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일 2011 한국프로야구가 전국 4개 구장을 가득 메운 팬들의 환호 속에 6개월간의 대장정에 들어갔다. 팀당 133경기, 총 532경기를 치르는 페넌트레이스에서 한국프로야구는 사상 첫 600만 관중 돌파를 목표로 한다.
올해로 30년째를 맞는 정규시즌 중 가장 치열한 접전이 펼쳐졌던 해는 2001년으로 기억된다. 당시 꼴찌였던 롯데는 133경기에서 59승4무70패, 승률 0.457을 기록했으며 정규시즌 1위 삼성(승률 0.609·81승52패)과의 승률 차이도 0.152에 불과했다. 그 사이에 6개 팀이 촘촘히 자리 잡았다. 그해 한국시리즈 우승은 준플레이오프부터 올라온 페넌트레이스 3위팀(승률 0.508·65승5무63패) 두산이 차지했다.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최하위팀의 승률이 4할을 넘은 것은 2007년(KIA·0.408)이 유일했다. 2007년 이후 4시즌 가운데 세 번이나 SK가 1위를 독주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그러나 올해는 2001년 못지않은 숨 막히는 순위 싸움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절대강자 없이 각 구단 전력이 상향평준화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이 뽑은 우승 후보 1순위는 두산
전문가들이 보는 올 시즌 우승 후보는 어느 팀일까. 시즌 개막에 앞서 ‘스포츠동아’는 한국야구위원회(KBO) 김인식 규칙위원장, 선동열 전 삼성 감독, 허구연·양상문·이효봉·양준혁 해설위원 등 야구인 10명을 포함해 8개 구단 감독과 코치, 선수 등 야구계 파워엘리트 50명을 대상으로 시즌 판도를 묻는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한국시리즈 우승 후보’로 가장 많은 표를 받은 팀은 과반에 가까운 총 23표를 기록한 두산이다. 두산 사령탑 8년째로 계약 만료를 앞둔 김경문 감독 역시 “올해는 우승뿐”이라며, 첫 우승에 남다른 각오를 숨기지 않는다. 두산은 용병 투수 라미레즈를 조기 교체하는 등 예년과 달리 과감한 투자도 하고 있다.
설문조사 결과, 디펜딩 챔피언 SK를 우승 후보로 지목한 전문가는 8명밖에 되지 않았다. 다른 팀들과 달리 특별한 전력 보강이 없는 데다, 최근 4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올라 세 번이나 우승한 피로도가 반영된 결과다. 반면 두산은 8개 구단 인사이더는 물론, 외부 전문가 그룹에서도 고르게 표를 받았다. 두산보다는 적었지만 SK보다 더 많은 표를 얻은 팀은 8개 구단 가운데 투수력이 최고로 꼽히는 KIA(11표)다.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는 속설을 반영한 결과라고 해석할 수 있다.
‘꼴찌는 누가 될 것이냐’는 질문에서는 한화에 몰표(28표)가 쏟아졌다. 류현진의 존재감을 제외한다면 전력 측면에서 어디 하나 내세울 만한 구석이 없다는 혹평도 나왔다. 흔히 넥센과 2약으로 분류되지만, 그 테두리 안에서도 넥센(11표)에 밀린다는 예측이다.
팀당 133경기를 치르는 페넌트레이스는 흔히 42.195km를 뛰는 마라톤에 비유된다. 때론 시즌 초반에 반짝하다 중반 이후 페이스가 떨어지는 ‘촌놈 마라톤’이 벌어지기도 하며, 월간 최다승(24전20승4패)이라는 ‘찬란한 8월’을 보내고 2009년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차지한 KIA처럼 종반에 힘을 내는 경우도 있다. 프로야구 현장에서는 “30경기 정도 치러봐야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힌다”고 말한다. 개막 초반에는 쉽게 판도를 예측할 수 없고, 30게임 정도 소화했을 때 비로소 각 팀 전력의 장단점과 판도가 보인다는 말이다.
