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시 아버지는 부산에, 지금도 별로 돈이 안 될 것 같은 모형비행기 가게를 차리셨습니다. 일본 책을 수입하고, 나무를 깎아 비행기를 만들어 하늘에 날리는 게 아버지의 일이었다고 합니다. 어머니는 그때 처음으로 봉지 쌀 사먹는 것을 알게 됐다고 말씀하시죠.
아버지는 푸른 하늘 같은 추억만을 남기고 35세가 채 안 돼 어이없는 사고로 돌아가셨습니다. 그 후 어머니는 서울에서 저희 남매를 키우셨지요. 지금도 소녀처럼 여린 마음을 가진 어머니는 ‘그리스인 조르바’ 같았던 꿈 많고 낭만적이던 젊은 아버지를 아직도 꿈속에서 만나시는 모양입니다.
변임정/ 서울시 마포구 도화1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