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나를 채우고 용서하고 사랑하게 된 영화예요. 나를 찾아 떠나고 싶은 마음이 더욱 간절해졌어요.”(문모 씨·여성·24)
미국 뉴욕에 사는 31세의 저널리스트 리즈. 평온한 삶을 포기하고 이혼을 한 뒤 진정한 자신을 찾아 떠난다. 이탈리아에서 친구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일상의 재미를 발견하고, 인도에서 명상과 요가에 빠져 내면의 상처를 치유하고, 마지막 여행지 발리에서는 ‘나보다 더 날 사랑하는’ 돈 많은 싱글남을 만나 사랑을 한다.
10월 넷째 주까지 관객 60만 명을 동원하며 기대 이하의 흥행을 한‘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이야기다. 그런데 이 영화 덕에 소설가이자 저널리스트인 엘리자베스 길버트의 동명 에세이가 뒤늦게 인기를 누리고 있다. 2007년 출판된 이 책은 한국출판인회의가 교보문고와 예스24 등 전국 온·오프라인 서점 9곳에서 집계한 10월 넷째 주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당당히 8위에 올랐고, 대부분의 대형서점 에세이 부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의 은근한 바람을 이끌고 있는 것은 세대를 불문하고 여성들이다. 10월 26일 서울 종로구 서울극장에서 오후 5시 무렵 상영된 이 영화의 관객 중 90%는 여성이었다. 산악회 친구들과 함께 영화를 본 서울 양천구 박정숙(50·주부) 씨는 “여성으로서 정말 공감한다. 직장 생활을 하는 건 아니지만 내가 누군지 헷갈리는 때가 많다. 일상이 지긋지긋할 때마다 자유롭던 처녀 시절을 떠올린다”고 말했다.
“딱, 내가 하고 싶었던 일” 공감
대중문화평론가 이문원 씨는 “이 스토리는 여성들에게 어필하는 히트 요소를 모두 담고 있다”고 말했다. 어느 문화권이든 여성들은 사회적 일탈심리, 개인적 해방욕구, 자의식, 자기 연민 등의 감정을 공유하는데 이 스토리에는 그 모든 감정이 녹아 있다는 것. 영화평론가 강유정 씨도 “이 영화는 논픽션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속풀이 판타지에 가깝다”고 평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가장 많은 여성이 공감하는 부분이 리즈가 속 시원히 뉴욕을 떠나는 대목이 아니라, 실연의 상처로 끙끙 앓는 인도에서의 이야기라는 점이다. 모든 것을 두고 떠났으면서도 ‘쿨’하게 다 잊지 못하는 여주인공을 보며 여성들은 미처 현실에서 도망치지 못하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는 것이다.
그런 보편적인 여성의 감정이 ‘해외여행’이라는 과정을 통해 발현된다는 것도 이 영화가 여성에게 지지를 얻는 이유다. 이문원 씨는 “각종 대형서점에서 유일하게 매장 크기가 늘어나는 곳이 바로 여행 코너”라며 “한국 여성에게 여행과 여행을 통한 자아 발견이란 테마는 흥행의 요소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강유정 씨도 “차마 내 돈 주고 보지 못하는 로마의 풍광, 두려워 엄두가 안 나는 인도의 수련과정을 간접 체험하는 것만으로도 이 영화의 가치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스토리에 대한 남성들의 반응은 대부분 이와 다르다. 몇몇 남성은 “여자가 책임감이 없다”거나 “진지한 척하지만 명품 밝히는 ‘섹스 앤 더 시티’의 여주인공들과 다를 게 없다”며 비판한다. 27세 남성 이지환 씨의 한마디가 그들의 감정을 대표하는 듯하다.
“여자들이 만날 그렇게 자아만 찾으러 다니면 소는 누가 키웁니까?”
미국 뉴욕에 사는 31세의 저널리스트 리즈. 평온한 삶을 포기하고 이혼을 한 뒤 진정한 자신을 찾아 떠난다. 이탈리아에서 친구들과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일상의 재미를 발견하고, 인도에서 명상과 요가에 빠져 내면의 상처를 치유하고, 마지막 여행지 발리에서는 ‘나보다 더 날 사랑하는’ 돈 많은 싱글남을 만나 사랑을 한다.
10월 넷째 주까지 관객 60만 명을 동원하며 기대 이하의 흥행을 한‘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 이야기다. 그런데 이 영화 덕에 소설가이자 저널리스트인 엘리자베스 길버트의 동명 에세이가 뒤늦게 인기를 누리고 있다. 2007년 출판된 이 책은 한국출판인회의가 교보문고와 예스24 등 전국 온·오프라인 서점 9곳에서 집계한 10월 넷째 주 종합 베스트셀러 순위에서 당당히 8위에 올랐고, 대부분의 대형서점 에세이 부문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먹고 기도하고 사랑하라’의 은근한 바람을 이끌고 있는 것은 세대를 불문하고 여성들이다. 10월 26일 서울 종로구 서울극장에서 오후 5시 무렵 상영된 이 영화의 관객 중 90%는 여성이었다. 산악회 친구들과 함께 영화를 본 서울 양천구 박정숙(50·주부) 씨는 “여성으로서 정말 공감한다. 직장 생활을 하는 건 아니지만 내가 누군지 헷갈리는 때가 많다. 일상이 지긋지긋할 때마다 자유롭던 처녀 시절을 떠올린다”고 말했다.
“딱, 내가 하고 싶었던 일” 공감
대중문화평론가 이문원 씨는 “이 스토리는 여성들에게 어필하는 히트 요소를 모두 담고 있다”고 말했다. 어느 문화권이든 여성들은 사회적 일탈심리, 개인적 해방욕구, 자의식, 자기 연민 등의 감정을 공유하는데 이 스토리에는 그 모든 감정이 녹아 있다는 것. 영화평론가 강유정 씨도 “이 영화는 논픽션에 뿌리를 두고 있지만 속풀이 판타지에 가깝다”고 평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가장 많은 여성이 공감하는 부분이 리즈가 속 시원히 뉴욕을 떠나는 대목이 아니라, 실연의 상처로 끙끙 앓는 인도에서의 이야기라는 점이다. 모든 것을 두고 떠났으면서도 ‘쿨’하게 다 잊지 못하는 여주인공을 보며 여성들은 미처 현실에서 도망치지 못하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는 것이다.
그런 보편적인 여성의 감정이 ‘해외여행’이라는 과정을 통해 발현된다는 것도 이 영화가 여성에게 지지를 얻는 이유다. 이문원 씨는 “각종 대형서점에서 유일하게 매장 크기가 늘어나는 곳이 바로 여행 코너”라며 “한국 여성에게 여행과 여행을 통한 자아 발견이란 테마는 흥행의 요소가 충분하다”고 말했다. 강유정 씨도 “차마 내 돈 주고 보지 못하는 로마의 풍광, 두려워 엄두가 안 나는 인도의 수련과정을 간접 체험하는 것만으로도 이 영화의 가치는 충분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스토리에 대한 남성들의 반응은 대부분 이와 다르다. 몇몇 남성은 “여자가 책임감이 없다”거나 “진지한 척하지만 명품 밝히는 ‘섹스 앤 더 시티’의 여주인공들과 다를 게 없다”며 비판한다. 27세 남성 이지환 씨의 한마디가 그들의 감정을 대표하는 듯하다.
“여자들이 만날 그렇게 자아만 찾으러 다니면 소는 누가 키웁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