하지만 올 시즌은 전반적으로 ‘6-2’ 정도로 판세를 보는 시선이 많다. 객관적 전력에서 떨어지는 넥센과 한화를 ‘2약’으로 보고, 나머지 6개 팀 가운데 다시 판도가 나뉠 것으로 본다. 6을 보는 시선도 ‘2강(SK·두산)-4중(삼성·롯데·KIA·LG)’으로 나뉘기도 하고, ‘3강(SK·두산·KIA)-3중(롯데·삼성·LG)’으로 갈리기도 한다. 최근 3년 연속 가을잔치에 나서고도 우승하지 못한 로이스터 감독 대신 양승호 신임 감독을 영입한 롯데를 3강으로 꼽는 이도 있다.
‘6-2 구도’? 이제부터 진검승부
단일 시즌으로 페넌트레이스를 운영하기 시작한 1989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20시즌(1999~2000년 양대 리그 시즌 제외)의 4월 순위와 정규시즌 순위, 최종 순위를 비교해보면 높은 상관성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1989년부터 지난해까지 4월 1위가 한국시리즈 1위를 차지한 경우는 1993년 해태부터 지난해 SK까지 모두 열 번이다. 20시즌 가운데 10시즌, 즉 50% 확률이다. 4월 1위가 정규시즌을 1위로 마친 경우도 모두 열두 번, 60%에 이른다. 특히 2003~2004년 현대, 2005년 삼성, 2007~2008년과 2010년 SK는 4월 1위 여세를 몰아 페넌트레이스 1위를 차지한 뒤 한국시리즈까지 제패하는 ‘무결점 우승’을 달성했다.
또 4월 1위는 최소 4강 보증수표나 다름없다. 20시즌 가운데 19시즌에 걸쳐 4월 1위는 4강권에 들었다. 유일한 예외 사례가 2006년 SK. 그해 SK는 4월을 12승6패, 1위로 마감하고도 페넌트레이스에서는 60승65패1무, 6위로 내몰렸다. 4월 부진에도 결승점을 1위로 통과한 예외도 눈에 띈다. 1990년 LG와 1996년 해태다. MBC를 인수해 1990년 등장한 LG는 그해 4월 6승8패로 7개 구단 가운데 꼴찌에 머물렀지만, 페넌트레이스 1위(71승49패)로 한국시리즈에 올라 삼성을 4연승으로 잠재우고 우승을 거머쥐었다. 1996년 해태도 4월 5승9패, 8위로 부진했지만 당당히 페넌트레이스 1위,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4월 4강이 최종 4강으로 고스란히 이어진 시즌은 의외로 적다. 1989년과 2003년 두 번이었다. 1989년에는 4월 4강 빙그레-삼성-해태-태평양이 최종 해태-빙그레-태평양-삼성의 순으로 자리만 달라졌다. 2003년에도 4월 현대-삼성-KIA-SK의 4강이 최종 현대-SK-KIA-삼성으로 순서만 바꿨다.
그러나 나머지 18시즌을 분석해보면 4월 4강과 최종 4강은 깊이 연관돼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4월 4강에 못 들었다가 최종 4강에 진입한 팀은 한 시즌에 많아야 2개 팀씩뿐이다. 1990~91년과 1993~96년, 2007년과 2009년 등 8시즌에는 4월 4강권 밖에 머물던 2팀씩이 최종 4강에 드는 뒷심을 발휘했다. 그 외 10시즌에는 1팀씩만 4월 4약에서 최종 4강으로 도약했다.
4월 결과가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도 여기 있다. 2001년 못지않은 뜨거운 순위 싸움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되는 올 시즌, 분명한 것은 최근 몇 년간 되풀이하던 ‘SK 독주체제’는 계속되지 않으리라는 점이다. ‘절대 강자’도 ‘절대 약자’도 없는, 물고 물리는 싸움이 될 가능성이 크다. 2011 한국프로야구는 팬들에게 박진감 넘치는 시즌, 직접 뛰는 선수단이나 각 구단 프런트에게는 가슴앓이의 시즌이 될 것이다.
