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프플라자의 인터넷 홈페이지.
최근 네티즌 사이에 물건을 절반값에 구입할 수 있는 인터넷 쇼핑몰 ‘하프플라자(www.halfplaza.com)’가 화제다. 이 사이트에서는 4000만원이 넘는 에쿠스 승용차도 40만~50만원을 부담하면 2000만원대에 구입할 수 있다. 미리 참가비 명목으로 일정 금액을 입금한 뒤, 정해진 판매시간에 구매 버튼을 먼저 클릭한 사람에게만 선착순으로 혜택이 돌아가는 방식이다. 기회를 놓친 나머지 사람들이 도전의 대가로 지불한 현금은 모두 회사의 몫이 된다. 에쿠스를 구입하려는 사람 100명만 모여도 회사는 4000만원 이상의 현금을 확보하게 되는 것.
마치 복권이나 게임에 도전하듯 진행되는 이 사이트는 오픈한 지 불과 4개월밖에 안 됐지만 현재까지 가입한 유료회원 수만 10만명이 넘는다. 이미 지난해 말 하루 방문자 수 20만명이라는 기록을 세웠고, 하루 최대 매출이 8억원에까지 올랐다. 이 같은 반응에 최근엔 ‘e세일’ 등 이름만 달리했을 뿐 하프플라자와 같은 방식을 도입한 쇼핑몰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그러나 네티즌 사이에는 하프플라자에 대한 불만과 불신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현금으로 물품대금을 입금한 고객들이 기약 없이 배송을 기다려야 하기 때문이다. 2주에서 한 달 정도로 약속한 배송일자가 지켜지지 않아 입금시킨 구매대금을 떼이는 게 아닌가 불안해하는 이용자도 상당수다. 이에 대해 회사측은 기대 이상의 폭발적인 반응으로 배송이 늦어지고 있을 뿐 회사 경영에는 문제가 없다고 해명한다. 하프플라자를 운영하는 토비즈그룹 창업 멤버인 최용수 이사는 “다른 쇼핑몰이 1~2년에 걸쳐 소화할 물량이 단 4개월에 집중되다 보니 시스템에 차질이 빚어졌다”고 말했다.
네티즌 불만·불신 목소리도 높아
그도 그럴 것이 토비즈그룹은 2002년 1월 유혁수 사장(30)이 그 또래 5명과 자본금 1억원으로 창업해 지난 여름까지만 해도 이 규모를 유지했다. 그런데 2002년 8월에 오픈한 하프플라자가 소위 ‘대박’을 터뜨리며 직원이 200여명으로 갑자기 늘어났다. 유사장은 “하프플라자는 아울렛 쇼핑몰이 주력 분야이며 물건을 절반값에 살 수 있는 하프몰은 시장 진입을 원활히 하기 위한 마케팅 수단에 불과했는데 충격적인 결과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30대 젊은 창업자들이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폭발적인 반응이었다는 것. 지난해 토비즈그룹 대부분의 매출이 하프플라자 아울렛이 아닌 하프몰에서 이뤄졌고, 현재 하루 1만5000건의 배송을 처리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유사장은 창업하기 전, 성주인터내셔널의 김성주 사장이 운영하는 커리어우먼을 위한 포털사이트 ‘아이윌비닷컴’의 전신인 아이윌비그룹 인터넷팀장을 지내는 등 웹기획자로 활동했다. 이후 토비즈그룹을 설립하고, 경매사이트 ‘위시옥션(www.wishauction.net)’ 등을 운영했으나 실패했다. 그러다 마지막 승부수로 ‘절반값’을 ‘미끼’로 쇼핑몰을 열었는데 ‘월척’이 걸려든 것. 유사장은 “놀라움은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고 말한다. 그는 “도전적인 마케팅 수완을 인정받아 1월 중순, 100억원 규모의 투자유치가 예정돼 있다”고 밝혔다. 이 일정이 마무리된 뒤 1월17일 기업설명회도 열 계획이다.
하프플라자는 최근 하프몰 신규회원 모집을 중단했다. 앞으로는 아울렛 이용 실적에 따라 하프몰 이용 기회를 주는 방향으로 고객들을 아울렛으로 유도할 계획이다.
대기업이 운영하는 쇼핑몰만이 성업하고, 나머지는 고전을 면치 못하는 인터넷 쇼핑몰 시장에서 하프플라자가 쇼핑몰 신개념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