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정부가 낙하산 인사의 유혹에서 얼마나 자유로울지 주목된다.
“낙타가 바늘구멍 통과하기보다도 어렵다.”
이 당선인의 또 다른 외곽조직에서 “발바닥에 땀 배도록 뛰었다”는 B씨는 ‘자리잡기’가 만만찮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대선 때 기여한 바가 별로 없었으면서도 이 당선인 측에 줄을 대려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쓴웃음을 지었다. B씨는 “대부분이 청와대 입성이나 총선 공천을 노린다. 공기업 진출을 바라는 사람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서울 여의도 한나라당 당사 주변 찻집들은 때 아닌 호황을 맞고 있다. 물밑 경쟁에 촉각을 곤두세운 사람들의 모임이 잦기 때문이다. 국회 의원회관에 있는 한나라당 의원 보좌관들도 안테나를 세우고 정보를 얻는다.
“알음알음으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임명장을 받기로 했다.”(보좌관 C씨)
지난해 말 정식으로 임명장을 받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이하 인수위) 직원은 184명. 그런데 추가로 인수위 임명장을 받은 사람이 수백명에 이른다. 인수위 예산과는 무관하게 자문위원, 정책연구위원, 실무위원 명목으로 ‘자리’가 마련된 것이다.
인수위 임명장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길게 늘어선 것은 ‘청와대행(行)’을 비롯한 논공행상과 무관치 않다. 청와대 입성에 실패하거나 18대 총선에서 낙천, 낙선한 사람이 노릴 수 있는 자리로는 공기업과 공공기관 임원직이 꼽힌다.
인수위 임명장 추가로 받은 사람만 수백명
“공공기관 임원직은 노무현 정부 때 자리를 꿰찬 인사들의 임기가 보장돼 공급량이 적다. 정권 창출에 기여하고도 보상받지 못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다.”(한나라당 관계자 D씨)
‘일 중심’의 조직개편과 인사(人事)가 차기 정부의 ‘성공 열쇠’ 가운데 하나로 지목된다. 논공행상이 없을 수는 없지만 공직이 보은 도구가 돼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공기업과 공공기관의 인사도 일 중심으로 단행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논공행상이 공정해야 하고, 보은 잔치 대상자는 적을수록 좋다. 아무리 공이 크고 당선인과 옆구리가 가까운 사람이라 해도 능력이나 인물 됨됨이를 고려해 감당할 수 있는 자리를 맡겨야 한다.”(‘동아일보’ 칼럼 ‘광화문에서’, 이진녕 논설위원)
“어딘가에선 둑이 터지는 걸 막으려 밤을 새운 이들도 많을 게다. 그렇다고 그런 기대를 채워주려다가는 ‘코드 인사’ ‘보은 인사’ 따위에 빠지게 된다. 토사구팽까지는 아니더라도, 산을 넘는 데 물 건넌 배를 지고 갈 일은 아니다.”(‘한겨레’ 칼럼 ‘아침햇발’, 여현호 논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