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에 출근을 하면 커피를 한잔 빼들고 자리에 앉아 컴퓨터를 켭니다. 그리고 인터넷의 샐러리맨 사이트부터 찾아가죠. ‘출근부 게시판’에 들어가 누가 먼저 출근했나를 살피며 ‘좀머씨(ID)가 출근했음’을 알립니다. 뉴스 브리핑을 통해 주요 뉴스를 클릭해서 살펴보고 이야기 마당의 ‘사람에게 외침’ 같은 데 가서 잠깐이나마 쌓인 이야기 좀 풀어내고 밤새 올라와 있는 진한 사랑이야기도 잠깐 들어가보다가… (중략) 그런 식으로 매일 아침 직장인 사이트를 한번 둘러보는 것이 저의 출근의식이 된 셈이죠.”(샐러리맨 사이트 회원 ID 좀머씨·프로그래머·31세)
샐러리맨들이 서로의 애환과 각종 정보를 나누고 스트레스도 풀 수 있도록 해주는 인터넷 사이트가 직장인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직장인(www.salaryman.co.kr 혹은 www. sman.co.kr), 쿨라이프(www.cool life.co.kr), 김대리(www.kimdaeri. co.kr) 등이 바로 그것으로 대부분 20, 30대 직장인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직장인 전용 사이트다.
“사이버 출근부에 도장부터”
이들 사이트가 집중적으로 개설된 것은 지난해의 일. 이후로 대략 반년이 지난 지금까지 각 사이트를 방문한 샐러리맨들의 숫자는 20만~30만명을 헤아리며, 지금도 매일 2500~3000명이 다녀가고 있다. 직장인들이 주로 방문해 글을 올리는 시간은 점심시간이나 퇴근무렵. 아예 회사에 출근하자마자 각 사이트에 들어와 사이버상의 ‘출근부’에 도장을 찍는 샐러리맨들도 많다.
쿨라이프를 즐겨 찾는 임수정씨(㈜시공테크 인테리어디자이너)는 주변의 눈치를 보지 않고 마음놓고 ‘출근부’에 도장을 찍기 위해 출근을 1시간 빨리 하기도 한다고.
“업무상 인터넷을 이용한 자료찾기 작업을 많이 하거든요. 우연히 접하게 된 쿨라이프 사이트를 몇 번 방문하다보니 이제는 하루라도 들어가지 않으면 뭔가 중요한 일을 빼먹은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업무 중 기분 상하는 일이 생기거나 공연히 울적해지면 수시로 들어가서 울분을 토해야 진정이 될 정도죠. 부모님이나 친구들, 또는 동료들에게는 털어놓지 못할 고민이나 여러 가지 생각들을 마음 편하게 털어놓을 수 있어서 좋아요.”
‘샐러리맨’ 사이트의 경우 직장인들이 그날 그날의 애환을 나누는 대화방 ‘토크박스’의 열기가 뜨겁다. ‘사람에게 외침’난을 통해 직장상사나 동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속시원히 털어놓거나, 다른 직장인이 쓴 글을 통해 위로받고 해결책을 함께 논하기도 한다. 사회와 제도 전반에 걸친 각종 불만, 하소연 등은 ‘사회로의 외침’ 코너에, 업종에 따른 자신의 경험담이나 고충은 ‘사람들 이야기’에 털어놓는다. ‘사랑이야기’ 코너에서는 첫사랑의 추억이나 결혼을 앞둔 미혼 직장인들의 고민과 기대, 연인과 부부간의 사랑과 갈등 등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며 자문한다.
직장에서 말단 실무자인 샐러리맨의 상징적인 직급을 표현한 이름으로 개설된 ‘김대리’ 사이트는 말단 샐러리맨의 ‘사이버쉼터’를 자청하고 있다. 김대리 사이트의 운영대표자 배형진씨는 “가장 ‘일복’이 많은 20, 30대 직장인들이 함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사이트를 개설했다. 직장인들의 한숨과 애환을 풀어주는 ‘대리의 영원한 대변인’ 역할을 사이버에서 담당하고 싶다”고 말한다.
이 사이트는 상사로부터 싫은 소리를 들었을 때 이를 반박하는 ‘니나 잘해’, 벤처회사를 창업한 동료에 비해 상대적으로 얄팍한 월급봉투에 얽힌 사연을 소개하는 ‘내 쥐꼬리’ 등 코믹한 이름의 게시판과 각종 동호회를 통한 커뮤니티(공동체) 기능을 자랑한다.
김대리 사이트의 마니아인 ID ‘어설픈 터프’는 “이곳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모두 가족같이 느껴지기 때문에 하루라도 그냥 지나쳐버리지 않게 됩니다. 직장생활과 가정생활 외에 또하나의 활동공간이 생김으로 해서 스스로의 모습이 흐트러진 느낌은 있지만, 저는 지금 그 ‘흐트러진 자신의 모습’을 아주 즐겁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고 토로한다.
