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4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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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악한 금융 환경 … 이러다 제 2 외환위기 터질라

  • 이인모 기자 imlee@donga.com

    입력2005-07-01 09:5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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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열악한 금융 환경 … 이러다 제 2 외환위기 터질라
    외환은행 대주주인 론스타는 외환은행 주식을 1만원에만 팔아도 1조9000억원 안팎의 차익을 보게 된다. 여기다 스타타워 매각 차익 약 3000억원, 극동건설 지분 매각에서 예상되는 최소 3000억원 이상의 기대 차익 등 세 투자에서만 무려 2조5000억원이 넘는 이익을 거두는 셈이다. 이는 외국 자본이 한국 자본을 빼가고 있는 대표적 사례다.

    론스타 이외에도 BHI, 인터브루, 칼라일, 뉴브리지캐피탈 등 외국 자본이 우리 시장에서 이미 엄청난 돈을 챙겼거나 챙길 시점에 와 있다. 애국자가 아니더라도 참으로 복장 터질 일이다. 그런데 어쩌다 이 지경에까지 왔을까? 금융전문가인 강호병 씨는 이 원인을 열악한 금융 환경에서 찾는다. 무차별적으로 들어오는 외국 자본에 대항하기에는 우리 금융이 너무나 취약하다는 것. 강 씨의 저서 ‘금융 강국 코리아’(굿인포메이션 펴냄)는 바로 우리 금융에 대한 이야기다. 우리 금융산업의 문제점을 날카롭게 지적하고 앞으로 나아갈 방향을 폭넓게 제시하고 있다.

    저자는 “외환위기 후 활짝 열어놓은 문으로 들어온 외국인들이 우리나라 금융시장과 금융산업을 점령했다”고 말한다. 올 1월31일 기준으로, 외국인의 상장주식 보유 비율은 전체의 42.54%에 이르고 시가총액은 자그마치 183조에 달한다. 삼성전자, 국민은행, 포스코 등 우리나라 간판 기업의 외국인 소유 지분은 50%를 넘었다. 이런 수치는 국내 기업이 외국인의 적대적 M&A(인수·합병)에 적절하게 대응할 수 없는 상황임을 보여준다. 저자는 이대로 가다간 우리 금융시장을 통째로 외국 자본에 내줄 수도 있다고 경고한다. 이는 곧 경제 위기, 국가 위기로 이어질 것이 분명하다. 바로 제2의 외환위기인 셈이다.

    저자는 제2의 외환위기를 막기 위한 방법도 제시했다. 우리 금융이 선진화되기 위한 선결 과제임은 물론이다. 정리해보면 M&A를 통한 지속적 성장동력 확보, 공정 경쟁과 혁신, 발로 뛰는 고객만족과 고정 고객 만들기, 위험 관리, 자본시장의 발전, 외국 자본과 국내 자본의 조화, 인재경영과 윤리경영 등이다. 이밖에도 저자는 금융지주회사, 개인금융서비스, 증시 등 우리 금융의 모든 분야에 대한 분석과 전망을 내놓았다.

    이 책을 읽다 보면 부제인 ‘금융이 살아야 나라가 산다’는 말을 실감할 수 있다. 그리고 저자의 경고가 절대로 엄포가 아님을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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