시된 머스탱 운전석에 앉아 “정말 최고다! 나는 고등학생 때 딱 이런 자동차가 필요했다”고 말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국내에선 미국 드라마 ‘전격 Z작전’에 등장한 말하는 자동차 ‘키트’로 더 많이 알려졌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맹활약한 전폭기 이름에서 따왔다는 머스탱은 명칭 그대로 야생마(Mustang) 같은 자동차로, 1964년 출시 이후 세계에서 920만대나 팔렸다. 포드가 젊은이와 서민도 탈 수 있는 스포츠카를 만들려고 차를 소형화하면서 가격을 낮춘 것이 성공 요인이다.
#상어 주둥이를 가진 탱크 같은 차
시승을 위해 만난 2012년형 검은색 머스탱 쿠페의 첫인상은 작고 단단한 탱크 같은 느낌이었다. 전면은 범퍼와 이어진 라디에이터그릴의 아랫부분이 말려들어가 마치 날카로운 상어 주둥이를 연상시켰다. 보닛은 엔진 부분을 한껏 부풀려 볼륨을 넣었고, 스포츠카 혈통답게 길쭉하게 뻗었다. 측면과 후면도 잔뜩 볼륨감을 넣어 빵빵하다. 트렁크 공간은 일반 중형차보다 작았다.
한 가지 이상한 점은 차체를 구석구석 살펴도 포드 엠블럼을 어디서도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그 대신 머스탱 DNA를 상징하는 ‘질주하는 야생마’ 엠블럼이 곳곳에 붙어 있다. 나중에 확인해보니, 이는 머스탱의 독립적인 상징성을 강조하려는 것으로 포드 모델 가운데 유일하게 포드 엠블럼을 달지 않았다.
차 문을 여는 순간 손끝에 묵직함이 느껴졌다. 실내는 검은색 가죽 버킷시트와 마이크로소프트와 공동개발한 음성인식 커뮤니케이션,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인 싱크(SYNC), 8인치 지니맵 내비게이션을 갖췄다. 오디오는 소리 좋기로 유명한 ‘셰이커(Shaker) 500’으로 시속 80km가 넘어가면 볼륨이 30% 가량 자동으로 커지는 기능이 숨어 있다.
승차 정원은 4명이지만 뒷좌석이 좁아 성인을 태우기는 힘들고, 초등학교 입학 전 어린이나 유아시트를 놓고 아기를 태우는 정도는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지붕은 전체를 강화유리로 설계해 개방감을 느낄 수 있었다.
#맹수가 그르렁대듯 깔리는 배기음
시동을 켜자 맹수가 그르렁대듯 머스탱 특유의 낮게 깔리는 배기음이 매력적이다. 이 차는 듀라텍 3726cc Ti-VCT 6기통 가솔린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309마력, 최대토크 38.7kg·m의 힘을 낸다.
서울과 경기 일대 국도 및 고속화도로를 달리는 200여km 구간에서 시승을 해봤다. 차를 타고 도심을 빠져나오면서 교차로에 섰다가 재출발할 때 튀어나가는 속도감이 대단했다. 정지선에서 출발하려고 가속페달을 밟는 순간 나란히 섰던 차들이 순식간에 뒤로 멀어졌다. 국내 공식자료에는 머스탱의 제로백(정지에서 100km/h까지 걸리는 시간)이 표시되지 않았지만, 미국 자료를 찾아보면 약 5.2초다.
미국산 자동차는 교통당국의 속도제한 탓에 한때 최고속도 경쟁을 벌이기보다 일정 속도나 짧은 거리에 먼저 도달하는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머스탱도 제로백을 낮추려고 부단히 노력해왔다.
#최고 190km/h 속도제한 설정
도심을 빠져나와 고속화도로에 들어서서 속도를 높여나갔다. 엔진과 배기음이 속도에 맞춰 커졌지만 귀에 거슬릴 정도는 아니었다. 스포츠카답게 가속도 빠르고 느껴지는 속도감도 크지 않았다. 130km/h로 달리면서 동승자에게 물었더니, 100km/h 정도의 속도감이란다.
반듯한 직선로에서 가속페달을 좀 더 밟자 어느덧 속도계 눈금은 190km/h를 가리켰다. 그러나 그것을 끝으로 속도가 더는 올라가지 않았다. 속도계에는 260km/h까지 표시돼 있지만, 국내 판매사에서 최고속도를 190km/h가 넘지 않도록 제한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명색이 스포츠카인데 아쉬운 부분이다.