‘쿨라이프’ 사이트는 20대 중반에서 30대까지의 직장인을 위한 ‘라이프스타일 몰’을 표방하고 있다. 성공을 꿈꾸는 보통의 젊은 남녀 직장인을 상징화한 ‘Coolman’과 ‘Coolwoman’을 설정, 그들을 위한 직장에서의 성공사례, 커리어 교육, 새로운 트렌드, 생활문화정보 등을 소개한다. 이 사이트에서도 상당수의 젊은 직장인들이 사람을 찾습니다, 화끈하게 말하기, 세상사는 이야기 등의 주제별 토론방을 통해서 고충을 풀어내고 있다.
매일같이 사이트에 들르는 이들이 늘어나다 보니 일명 ‘도배맨’(게시판에 글을 잔뜩 올려놓아 마치 벽면을 ‘도배’한 것처럼 만드는 사람)도 등장한다.
“한때는 한 화면에 제 글이 몇 개씩 실려 있기도 하고, 출근부에 도배를 한다는 이야기도 들었는데, 지금은 저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함께 도배를 하더군요. 하하, 이것도 일종의 ‘병’입니다. ‘김대리 집착병’. 그래도 참 보기좋은 현상이라고 느껴지네요.”(김대리 사이트의 ID ‘맥주병’)
사이버에서 만난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새로운 동호회를 만들어 결속력을 다지는가 하면 온라인에서의 만남을 오프라인(off-line)으로까지 발전시켜 퇴근후 술 한 잔을 기울이는 모임을 만드는 경우도 많이 눈에 띈다.
직장인 사이트의 이야기마당 중 한 코너인 ‘출근부 게시판’. ‘붕개 한 번 합시다’라는 메시지가 떴다. ‘리얼 스페이스’에서의 만남, 일명 ‘번개 모임’ 특명이 내린 것이다. 번개장소로 약속된 종로2가의 대형 레스토랑. 서로 눈치를 살피며 머뭇거리던 직장인 몇 사람들이 “혹시 번개모임?”이란 물음으로 인사말을 주고받으며 자리를 잡는다.
주최자가 나서서 자기소개를 하고, 이어서 자기소개 시간이 시작된다. 본명과 ID, 직업과 나이, 간단한 인사를 덧붙이며 자신을 소개할 때마다 “아, 바로 비비안허님~” “어떤 분인지 정말 궁금했어요. 어사님” 등의 감탄사가 따른다.
직장인 사이트의 첫 번개모임에 참여한 직장인들은 70여명. PC통신이나 여타 인터넷 사이트의 첫 번째 번개모임에 비해 많은 인원이 모인 편이다. 연령 구성은 20대 초반이 15%, 후반이 35%, 30대가 40%, 40대가 10%.
인터넷 세상에서의 사이버 만남을 통해 이미 ‘동시대 직장인’이라는 공감대를 쌓아둔 터라 분위기가 썩 화기애애하다. 술자리는 2차 3차로 이어지고, 이탈자는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자정을 5분 앞둔 시각, 참가자 중 최고 연장자인 아이디 ‘rapture’(디자이너·남·45)가 나서서 “직장, 직장, 파이팅! 야!”라는 구호 외치기를 제의한다. 모두들 기꺼이 손을 내밀어 힘차게 외친다. 그제서야 다음 만남을 기약하며 아쉬운 이별을 한다.
샐러리맨 사이트의 인터넷기획팀 안한석팀장은 “직장인 번개모임이 아직까지는 단순친목 차원에 머물러 있지만 의미와 테마가 있는 모임을 통한 새로운 방향전환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한다.
직장인들은 이같은 사이버 커뮤니티 활동을 통해 회사에서 업무나 상사-동료 등과의 인간관계로 인해 쌓이는 스트레스와 일상의 고민을 사이버상에 솔직하게 털어놓음으로써 마음의 위안을 찾고 있다. 또한 이들 사이트는 단순한 ‘사이버 휴식공간’의 개념을 뛰어넘어 직장생활에 필요한 갖가지 알짜정보까지 제공, 자기발전을 도와주는 ‘재충전 공간’ 역할도 하고 있다.
신경정신과 전문의 정혜신박사(‘마음과 마음’ 원장)는 이같은 온라인상의 커뮤니케이션 붐에 대해 “회사 동료와의 사적인 대화가 언제 어디서 불이익으로 돌아올지 모른다는 불안한 세태를 일부 반영한 것”으로 분석한다. 나를 모르는 익명의 절대 다수에게 답답한 속을 털어놓음으로써 위안을 찾으려는 욕구 때문이라는 것.
