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봄에도 어김없이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는 ‘교향악 축제’가 클래식 애호가들의 기대 속에 막을 올렸다. 지난 89년 예술의전당 음악당 개관 1주년을 기념하면서 시작된 이 행사는 그간 국내외 30여개 연주단 참가, 186회 연주회 개최, 20만명 관객 동원 등의 기록을 남긴 국내 최대의 교향악 연주 잔치다.
지방 연주단체의 중앙 무대 데뷔 기회를 제공하고 교향악단간 선의의 경쟁을 유도함으로써 ‘국내 오케스트라의 연주 수준을 한 단계 높였다’는 상찬을 받아온 행사지만, 10년의 운영기간 적잖은 문제점이 지적되기도 했다. 지나친 경쟁심 때문에 일부 지방 오케스트라의 경우 ‘1년에 한 번 있는 교향악 축제를 목표로 연습하고 정작 지역 공연에는 소홀히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1급 협연자들의 중앙 교향악단 편중, 기획력 부재로 인한 지속적 관객동원 실패 등도 지적됐다.
4월3일 제주시향이 홍진표 작곡의 ‘오케스트라를 위한 샤먼’을 연주함으로써 막을 올린 올해 축제의 특징은 어느 해보다 레퍼토리를 다양하게 확충했다는 점. 고전주의-낭만주의 레퍼토리에서 벗어나 현대음악과 창작곡을 골고루 선사한다. 특히 모니우스크의 ‘헬카’와 카를로비츠의 ‘교향시 이터널송’(7일 대구시향 연주)은 국내 처음으로 선을 보이는 작품. 그 외에도 윤이상의 교향곡, 최진희의 ‘독주 오보에와 관현악을 위한 대취타’, 백병동의 관현악곡 ‘9월에’, 강석희의 ‘Succession’, 이영조의 ‘도깨비춤’ 등 한국 창작곡이 연주될 예정이라 기대를 모은다.
협연진도 화려하다. 바이올리니스트 김남윤, 비올리스트 오순화, 첼리스트 홍성은 등 국내 중진급 연주자들을 비롯, 해외에서 주목받는 바이올리니스트 줄리엣 강과 레이첼 리 등이 무대에 선다.
특히 이번 행사는 ‘배심원 제도’를 최초로 도입했다는 점이 이채롭다. 공연에 참석한 음악전문가, 평론가, PC통신 음악동호회, 일반 관객들을 상대로 설문지를 배포해 당일의 연주와 매너, 운영 등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는 평가제가 그것이다. 예술의전당측은 “이 제도를 통해 각 연주단체가 부족한 점을 보완하고 장점과 개성은 더욱 살려나감으로써 연주의 질적 향상을 꾀할 수 있으리라고 기대한다”고 밝혔다. 棟
교향악 축제 일정
| 일시(4월) 연주단체 지휘 협연자 프로그램(초연, 한국 창작 우선)
3 제주시향 이동호 김용배(Pf) 홍진표 ‘오케스트라를 위한 샤먼’ 외
4 창원시향 김도기 이지영(Fl) 윤이상 ‘신라’, 플루트 협주곡 외
5 마산시향 이동신 곽안나(Vn) 최진희 ‘독주 오보에와 관현악을 위한 대취타’ 외
6 광주시향 김용윤 김남윤(Vn) 백병동 관현악곡 ‘9월에’ 외
7 대구시향 보그슬라브 마데이 강대식(Vn) 모니우스크 ‘헬카’ 외
8 포항시향 박성완 채유미(Vn) 외 이상근 ‘한국 선율에 의한 서완조’ 외
10 대전시향 임동수 오순화(Va) 외 시벨리우스 ‘교향곡 2번’ 외
11 수원시향 김 봉 유수현(Pf) 백승우 교향시 ‘6·25’ 외
12 부천필 임헌정 허트리오 강석희 ‘Succession’ 외
14 강남구립향 서현석 홍성은(Vc) 이영조 ‘도깨비춤’ 외
15 KBS향 박은성 줄리엣 강(Vn) 채동선 ‘현악 오케스트라를 위한 관현악곡 9번’ 외
16 코리안심포니 팔레스키 오경혜(Pf) 우종갑 ‘관현악을 위한 환상곡’ 외
17 서울시향 정치용 레이첼 리(Vn) 윤이상 ‘교향곡 1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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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교·다이어트 음반 잇달아 발매
음악 속에 藥이 있다
| 음악을 들으며 태교도 하고 살도 뺀다? 최근 신나라레코드가 제작한 ‘내 안의 작은 천사’와 서울음반에서 발매한 ‘뮤직 세라피 시리즈’ 등 특수 효과를 목적으로 제작한 기능성 음반들이 속속 발매돼 눈길을 끈다.
‘내 안의 작은 천사’는 지난해 수중분만으로 아기를 낳아 화제를 모은 뮤지컬 배우 최정원씨의 태교음반. 엘가의 ‘아침의 노래’, 시벨리우스 ‘핀란디아 찬가’, 바흐의 ‘두 대의 바이올린을 위한 협주곡’ 등의 클래식 소품과 ‘미녀와 야수’ 주제가, 아일랜드 민요, 최씨가 직접 부른 가요 ‘마법의 성’ 등을 담았다. 수중분만 과정을 촬영한 화보, 음반 수록곡 가사와 음악 태교 노하우가 실려 있는 책자도 함께 들어 있다(02-922-7643).
음악치료 전문 레이블 뮤직 메디슨이 선보인 뮤직 세라피 시리즈는 일본에서 개발, 제작되어 현지에서 적잖은 반향을 불러일으킨 히트작. ‘다이어트 음악’ ‘집중력을 높이는 음악’ ‘스트레스 해소 음악’ 등 세 종이 현재 선을 보이고 있다. 하루 한 시간 이상 음악을 듣는 것만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이들 음반의 원리는 ‘서브리미널(Subliminal) 메시지를 통한 마인드 컨트롤’. 청각으로는 탐지되지 않는 작고 빠른 속도의 음을 들려줌으로써 인간의 잠재의식을 긍정적으로 활성화시켜 준다는 것이 제작사의 설명이다. 02-691-354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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