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린 여성 관련 콘퍼런스에 참석한 워런 버핏(오른쪽). ‘투자의 귀재’로 유명한 그는 다른 사람이 두려워할 때 욕심을 내는 ‘역발상 투자’를 강조한다.
Buy American: I Am
나는 지금 미국의 미래를 삽니다.
▶ 이 문장은 원래 ‘I am buying America’입니다. 외신 기사의 헤드라인에는 이렇게 문장의 순서를 바꾸고, 맨 앞에 나오는 동사를 원형으로 표기하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The financial world is a mess, both in the United States and abroad.
미국뿐 아니라 전 세계 금융계가 혼돈 속에 있습니다.
Its problems, moreover, have been leaking into the general economy, and the leaks are now turning into a gusher.
더욱이 금융위기 여파가 실물경제로 전이되면서 피해가 확산되고 있습니다.
▶ 땅에 묻은 수도관이 낡아 틈이 생기면 물이 그 사이로 조금씩 새어 나옵니다. 이렇게 갈라진 틈이나 구멍으로 액체나 기체가 새어 나오는 것을 leak라고 합니다. 수도관을 교체해 땅에 묻었는데 물이 새면 난감합니다. New buried water pipeline is leaking! 배에 구멍이 나서 배 안으로 물이 새어 들어오는 경우에는 전치사 into와 함께 써서 The water is leaking into the vessel이라고 표현합니다.
아직 공개되지 않은 신제품의 디자인이나 기능 또는 사생활이나 개인 정보가 새어 나가 공개되는 경우에도 leak를 사용합니다. 기업들은 마케팅의 일환으로 대중의 관심을 끌기 위해 일부러 신제품에 대한 정보를 흘리거나, 신제품을 공식적으로 출시하기 전에 시장 반응을 살펴보기 위해 제품을 살짝 공개하기도 합니다. ‘새로운 넷북의 세부적인 기능들이 공개됐다(More detailed specs on the widescreen netbook have leaked out)’는 기사 제목에서 이러한 의도를 쉽게 엿볼 수 있습니다. leak가 명사로 쓰이면 갈라진 틈이나 구멍이라는 뜻에서 액체나 기체가 새어 나오는 것을 말하며, 비밀로 취급돼온 정보가 언론에 공개된 경우를 말합니다.
leak가 한두 방울 조금씩 나오는 수준이라면, gush는 시추작업을 할 때 석유나 지하수가 갑자기 솟구쳐 나오는 것처럼 한꺼번에 많은 양의 액체 등이 분수처럼 나오는 모습을 표현한 동사입니다. Water began to gush out of the broken pipe라고 하면 물이 조금씩 얌전하게 새어 나오는(leak) 정도가 아니라, 근처에 가면 물벼락을 맞을 정도로 뿜어져 나온다는 말입니다. 경기가 좋을 때는 선거 캠프에 돈이 쏟아져 들어왔지만, 경기가 좋지 않을 때는 기업의 후원금도 전과 같지 않습니다. 이럴 때는 The economy has gone bad, and money doesn’t gush the way it used to라고 하겠죠.
감정이나 기쁨을 본의 아니게 과장되게 표현하는 경우에도 gush를 사용합니다. gusher는 지하에 묻혀 있던 석유가 천연가스의 압력에 의해 땅 위로 분출하는 유정(油井), 혹은 석유가 뿜어 나오는 모습을 가리킵니다. 문맥상 금융위기 여파가 조금씩 실물경제로 새어 나오다가(leak) 그 파장이 커지는 모습을 gusher에 비유해 표현했습니다.
In the near term, unemployment will rise, business activity will falter and headlines will continue to be scary.
단기적으로 실업률이 증가할 것이며, 기업활동이 둔화되고 무서울 만치 부정적인 기사들이 쏟아져나올 것입니다.