올해로 30년째를 맞는 정규시즌 중 가장 치열한 접전이 펼쳐졌던 해는 2001년으로 기억된다. 당시 꼴찌였던 롯데는 133경기에서 59승4무70패, 승률 0.457을 기록했으며 정규시즌 1위 삼성(승률 0.609·81승52패)과의 승률 차이도 0.152에 불과했다. 그 사이에 6개 팀이 촘촘히 자리 잡았다. 그해 한국시리즈 우승은 준플레이오프부터 올라온 페넌트레이스 3위팀(승률 0.508·65승5무63패) 두산이 차지했다.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5년간 최하위팀의 승률이 4할을 넘은 것은 2007년(KIA·0.408)이 유일했다. 2007년 이후 4시즌 가운데 세 번이나 SK가 1위를 독주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그러나 올해는 2001년 못지않은 숨 막히는 순위 싸움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절대강자 없이 각 구단 전력이 상향평준화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이 뽑은 우승 후보 1순위는 두산
전문가들이 보는 올 시즌 우승 후보는 어느 팀일까. 시즌 개막에 앞서 ‘스포츠동아’는 한국야구위원회(KBO) 김인식 규칙위원장, 선동열 전 삼성 감독, 허구연·양상문·이효봉·양준혁 해설위원 등 야구인 10명을 포함해 8개 구단 감독과 코치, 선수 등 야구계 파워엘리트 50명을 대상으로 시즌 판도를 묻는 설문 조사를 실시했다.
‘한국시리즈 우승 후보’로 가장 많은 표를 받은 팀은 과반에 가까운 총 23표를 기록한 두산이다. 두산 사령탑 8년째로 계약 만료를 앞둔 김경문 감독 역시 “올해는 우승뿐”이라며, 첫 우승에 남다른 각오를 숨기지 않는다. 두산은 용병 투수 라미레즈를 조기 교체하는 등 예년과 달리 과감한 투자도 하고 있다.
설문조사 결과, 디펜딩 챔피언 SK를 우승 후보로 지목한 전문가는 8명밖에 되지 않았다. 다른 팀들과 달리 특별한 전력 보강이 없는 데다, 최근 4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올라 세 번이나 우승한 피로도가 반영된 결과다. 반면 두산은 8개 구단 인사이더는 물론, 외부 전문가 그룹에서도 고르게 표를 받았다. 두산보다는 적었지만 SK보다 더 많은 표를 얻은 팀은 8개 구단 가운데 투수력이 최고로 꼽히는 KIA(11표)다. ‘야구는 투수 놀음’이라는 속설을 반영한 결과라고 해석할 수 있다.
‘꼴찌는 누가 될 것이냐’는 질문에서는 한화에 몰표(28표)가 쏟아졌다. 류현진의 존재감을 제외한다면 전력 측면에서 어디 하나 내세울 만한 구석이 없다는 혹평도 나왔다. 흔히 넥센과 2약으로 분류되지만, 그 테두리 안에서도 넥센(11표)에 밀린다는 예측이다.
팀당 133경기를 치르는 페넌트레이스는 흔히 42.195km를 뛰는 마라톤에 비유된다. 때론 시즌 초반에 반짝하다 중반 이후 페이스가 떨어지는 ‘촌놈 마라톤’이 벌어지기도 하며, 월간 최다승(24전20승4패)이라는 ‘찬란한 8월’을 보내고 2009년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차지한 KIA처럼 종반에 힘을 내는 경우도 있다. 프로야구 현장에서는 “30경기 정도 치러봐야 어느 정도 윤곽이 잡힌다”고 말한다. 개막 초반에는 쉽게 판도를 예측할 수 없고, 30게임 정도 소화했을 때 비로소 각 팀 전력의 장단점과 판도가 보인다는 말이다.
