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위원회.
이날 비공개로 열린 방송위 임시회의는 10개월 가까이 끌어온 문제치고는 의외로 쉽게 결론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방송권역을 지키면서 경인방송을 살릴 수 있는 방안으로 조건부 허가 추천을 하기로 의견을 모았다는 것. 양휘부 방송위 상임위원은 “다만 전파 월경 방지를 어떻게 담보하느냐는 문제를 놓고 약간의 논란이 있었을 뿐”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방송위는 경기 파주까지 DTV 방송권역을 확대하겠다는 경인방송의 신청은 거부, SBS 등 지상파 방송의 체면도 세워주었다. MBC와 SBS는 그동안 계양산이 서울 인근에 있어 전파가 서울 전역으로 넘어올 것으로 판단하고 중계소 설치를 반대해왔으며, 경인방송은 기술적으로 전파 월경을 막을 수 있다며 설치를 추진해왔다. 그동안 경인방송과 SBS측은 서로 방송위를 상대로 치열한 로비전을 전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경인방송의 방송권역은 인천시와 경기 남부, 서울 강서구 일부 지역이고 경기 북부에는 역외 재전송을 통해 방송된다. 그러나 방송권역이 좁은 탓에 방송광고 단가도 낮고 방송광고 규모도 변변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지난해까지 누적 결손금이 846억4000만원에 달해 741억1000만원의 자본금이 전액 잠식된 상태.
경인방송측은 계양산 중계소 설치로 경영 면에서 숨통이 트일 것으로 기대하는 눈치. 경인방송 관계자는 “기존 아날로그 방송 송신소가 인천 수봉공원에 설치됐으나 안테나 높이가 낮아 인천시민 반 이상이 경인방송을 볼 수 없었고 이에 따른 항의도 많았다”며 “따라서 계양산 중계소가 설치돼 내년에 시작하는 디지털 방송이라도 인천 전역에 내보내면 광고수입이 나아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