▶ 국제사회의 중재 노력에도 가자 지구(Gaza Strip)에서는 여전히 총성이 그치지 않으며, 평화회담도 별다른 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습니다. Despite intense international efforts, peace talks in Gaza Strip falter. 하지만 평화를 위한 노력이 멈춰서는 안 되겠지요. Peacemaking efforts must not falter. falter는 어깨에 힘이 빠지듯, 또 김이 새듯 효과나 진전이 없는 경우를 표현한 동사입니다. 자신감 없이 머뭇거리는 경우나 언짢은 마음에 잠시 이야기를 멈추는 것, 길을 걷다 멈추는 것도 falter입니다. 수출이 시원찮을 때도 falter를 사용합니다. Korean trade surplus shrink as exports falter. 주식시장이 맥을 못 추고 있을 때도 stocks falter라는 표현을 사용합니다. 문맥상 기업활동이 둔화된 상황을 falter로 표현했습니다.
So, I've been buying American stocks. Why?
이러한 이유로 저는 미국의 주식을 사고 있습니다. 왜일까요?
A simple rule dictates my buying: Be fearful when others are greedy, and be greedy when others are fearful.
단순한 원칙으로 저는 주식을 삽니다: 다른 사람이 욕심을 낼 때 두려워하고, 다른 사람이 두려워할 때 욕심을 내라는 것입니다.
▶ 라틴어 ‘dicit(=say)’가 어원인 영어 단어 dictate의 기본 의미는 ‘말하다’입니다. 실업급여 신청 증가율이 사상 최고치에 이르고, 소비심리가 점점 위축되면서 각종 정부 정책은 고용창출, 즉 일자리를 늘리는 방안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Common sense dictates focus should be on more jobs(일자리를 늘리는 데 초점을 두는 것이 상식이다). 과학도 온난화의 주범인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걸 보여줍니다. Science dictates that we need a 100% reduction in carbon emissions.
영화 속 주인공을 현실에서 직접 만나볼 수 있는 유니버설 스튜디오. 그것을 만든 칼 래믈(Carl Laemmle)은 ‘마음이 시키는 대로 행동했다’라는 말을 남겼습니다. “I am doing what my heart dictates.” 양심이 시키는 대로, 양심에 따라 행동했다는 말은 이렇게 표현합니다. “I did what my conscience dictated.” dictate는 ‘지시하다’라는 뜻과 ‘받아쓰기를 하다’라는 의미도 갖고 있습니다.
In short, bad news is an investor's best friend.
간단히 말해, 나쁜 소식은 투자자에게 가장 좋은 친구입니다.
It/ lets/ you/ buy/ a slice of America? future/ at a marked-down price.
it=나쁜 소식은/ ~하도록 합니다/ 당신이/ 사도록/ 미국의 미래 일부를/ 할인된 가격에.
나쁜 소식은 미국의 미래 일부를 할인된 가격에 살 수 있도록 해줍니다.
▶ 주어 it이 3인칭 단수 현재시제이므로 일반동사 let 뒤에 ‘-s’가 왔습니다. 사역동사 let은 원형부정사(동사원형)와 함께 쓰입니다. let 다음에 원형부정사가 온다는 규칙을 굳이 외우려 하기보다는 비틀스의 ‘let it be’를 기억합시다. 이렇게 영어를 재미있게 열심히 공부하다 보면, 나머지는 시간이 다 해결해주겠죠? Let time take care of the rest.
In waiting for the comfort of good news, investors are ignoring Wayne Gretzky's advice: “l skate to where the puck is going to be, not to where it has been.”
좋은 소식이 가져다줄 안정감을 기다리다가, 투자자들은 웨인 그레츠키(캐나다 출신의 전설적인 아이스하키 선수)의 ‘명언’을 무시하게 됩니다. “나는 퍽이 있던 곳이 아니라 움직일 곳으로 스케이트를 타고 간다.”
마지막으로 워런 버핏의 투자원칙 두 가지를 기억합시다.
Rule No. 1: Never lose money.
Rule No. 2: Never forget rule No. 1.
1. 절대로 돈을 잃지 말 것.
2. 절대로 첫 번째 규칙을 잊지 말 것.
(Ernest Han ‘Be Smart 언어연구소’ 소장 감수· 다음 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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