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을 앞두고 여러 연구기관이 새해 거시경제와 주식시장에 대한 전망을 쏟아내고 있다. 짝수 해만 되면 종합주가지수가 곤두박질치는 ‘짝수 해 징크스’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낙관적인 전망이 주를 이룬다. 거시경제 전망은 ‘상고하저’가 대부분이지만 주식시장은 ‘상고하저’와 ‘상저하고’로 나뉘는 편이다. 어느 쪽이 맞을지는 두고 봐야 할 일이지만, 내년 주식시장이 1년 내내 오르지는 않을 것이란 점만은 공통적인 듯하다.
더욱이 내년 경기회복세가 지속되면서 한국은행을 포함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출구전략에 본격 착수할 것으로 예상돼 주식시장은 그때마다 큰 변동성을 보일 전망이다. 그러니 올해 주가가 지나치게 많이 오른 점과 짝수 해 징크스를 마냥 무시할 수만 없는 형편이다. 이렇게 본다면 2010년 주식시장은 결코 만만치 않을 것이며, 적지 않은 피해자를 양산할 가능성도 있다.
‘대충 분산’보다 ‘선별 집중’이 안전
비록 장밋빛 전망이 모두 맞아떨어진다 해도 실물경제나 주식시장에는 늘 돌발변수가 있게 마련이다. 그래서 내 돈을 어디에 투자할지도 중요하지만 이런 위험에서 어떻게 지켜낼까가 그 못지않게 중요하다. 문제는 이런 위험상황이 언제, 어떤 형태로 들이닥칠지 알 수 없다는 점. 따라서 어떤 시점에 국한하기보다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2010년 한 해의 위험관리 전략을 잘 세워야 한다.
우리는 흔히 투자 위험을 관리하는 방법으로 분산투자를 첫손에 꼽는다. 특정 자산에 투자금을 모두 투입(all-in)하는, 시쳇말로 ‘몰빵 투자’는 위험이 클 뿐 아니라 실패할 경우 참담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그래서 자산관리자들은 적절한 비율로 여러 자산에 분산투자하는 것을 금과옥조로 여긴다.
그러나 ‘몰빵 투자’가 하나의 자산에 성패를 거는 위험이 있는 반면, 분산투자는 ‘위험을 피했다’는 생각에 안이하게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 이 또한 하나의 ‘위험’이다. 오히려 ‘선택과 집중’이라는 말처럼, 여러 자산에 분산시켜 놓고 안이하게 대응하기보다 가장 유망한 자산에 집중 투자하고 관리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더 안전할 수도 있다. 전략 없는 기계적 분산투자보다는 철저한 분석과 선별에 따른 집중 투자와 관리가 안전할 수 있다는 얘기다.
주식에 직접투자하는 사람의 예를 들어보자. 필요 이상으로 많은 종목을 보유하는 것은 종목 분석의 집중력을 분산시킬 수 있고, 평가액의 변동도 중화돼 한 종목의 가치에 위험이 생길 경우 무감각해질 수 있다. 매도해야 할 적기(適期)도 다른 종목들에 묻혀서 놓치기 쉽다. 상황이 이렇다면 개인투자자는 차라리 두세 종목에 투자를 집중하고 이들 종목의 가격과 기업의 가치변화에 주의를 기울이는 게 훨씬 위험을 줄이는 길이다.
그런데 펀드투자자들과 마찬가지로 주식 직접투자자 중에는 몇백만원의 투자금으로 마치 증권사의 펀드매니저처럼 10여 개 종목을 사놓은 뒤 ‘분산투자 원칙을 지키고 있다’며 뿌듯해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이런 사람들에게 어떤 기준으로 그 종목들을 선정했는지 물어보면 대개 명확한 기준이 없다. 자신의 얄팍한 판단, 서 푼어치의 정보에 기대 괜찮아 보이는 종목이면 무조건 사들인다. 이런 경우에 해당하는 투자자라면 투자의 제1 원칙을 ‘잃지 않는다’로 정하고, 제2 원칙을 ‘제1 원칙을 엄수한다’라고 한 워렌 버핏의 투자방식을 권하고 싶다. 그의 투자방식이 바로 ‘선택과 집중’이기 때문이다.