머스탱은 6단 자동변속기에 후륜구동이며 국내 공인연비는 9.2km/ℓ다. 전자식 파워보조스티어링(EPAS) 기능은 다이내믹한 주행과 연비절감을 돕는다. 운전자 취향이나 도로 조건에 따라 스포트(Sport), 노멀(Normal), 컴포트(Comfort) 모드로 바꿀 수 있다.
#모든 것이 다 묵직한 대중적 스포츠카
과거 프로 레이싱 선수에게 전수받은 몇 가지 운전 팁(tip) 가운데 차를 운전할 때 양손 위치는 각자의 체형에 따라 약간씩 다르지만 스티어링 휠의 2~3시와 9~10시 방향을 잡으라고 들은 기억이 난다. 특히 고속 주행이나 트랙에서는 꼭 이 방법대로 운전해야 한다고 배웠지만, 그동안 일상에서 운전할 때는 한 손만 사용하거나 다른 손을 살짝 걸치는 정도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머스탱을 시승하면서는 거의 두 손으로 운전해야 했다. 스티어링 휠이 무거워 한 손으로 다루기 버거웠기 때문이다.
머스탱을 시승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한 가지를 꼽으라면 모든 것이 묵직하다는 점이다. 스티어링 휠이나 가속페달, 가속감, 심지어 트렁크 문까지도 묵직했다.
머스탱은 스포츠카를 대중이 소유할 수 있는 수준까지 끌어내린 공로를 세웠고, 이 때문에 세계에서 마니아를 가장 많이 거느린 자동차 중 하나가 됐다. 지금까지 각종 자동차경주에서 1000회 이상 우승을 차지한 세계적인 스포츠카를 자기 것으로 만드는 데 필요한 돈은 4110만 원(쿠페)이다. 컨버터블은 조금 비싼 4700만 원.
한때 미국에서는 ‘이성을 유혹하는 자동차’로 알려져, 머스탱을 타고 거리에 나서면 아무리 잘난 이성도 바로 넘어왔다는 우스갯소리가 전해진다. 올해 초 열린 미국 워싱턴오토쇼에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전시된 머스탱 운전석에 앉아 “정말 최고다! 나는 고등학생 때 딱 이런 자동차가 필요했다”고 말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국내에선 미국 드라마 ‘전격 Z작전’에 등장한 말하는 자동차 ‘키트’로 더 많이 알려졌다.
제2차 세계대전에서 맹활약한 전폭기 이름에서 따왔다는 머스탱은 명칭 그대로 야생마(Mustang) 같은 자동차로, 1964년 출시 이후 세계에서 920만대나 팔렸다. 포드가 젊은이와 서민도 탈 수 있는 스포츠카를 만들려고 차를 소형화하면서 가격을 낮춘 것이 성공 요인이다.
#상어 주둥이를 가진 탱크 같은 차
시승을 위해 만난 2012년형 검은색 머스탱 쿠페의 첫인상은 작고 단단한 탱크 같은 느낌이었다. 전면은 범퍼와 이어진 라디에이터그릴의 아랫부분이 말려들어가 마치 날카로운 상어 주둥이를 연상시켰다. 보닛은 엔진 부분을 한껏 부풀려 볼륨을 넣었고, 스포츠카 혈통답게 길쭉하게 뻗었다. 측면과 후면도 잔뜩 볼륨감을 넣어 빵빵하다. 트렁크 공간은 일반 중형차보다 작았다.
한 가지 이상한 점은 차체를 구석구석 살펴도 포드 엠블럼을 어디서도 볼 수 없다는 것이다. 그 대신 머스탱 DNA를 상징하는 ‘질주하는 야생마’ 엠블럼이 곳곳에 붙어 있다. 나중에 확인해보니, 이는 머스탱의 독립적인 상징성을 강조하려는 것으로 포드 모델 가운데 유일하게 포드 엠블럼을 달지 않았다.
차 문을 여는 순간 손끝에 묵직함이 느껴졌다. 실내는 검은색 가죽 버킷시트와 마이크로소프트와 공동개발한 음성인식 커뮤니케이션, 엔터테인먼트 시스템인 싱크(SYNC), 8인치 지니맵 내비게이션을 갖췄다. 오디오는 소리 좋기로 유명한 ‘셰이커(Shaker) 500’으로 시속 80km가 넘어가면 볼륨이 30% 가량 자동으로 커지는 기능이 숨어 있다.
