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숙자 ‘황맥’.
지난해 이맘때는 사려고 해도 도저히 잡을 수 없었던 작가의 작품들이 지난해보다 훨씬 좋은 가격으로 구매를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급상승한 작품 가격이 빠르게 추락하는 현장을 목격한 투자자들은 좋은 가격인지 알면서도 그림 사기를 주저한다. 이러한 사이클을 처음 겪어본 초보 투자자라면 ‘과연 한번 떨어졌던 그림값이 다시 만들어질지’ 스스로 답을 찾기 힘들다. 그렇지만 2005년 전부터 꾸준히 그림을 사오던 컬렉터들은 그 이전의 분위기를 경험해봤기에 지금이 기회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하나하나 눈앞에 떨어지는 황금알을 검토하면서 구매를 결정할 수 있는 여유까지 있으니 얼마나 좋은 기회인가.
지난해 호당 200만원 호가하던 작가의 작품을 호당 100만원에 충분히 구입할 수 있는 시점이다. 당시 작품보다 지금의 작품이 처진다면 값이 아무리 좋아도 구매하지 말아야겠지만, 가격도 좋고 작품도 좋고 이전부터 꼭 사고 싶었던 작가의 작품이라면 무엇을 망설이는가. 기본적으로 1차(화랑) 마켓과 가격이 비슷하다면 안정적이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1차 마켓에서는 나올 수 없는 작품이 그와 비슷한 가격대라면 그야말로 좋은 기회다. 구하려 해도 구할 수 없는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시세보다 높은 가격으로 구매할 것인지, 마켓의 불안으로 수요가 갑자기 멈춘 작가의 작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본인이 결정할 문제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2005~2007년 호황기에 가장 크게 이익을 남긴 이들은 당시 올라가는 가격을 따라가면서 샀던 사람들이 아니라, 그 이전에 여유롭게 작품을 사놓은 사람들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