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라는 옛말 아시죠? ‘봄이 왔으나 봄 같지 않다’는 뜻. 열여덟 꽃다운 나이에 중국 한나라 원제의 후궁이 됐으나 궁중화가가 실제 용모와 딴판으로 아름답지 않게 그린 거짓 초상화를 곧이곧대로 믿은 원제의 어리석음으로 인해 흉노족의 왕에게 보내져야만 했던 절세가인 왕소군. 그의 억울하고 서글픈 심경이 절절히 묻어나는 표현입니다.
그런데 요즘은 여기에 ‘추래불사추(秋來不似秋)’라는 대구를 더해야 할 듯싶습니다. 가을은 어김없이 찾아왔건만 경제상황도 마음도 전혀 풍요롭지 못하니 말입니다.
추석 연휴가 채 끝나기도 전에 세계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우게 한 미국발(發) 금융위기 여파만 해도 그렇습니다. 이 때문에 국내 금융시장은 한때 주가가 폭락하고 환율이 급등하는 등 패닉 상태를 겪은 뒤 겨우 진정 기미를 보이고는 있습니다. 하지만 위험성은 여전하다는 지적이 지배적입니다. 미국 금융시장에서 언제 ‘제2의 리먼브러더스’ ‘제2의 메릴린치’가 등장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불안합니다. 미래는 불확실한데 믿을 만한 존재 하나 없거니와, 세계 굴지의 금융기관들이 일순간 스러지는 마당에 나 홀로 굳건히 버틸 수 있는 안전지대 역시 발견할 수 없다는 무력감 탓일 터입니다.
인간은 불확실한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 고래(古來)로 갖은 노력을 기울여왔습니다. 지금도 점술에 의지하려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건 미래를 내다본다는 행위와 과정을 통해 일종의 위무를 받고 싶어서겠지요.
이번 호 커버스토리에서 ‘트렌드’를 화두로 든 것도 이와 무관치 않습니다. 김경훈 한국트렌드연구소장은 말합니다.
“글로벌화와 디지털화라는 메가톤급 트렌드로 인해 지구는 ‘가열된 풍선’같아졌다. 지구는 새로운 네트워크로 뒤덮였고, 경쟁과 협력 그리고 새로운 변화의 흐름이 풍선 속의 뜨거운 공기 알갱이들처럼 치달리기 시작했다. 지구라는 좁은 풍선 안에서 그 같은 움직임은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의 속도와 수많은 충돌을 만들어냈다. 새로운 지구는 속도와 충돌로 인해 돌연변이적 미래가 일상인 것처럼 되어갔다. 이번 미국발 경제위기에서 보듯 규모도 역사도 기술도, 그 어떤 분야에서의 우위도 지속적인 미래를 보장해주지 못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그래서 더욱 의구심이 남습니다. ‘트렌드를 읽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 과연 맞는 말일까요, 아닐까요?
추석이 지났는데도 낮 최고기온이 30℃를 넘는 더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선선한 가을’을 맛보려면 10월 초까지 기다려야 한다네요. 확실히 우리는 이래저래 ‘가열된 좁은 풍선’ 속에서 살아가는 것인가 봅니다. 하여 다시 한 번 추래불사추.
아무래도 이번 추석은 좀 빨랐나 봅니다.
그런데 요즘은 여기에 ‘추래불사추(秋來不似秋)’라는 대구를 더해야 할 듯싶습니다. 가을은 어김없이 찾아왔건만 경제상황도 마음도 전혀 풍요롭지 못하니 말입니다.
추석 연휴가 채 끝나기도 전에 세계경제에 먹구름을 드리우게 한 미국발(發) 금융위기 여파만 해도 그렇습니다. 이 때문에 국내 금융시장은 한때 주가가 폭락하고 환율이 급등하는 등 패닉 상태를 겪은 뒤 겨우 진정 기미를 보이고는 있습니다. 하지만 위험성은 여전하다는 지적이 지배적입니다. 미국 금융시장에서 언제 ‘제2의 리먼브러더스’ ‘제2의 메릴린치’가 등장할지 모르기 때문입니다.
불안합니다. 미래는 불확실한데 믿을 만한 존재 하나 없거니와, 세계 굴지의 금융기관들이 일순간 스러지는 마당에 나 홀로 굳건히 버틸 수 있는 안전지대 역시 발견할 수 없다는 무력감 탓일 터입니다.
인간은 불확실한 미래를 예측하기 위해 고래(古來)로 갖은 노력을 기울여왔습니다. 지금도 점술에 의지하려는 사람들이 적지 않은 건 미래를 내다본다는 행위와 과정을 통해 일종의 위무를 받고 싶어서겠지요.
이번 호 커버스토리에서 ‘트렌드’를 화두로 든 것도 이와 무관치 않습니다. 김경훈 한국트렌드연구소장은 말합니다.
“글로벌화와 디지털화라는 메가톤급 트렌드로 인해 지구는 ‘가열된 풍선’같아졌다. 지구는 새로운 네트워크로 뒤덮였고, 경쟁과 협력 그리고 새로운 변화의 흐름이 풍선 속의 뜨거운 공기 알갱이들처럼 치달리기 시작했다. 지구라는 좁은 풍선 안에서 그 같은 움직임은 눈에 보이지 않을 정도의 속도와 수많은 충돌을 만들어냈다. 새로운 지구는 속도와 충돌로 인해 돌연변이적 미래가 일상인 것처럼 되어갔다. 이번 미국발 경제위기에서 보듯 규모도 역사도 기술도, 그 어떤 분야에서의 우위도 지속적인 미래를 보장해주지 못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그래서 더욱 의구심이 남습니다. ‘트렌드를 읽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 과연 맞는 말일까요, 아닐까요?
추석이 지났는데도 낮 최고기온이 30℃를 넘는 더위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선선한 가을’을 맛보려면 10월 초까지 기다려야 한다네요. 확실히 우리는 이래저래 ‘가열된 좁은 풍선’ 속에서 살아가는 것인가 봅니다. 하여 다시 한 번 추래불사추.
아무래도 이번 추석은 좀 빨랐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