승차 정원은 4명이지만 뒷좌석이 좁아 성인을 태우기는 힘들고, 초등학교 입학 전 어린이나 유아시트를 놓고 아기를 태우는 정도는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지붕은 전체를 강화유리로 설계해 개방감을 느낄 수 있었다.
#맹수가 그르렁대듯 깔리는 배기음
시동을 켜자 맹수가 그르렁대듯 머스탱 특유의 낮게 깔리는 배기음이 매력적이다. 이 차는 듀라텍 3726cc Ti-VCT 6기통 가솔린 엔진을 탑재해 최고출력 309마력, 최대토크 38.7kg·m의 힘을 낸다.
서울과 경기 일대 국도 및 고속화도로를 달리는 200여km 구간에서 시승을 해봤다. 차를 타고 도심을 빠져나오면서 교차로에 섰다가 재출발할 때 튀어나가는 속도감이 대단했다. 정지선에서 출발하려고 가속페달을 밟는 순간 나란히 섰던 차들이 순식간에 뒤로 멀어졌다. 국내 공식자료에는 머스탱의 제로백(정지에서 100km/h까지 걸리는 시간)이 표시되지 않았지만, 미국 자료를 찾아보면 약 5.2초다.
미국산 자동차는 교통당국의 속도제한 탓에 한때 최고속도 경쟁을 벌이기보다 일정 속도나 짧은 거리에 먼저 도달하는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머스탱도 제로백을 낮추려고 부단히 노력해왔다.
#최고 190km/h 속도제한 설정
도심을 빠져나와 고속화도로에 들어서서 속도를 높여나갔다. 엔진과 배기음이 속도에 맞춰 커졌지만 귀에 거슬릴 정도는 아니었다. 스포츠카답게 가속도 빠르고 느껴지는 속도감도 크지 않았다. 130km/h로 달리면서 동승자에게 물었더니, 100km/h 정도의 속도감이란다.
반듯한 직선로에서 가속페달을 좀 더 밟자 어느덧 속도계 눈금은 190km/h를 가리켰다. 그러나 그것을 끝으로 속도가 더는 올라가지 않았다. 속도계에는 260km/h까지 표시돼 있지만, 국내 판매사에서 최고속도를 190km/h가 넘지 않도록 제한했기 때문이다. 그래도 명색이 스포츠카인데 아쉬운 부분이다.
머스탱은 6단 자동변속기에 후륜구동이며 국내 공인연비는 9.2km/ℓ다. 전자식 파워보조스티어링(EPAS) 기능은 다이내믹한 주행과 연비절감을 돕는다. 운전자 취향이나 도로 조건에 따라 스포트(Sport), 노멀(Normal), 컴포트(Comfort) 모드로 바꿀 수 있다.
#모든 것이 다 묵직한 대중적 스포츠카
과거 프로 레이싱 선수에게 전수받은 몇 가지 운전 팁(tip) 가운데 차를 운전할 때 양손 위치는 각자의 체형에 따라 약간씩 다르지만 스티어링 휠의 2~3시와 9~10시 방향을 잡으라고 들은 기억이 난다. 특히 고속 주행이나 트랙에서는 꼭 이 방법대로 운전해야 한다고 배웠지만, 그동안 일상에서 운전할 때는 한 손만 사용하거나 다른 손을 살짝 걸치는 정도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이번에 머스탱을 시승하면서는 거의 두 손으로 운전해야 했다. 스티어링 휠이 무거워 한 손으로 다루기 버거웠기 때문이다.
머스탱을 시승하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한 가지를 꼽으라면 모든 것이 묵직하다는 점이다. 스티어링 휠이나 가속페달, 가속감, 심지어 트렁크 문까지도 묵직했다.
머스탱은 스포츠카를 대중이 소유할 수 있는 수준까지 끌어내린 공로를 세웠고, 이 때문에 세계에서 마니아를 가장 많이 거느린 자동차 중 하나가 됐다. 지금까지 각종 자동차경주에서 1000회 이상 우승을 차지한 세계적인 스포츠카를 자기 것으로 만드는 데 필요한 돈은 4110만 원(쿠페)이다. 컨버터블은 조금 비싼 4700만 원.
포드 머스탱은 검은색 가죽 버킷시트와 음성인식 커뮤니케이션, 8인치 내비게이션을 갖췄다(왼쪽). 국내에서는 190km/h에 속도제한이 걸려 다소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