하지만 올 시즌은 전반적으로 ‘6-2’ 정도로 판세를 보는 시선이 많다. 객관적 전력에서 떨어지는 넥센과 한화를 ‘2약’으로 보고, 나머지 6개 팀 가운데 다시 판도가 나뉠 것으로 본다. 6을 보는 시선도 ‘2강(SK·두산)-4중(삼성·롯데·KIA·LG)’으로 나뉘기도 하고, ‘3강(SK·두산·KIA)-3중(롯데·삼성·LG)’으로 갈리기도 한다. 최근 3년 연속 가을잔치에 나서고도 우승하지 못한 로이스터 감독 대신 양승호 신임 감독을 영입한 롯데를 3강으로 꼽는 이도 있다.
‘6-2 구도’? 이제부터 진검승부
단일 시즌으로 페넌트레이스를 운영하기 시작한 1989년부터 지난해까지 총 20시즌(1999~2000년 양대 리그 시즌 제외)의 4월 순위와 정규시즌 순위, 최종 순위를 비교해보면 높은 상관성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1989년부터 지난해까지 4월 1위가 한국시리즈 1위를 차지한 경우는 1993년 해태부터 지난해 SK까지 모두 열 번이다. 20시즌 가운데 10시즌, 즉 50% 확률이다. 4월 1위가 정규시즌을 1위로 마친 경우도 모두 열두 번, 60%에 이른다. 특히 2003~2004년 현대, 2005년 삼성, 2007~2008년과 2010년 SK는 4월 1위 여세를 몰아 페넌트레이스 1위를 차지한 뒤 한국시리즈까지 제패하는 ‘무결점 우승’을 달성했다.
또 4월 1위는 최소 4강 보증수표나 다름없다. 20시즌 가운데 19시즌에 걸쳐 4월 1위는 4강권에 들었다. 유일한 예외 사례가 2006년 SK. 그해 SK는 4월을 12승6패, 1위로 마감하고도 페넌트레이스에서는 60승65패1무, 6위로 내몰렸다. 4월 부진에도 결승점을 1위로 통과한 예외도 눈에 띈다. 1990년 LG와 1996년 해태다. MBC를 인수해 1990년 등장한 LG는 그해 4월 6승8패로 7개 구단 가운데 꼴찌에 머물렀지만, 페넌트레이스 1위(71승49패)로 한국시리즈에 올라 삼성을 4연승으로 잠재우고 우승을 거머쥐었다. 1996년 해태도 4월 5승9패, 8위로 부진했지만 당당히 페넌트레이스 1위,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4월 4강이 최종 4강으로 고스란히 이어진 시즌은 의외로 적다. 1989년과 2003년 두 번이었다. 1989년에는 4월 4강 빙그레-삼성-해태-태평양이 최종 해태-빙그레-태평양-삼성의 순으로 자리만 달라졌다. 2003년에도 4월 현대-삼성-KIA-SK의 4강이 최종 현대-SK-KIA-삼성으로 순서만 바꿨다.
그러나 나머지 18시즌을 분석해보면 4월 4강과 최종 4강은 깊이 연관돼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4월 4강에 못 들었다가 최종 4강에 진입한 팀은 한 시즌에 많아야 2개 팀씩뿐이다. 1990~91년과 1993~96년, 2007년과 2009년 등 8시즌에는 4월 4강권 밖에 머물던 2팀씩이 최종 4강에 드는 뒷심을 발휘했다. 그 외 10시즌에는 1팀씩만 4월 4약에서 최종 4강으로 도약했다.
4월 결과가 무엇보다 중요한 이유도 여기 있다. 2001년 못지않은 뜨거운 순위 싸움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되는 올 시즌, 분명한 것은 최근 몇 년간 되풀이하던 ‘SK 독주체제’는 계속되지 않으리라는 점이다. ‘절대 강자’도 ‘절대 약자’도 없는, 물고 물리는 싸움이 될 가능성이 크다. 2011 한국프로야구는 팬들에게 박진감 넘치는 시즌, 직접 뛰는 선수단이나 각 구단 프런트에게는 가슴앓이의 시즌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