내 돈을 지키기 위해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투자기간을 정확히 설정하는 일이다. 예를 들어 몇 달 안에 써야 할 돈을 주식에 투자했다 예기치 않은 하락 시기에 매도해야 한다면 손실을 면할 방법이 없다. 조금만 더 기다릴 경우 큰 수익을 낼 상황이라면 그 억울함은 배가된다. 따라서 기간별로 지출해야 할 금액을 잘 구분해 자산의 위험도에 따라 투자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전문가 도움은 ‘참고’에 그쳐야
‘안전성’을 제1의 가치로 삼는 투자자가 아주 짧은 기간에 돈을 굴리고 싶다면 어음관리계좌(CMA)나 머니마켓펀드(MMF) 같은 상품에 예치해야 할 것이고. 3~6개월의 자금이라면 양도성예금(CD), 표지어음, 환매채 등 상품에 맡기는 게 유리하다. 자금을 1년 정도 굴릴 수 있다면 앞서 언급한 상품들 외에 정기예금을 활용할 수 있다. 반면 공격적으로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라면 펀드나 주식에 투자해볼 만하다. 또한 은퇴 후의 생활비를 마련하고자 한다면 수익률을 따지지 말고 연금(정기적으로 지급되는 일정액의 현금)형 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좋다. 공격적 투자자라면 변액보험 등에 가입하는 것도 방법이다.
펀드투자를 경제적 비용으로 하고 싶다면 주식 종목처럼 투자할 수 있는 상장지수펀드(ETF)가 비교적 안정적이면서 일반 주식형 펀드보다 비용을 줄이는 투자 방법이 될 수 있다. 특히 ETF는 처음엔 주가지수 전체를 추종하는 것밖에 없었으나 지금은 자동차, 반도체, 은행, 환경, 가치주 등 다양한 종류가 상장돼 거래되기 때문에 펀드 투자의 대안으로 매우 인기가 높다.
그러나 이 같은 방법들만으로 내 돈을 안전하게 지키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내 돈을 누가 관리하느냐’는 것. 많은 사람이 ‘전문가에게 맡기라’고 하지만 아무리 친한 전문가라도 ‘내가 직접 하는 것’과 같을 순 없다. 전설적 헤지펀드 매니저로 꼽히는 존 폴슨이 ‘큰손 투자자’의 투자법을 공개한 적이 있는데, 그 첫 번째 항목은 ‘전문가에게 의존하지 말라’였다. 전문가의 도움이 불가피하긴 하지만 그의 말에 전적으로 좌우되는 것은 큰 위험을 자초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전문가가 진짜 전문가인지 구분하기도 어려울뿐더러 도덕성과 관리능력을 사전에 검증하기도 어렵다. 되도록 내가 공부하고 실력을 닦아 직접 관리하는 것이 좋으며, 그것이 어렵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참고’하는 정도에 그쳐야 한다. 주가연계증권(ELS)의 경우 많은 투자자가 상품구조가 복잡하고 어려운 탓에 판매자의 말만 믿고 투자했다 낭패를 당하는 상황이 비일비재한 현실. 명확하게 이해가 안 되는 금융상품은 아예 가입하지 않는 게 현명하다. 아무리 환상적인 수익률이 기대된다 해도 잘 이해되지 않으면 가입 안 하는 것이 ‘피 같은’ 내 돈을 지키는 길이다.
국내에서 개인투자를 한다는 사람을 보면 대부분 주식이나 주식 연계상품에 투자한 경우다. 주식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크다. 이런 사람들에게 존 폴슨의 ‘큰손 투자자’ 투자법의 두 번째 항목을 전해주고 싶다. 바로 ‘채권시장에 주목하라’는 것이다. 채권은 주식투자의 대안이자, 안전성이 크면서도 수익률이 주식 못지않은 투자처다. 더욱이 채권을 알면 주식의 매수·매도 시기를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뼈저리게 경험했듯 주식은 날마다 오르기만 하는 게 아님을 명심하고, 오르면 오를수록 떨어지지 않을까 눈 부릅뜨고 지켜보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거듭 강조하지만 주식투자의 대안으로 채권이 있다는 점도 잊지 말자. 주식에만 집착하지 않고 폭넓은 시야로 투자에 나선다면 조급할 일도 없으며, 안전하면서 꾸준한 자산증식으로 부(富)를 축적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다.
