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철 스노보드 사고와 노인들의 낙상은 치명적인 합병증을 부를 수 있으므로 매우 조심해야 한다.
한 번 낙상하면 다시 낙상할 위험
노인들의 낙상은 치명적인 경우가 많다. 관절이 젊은 사람들에 비해 많이 굳어 있고 골량도 적어, 살짝 부딪히거나 넘어져도 고관절이 부러지거나 척추에 압박골절상을 입게 되는 것. 게다가 일단 부상하면 뼈가 잘 붙지 않아 장기간 누워 있어야 하므로 부상에 의한 합병증으로 사망에까지 이를 수 있다. 외국의 경우, 해마다 65세 이상 노인 3~4명 중 한 명이 낙상을 하고 70세 이상에서 35%, 75세 이상은 32~42%, 80세 이상 노인은 50%가 낙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낙상 경험이 있는 노인은 다음해에 같은 사고를 당하는 비율이 70%에 이를 정도로 높다. 이처럼 노인들에게서 낙상이 잦은 이유는 나이가 들면서 신체 불안정을 일으키는 요인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면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근력이 떨어지는 반면, 비뚤어진 신체를 바로잡는 반사작용은 느려지게 마련이다. 또 보행능력 장애, 균형감각 및 인지기능 저하, 하체의 부실화, 야간 빈뇨, 어지럼증 등이 낙상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 된다.
오 부원장은 “노인들이 낙상을 하는 가장 큰 원인 중 하나는 노화로 인한 다리 근력의 약화 때문”이라며 “다리의 근육이 더 이상 몸을 받치기 어렵게 되고, 약해진 발목과 무릎이 체중 부하를 견디지 못하면서 길에 난 작은 굴곡에도 균형을 잡지 못하고 넘어지게 된다”고 설명한다. 다리가 약한 노인들은 길 가다가도 특별한 이유 없이 삐끗해 넘어지기 일쑤다. 이런 경우 많이 걷는 것이 도움이 된다. ‘천천히 걷는 것’만으로도 허벅지 근육을 강화할 수 있으니 집안에서도 많이 걷는 게 좋다.
또 눈에 문제가 있어도 잘 넘어질 수 있다. 계단에서 주로 넘어지는 노인이라면 눈 건강에 이상이 있을 수 있으므로 녹내장과 백내장 검사를 해보는 것이 좋다. 녹내장과 백내장이 있는 노인들은 계단을 오를 때 계단이 흐릿해 보이거나 두 개로 겹쳐 보여 발을 헛디디기 쉽다. 이외에도 어지럼증이 있는 노인들도 낙상을 하기 쉬우므로 먼저 어지럼증을 치료해야 한다. 아무런 이유 없이 잘 넘어지는 노인들이라면 심장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 잘 넘어지는 노인은 맥박이 약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심장 기능 검사를 권해야 한다.
젊은층에서 낙상과 같은 겨울 부상이 생기는 주요 원인은 스키 같은 겨울 스포츠 때문이다. 대한정형외과학회 자료에 따르면 스키에 의한 부상 부위는 다리 팔 복부 머리 순으로 많았으며, 다리 부상 가운데는 무릎 부상이 46%로 가장 많은 비율을 차지한다. 추운 날씨로 굳어진 관절은 작은 부딪힘이나 넘어짐에도 골절이나 인대 손상으로 이어지기 쉽다.
운동에 앞서 충분한 스트레칭 필요
무릎 부상을 줄이기 위해서는 스트레칭을 충분히 해야 한다. 이는 몸을 풀어줄 뿐 아니라 힘줄을 강화하는 구실을 하기도 한다. 스키를 좀더 안전하게 타려면 전방십자인대가 덜 손상되는 자세, 즉 가능한 한 무릎을 굽혀 타는 버릇을 들여야 한다. 이외에도 스키 탈 때 일어날 수 있는 각종 부상을 막기 위해선 넘어질 때 무릎을 펴지 말고 구부린 상태에서, 세로 방향보다는 가로 방향으로, 아래쪽보다는 언덕 쪽으로 넘어지는 지는 것이 좋고, 손에 쥐고 있던 폴은 버리는 것이 안전하다. 뿐만 아니라 초보자나 어린이들의 경우 헬멧 착용은 필수. 하지만 가장 중요한 점은 무엇보다 자신의 스키 실력을 제대로 알고 거기에 맞추어 타는 것이다.
스노보드의 경우는 스키보다 추락하거나 넘어지는 횟수가 더욱 빈번할 수밖에 없다. 스노보드가 속도를 제어하기 어렵기 때문. 세란병원 척추센터 오명수 부장은 “스노보더들이 특히 주의해야 할 부상은 왼쪽 다리의 인대 부상과 척추압박골절”이라며 “스노보드는 양쪽 다리를 보드에 붙이고 왼쪽 다리를 앞으로 내밀고 타야 하기 때문에 왼쪽 다리 부상이 두 배 정도 더 많다”고 밝혔다. 또 점프를 즐기기 때문에 보드가 아닌 다른 부위가 먼저 땅에 닿게 되면 그 충격으로 척추압박골절과 같은 큰 부상을 입기도 한다. 최근 일본학회에선 점퍼골절이라는 병명이 새로 생겼는데 이는 그만큼 스노보더들의 척추압박골절이 자주 일어난다는 방증이다.
스키 부상에서 가장 흔히 일어나는 무릎전방십자인대 파열은 아주 고통스럽고 치료 기간이 길며 제대로 치료하지 않으면 무릎 관절염으로 발전할 확률이 높다. 따라서 낙상으로 무릎이 아프면 반드시 전문의의 진찰을 받아야 한다. 무릎연골이나 인대가 손상된 경우 4∼5일 지나면 통증이 사라져 무심히 지나치기 쉽지만, 당시 통증이 사라졌다 하더라도 치료는 꾸준히 받는 자세가 필요하다. 나중에 관절염과 같은 질환이 올 수도 있고, 다른 더 큰 부상을 불러올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단 넘어져 부상을 당했을 경우에는 억지로 일어서려 해서는 안 되며 부상 부위를 함부로 만지거나 흔드는 행위도 금물이다. 부목이나 보조도구를 사용해 고정한 다음 전문의료진의 도움을 받는다든가 병원을 찾는 것이 부상을 최소화할 수 있는 지름길이다.
도움말: 세란병원 관절센터 오덕순 부원장·척추센터 오명수 부장(www.sera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