더욱이 내년 경기회복세가 지속되면서 한국은행을 포함한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출구전략에 본격 착수할 것으로 예상돼 주식시장은 그때마다 큰 변동성을 보일 전망이다. 그러니 올해 주가가 지나치게 많이 오른 점과 짝수 해 징크스를 마냥 무시할 수만 없는 형편이다. 이렇게 본다면 2010년 주식시장은 결코 만만치 않을 것이며, 적지 않은 피해자를 양산할 가능성도 있다.
‘대충 분산’보다 ‘선별 집중’이 안전
비록 장밋빛 전망이 모두 맞아떨어진다 해도 실물경제나 주식시장에는 늘 돌발변수가 있게 마련이다. 그래서 내 돈을 어디에 투자할지도 중요하지만 이런 위험에서 어떻게 지켜낼까가 그 못지않게 중요하다. 문제는 이런 위험상황이 언제, 어떤 형태로 들이닥칠지 알 수 없다는 점. 따라서 어떤 시점에 국한하기보다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2010년 한 해의 위험관리 전략을 잘 세워야 한다.
우리는 흔히 투자 위험을 관리하는 방법으로 분산투자를 첫손에 꼽는다. 특정 자산에 투자금을 모두 투입(all-in)하는, 시쳇말로 ‘몰빵 투자’는 위험이 클 뿐 아니라 실패할 경우 참담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 그래서 자산관리자들은 적절한 비율로 여러 자산에 분산투자하는 것을 금과옥조로 여긴다.
그러나 ‘몰빵 투자’가 하나의 자산에 성패를 거는 위험이 있는 반면, 분산투자는 ‘위험을 피했다’는 생각에 안이하게 대응할 가능성이 크다. 이 또한 하나의 ‘위험’이다. 오히려 ‘선택과 집중’이라는 말처럼, 여러 자산에 분산시켜 놓고 안이하게 대응하기보다 가장 유망한 자산에 집중 투자하고 관리에 주의를 기울이는 것이 더 안전할 수도 있다. 전략 없는 기계적 분산투자보다는 철저한 분석과 선별에 따른 집중 투자와 관리가 안전할 수 있다는 얘기다.
주식에 직접투자하는 사람의 예를 들어보자. 필요 이상으로 많은 종목을 보유하는 것은 종목 분석의 집중력을 분산시킬 수 있고, 평가액의 변동도 중화돼 한 종목의 가치에 위험이 생길 경우 무감각해질 수 있다. 매도해야 할 적기(適期)도 다른 종목들에 묻혀서 놓치기 쉽다. 상황이 이렇다면 개인투자자는 차라리 두세 종목에 투자를 집중하고 이들 종목의 가격과 기업의 가치변화에 주의를 기울이는 게 훨씬 위험을 줄이는 길이다.
그런데 펀드투자자들과 마찬가지로 주식 직접투자자 중에는 몇백만원의 투자금으로 마치 증권사의 펀드매니저처럼 10여 개 종목을 사놓은 뒤 ‘분산투자 원칙을 지키고 있다’며 뿌듯해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이런 사람들에게 어떤 기준으로 그 종목들을 선정했는지 물어보면 대개 명확한 기준이 없다. 자신의 얄팍한 판단, 서 푼어치의 정보에 기대 괜찮아 보이는 종목이면 무조건 사들인다. 이런 경우에 해당하는 투자자라면 투자의 제1 원칙을 ‘잃지 않는다’로 정하고, 제2 원칙을 ‘제1 원칙을 엄수한다’라고 한 워렌 버핏의 투자방식을 권하고 싶다. 그의 투자방식이 바로 ‘선택과 집중’이기 때문이다.
내 돈을 지키기 위해 그 다음으로 중요한 것이 투자기간을 정확히 설정하는 일이다. 예를 들어 몇 달 안에 써야 할 돈을 주식에 투자했다 예기치 않은 하락 시기에 매도해야 한다면 손실을 면할 방법이 없다. 조금만 더 기다릴 경우 큰 수익을 낼 상황이라면 그 억울함은 배가된다. 따라서 기간별로 지출해야 할 금액을 잘 구분해 자산의 위험도에 따라 투자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전문가 도움은 ‘참고’에 그쳐야
‘안전성’을 제1의 가치로 삼는 투자자가 아주 짧은 기간에 돈을 굴리고 싶다면 어음관리계좌(CMA)나 머니마켓펀드(MMF) 같은 상품에 예치해야 할 것이고. 3~6개월의 자금이라면 양도성예금(CD), 표지어음, 환매채 등 상품에 맡기는 게 유리하다. 자금을 1년 정도 굴릴 수 있다면 앞서 언급한 상품들 외에 정기예금을 활용할 수 있다. 반면 공격적으로 수익을 추구하는 투자자라면 펀드나 주식에 투자해볼 만하다. 또한 은퇴 후의 생활비를 마련하고자 한다면 수익률을 따지지 말고 연금(정기적으로 지급되는 일정액의 현금)형 상품에 가입하는 것이 좋다. 공격적 투자자라면 변액보험 등에 가입하는 것도 방법이다.
펀드투자를 경제적 비용으로 하고 싶다면 주식 종목처럼 투자할 수 있는 상장지수펀드(ETF)가 비교적 안정적이면서 일반 주식형 펀드보다 비용을 줄이는 투자 방법이 될 수 있다. 특히 ETF는 처음엔 주가지수 전체를 추종하는 것밖에 없었으나 지금은 자동차, 반도체, 은행, 환경, 가치주 등 다양한 종류가 상장돼 거래되기 때문에 펀드 투자의 대안으로 매우 인기가 높다.
그러나 이 같은 방법들만으로 내 돈을 안전하게 지키기는 어려운 게 현실이다. 여기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내 돈을 누가 관리하느냐’는 것. 많은 사람이 ‘전문가에게 맡기라’고 하지만 아무리 친한 전문가라도 ‘내가 직접 하는 것’과 같을 순 없다. 전설적 헤지펀드 매니저로 꼽히는 존 폴슨이 ‘큰손 투자자’의 투자법을 공개한 적이 있는데, 그 첫 번째 항목은 ‘전문가에게 의존하지 말라’였다. 전문가의 도움이 불가피하긴 하지만 그의 말에 전적으로 좌우되는 것은 큰 위험을 자초할 수도 있다는 뜻이다.
전문가가 진짜 전문가인지 구분하기도 어려울뿐더러 도덕성과 관리능력을 사전에 검증하기도 어렵다. 되도록 내가 공부하고 실력을 닦아 직접 관리하는 것이 좋으며, 그것이 어렵다면 전문가의 도움을 ‘참고’하는 정도에 그쳐야 한다. 주가연계증권(ELS)의 경우 많은 투자자가 상품구조가 복잡하고 어려운 탓에 판매자의 말만 믿고 투자했다 낭패를 당하는 상황이 비일비재한 현실. 명확하게 이해가 안 되는 금융상품은 아예 가입하지 않는 게 현명하다. 아무리 환상적인 수익률이 기대된다 해도 잘 이해되지 않으면 가입 안 하는 것이 ‘피 같은’ 내 돈을 지키는 길이다.
국내에서 개인투자를 한다는 사람을 보면 대부분 주식이나 주식 연계상품에 투자한 경우다. 주식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크다. 이런 사람들에게 존 폴슨의 ‘큰손 투자자’ 투자법의 두 번째 항목을 전해주고 싶다. 바로 ‘채권시장에 주목하라’는 것이다. 채권은 주식투자의 대안이자, 안전성이 크면서도 수익률이 주식 못지않은 투자처다. 더욱이 채권을 알면 주식의 매수·매도 시기를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미국발 금융위기 이후 뼈저리게 경험했듯 주식은 날마다 오르기만 하는 게 아님을 명심하고, 오르면 오를수록 떨어지지 않을까 눈 부릅뜨고 지켜보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거듭 강조하지만 주식투자의 대안으로 채권이 있다는 점도 잊지 말자. 주식에만 집착하지 않고 폭넓은 시야로 투자에 나선다면 조급할 일도 없으며, 안전하면서 꾸준한 자산증식으로 부(富)를 축적할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