“그러나 이같은 간접적 만남의 패턴이 반복되다 보면 어느 순간 공허함을 느끼고, 새로운 스트레스의 원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습니다. ‘번개 모임’ 등의 현실적 만남은 그러한 상황에 대한 일종의 보완책이 될 수도 있죠. 그러나 그 역시 컴퓨터 모니터 앞에서 가졌던 환상이 깨질 때 느껴지는 상실감 등의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사이버 커뮤니티는 현실의 문제를 피해 몸을 숨길 수 있는 ‘도피처’도, 실생활에서 부딪치는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해 주는 ‘만능해결사’도 아니다. 이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적절한 선에서 사이버 커뮤니티 활동을 즐긴다면 직장생활에 새로운 활력을 불러일으키는 긍정적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샐러리맨들이 서로의 애환과 각종 정보를 나누고 스트레스도 풀 수 있도록 해주는 인터넷 사이트가 직장인들로부터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직장인(www.salaryman.co.kr 혹은 www. sman.co.kr), 쿨라이프(www.cool life.co.kr), 김대리(www.kimdaeri. co.kr) 등이 바로 그것으로 대부분 20, 30대 직장인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직장인 전용 사이트다.
“사이버 출근부에 도장부터”
이들 사이트가 집중적으로 개설된 것은 지난해의 일. 이후로 대략 반년이 지난 지금까지 각 사이트를 방문한 샐러리맨들의 숫자는 20만~30만명을 헤아리며, 지금도 매일 2500~3000명이 다녀가고 있다. 직장인들이 주로 방문해 글을 올리는 시간은 점심시간이나 퇴근무렵. 아예 회사에 출근하자마자 각 사이트에 들어와 사이버상의 ‘출근부’에 도장을 찍는 샐러리맨들도 많다.
쿨라이프를 즐겨 찾는 임수정씨(㈜시공테크 인테리어디자이너)는 주변의 눈치를 보지 않고 마음놓고 ‘출근부’에 도장을 찍기 위해 출근을 1시간 빨리 하기도 한다고.
“업무상 인터넷을 이용한 자료찾기 작업을 많이 하거든요. 우연히 접하게 된 쿨라이프 사이트를 몇 번 방문하다보니 이제는 하루라도 들어가지 않으면 뭔가 중요한 일을 빼먹은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업무 중 기분 상하는 일이 생기거나 공연히 울적해지면 수시로 들어가서 울분을 토해야 진정이 될 정도죠. 부모님이나 친구들, 또는 동료들에게는 털어놓지 못할 고민이나 여러 가지 생각들을 마음 편하게 털어놓을 수 있어서 좋아요.”
‘샐러리맨’ 사이트의 경우 직장인들이 그날 그날의 애환을 나누는 대화방 ‘토크박스’의 열기가 뜨겁다. ‘사람에게 외침’난을 통해 직장상사나 동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속시원히 털어놓거나, 다른 직장인이 쓴 글을 통해 위로받고 해결책을 함께 논하기도 한다. 사회와 제도 전반에 걸친 각종 불만, 하소연 등은 ‘사회로의 외침’ 코너에, 업종에 따른 자신의 경험담이나 고충은 ‘사람들 이야기’에 털어놓는다. ‘사랑이야기’ 코너에서는 첫사랑의 추억이나 결혼을 앞둔 미혼 직장인들의 고민과 기대, 연인과 부부간의 사랑과 갈등 등을 솔직하게 이야기하며 자문한다.
직장에서 말단 실무자인 샐러리맨의 상징적인 직급을 표현한 이름으로 개설된 ‘김대리’ 사이트는 말단 샐러리맨의 ‘사이버쉼터’를 자청하고 있다. 김대리 사이트의 운영대표자 배형진씨는 “가장 ‘일복’이 많은 20, 30대 직장인들이 함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사이트를 개설했다. 직장인들의 한숨과 애환을 풀어주는 ‘대리의 영원한 대변인’ 역할을 사이버에서 담당하고 싶다”고 말한다.
이 사이트는 상사로부터 싫은 소리를 들었을 때 이를 반박하는 ‘니나 잘해’, 벤처회사를 창업한 동료에 비해 상대적으로 얄팍한 월급봉투에 얽힌 사연을 소개하는 ‘내 쥐꼬리’ 등 코믹한 이름의 게시판과 각종 동호회를 통한 커뮤니티(공동체) 기능을 자랑한다.
김대리 사이트의 마니아인 ID ‘어설픈 터프’는 “이곳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모두 가족같이 느껴지기 때문에 하루라도 그냥 지나쳐버리지 않게 됩니다. 직장생활과 가정생활 외에 또하나의 활동공간이 생김으로 해서 스스로의 모습이 흐트러진 느낌은 있지만, 저는 지금 그 ‘흐트러진 자신의 모습’을 아주 즐겁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고 토로한다.
‘쿨라이프’ 사이트는 20대 중반에서 30대까지의 직장인을 위한 ‘라이프스타일 몰’을 표방하고 있다. 성공을 꿈꾸는 보통의 젊은 남녀 직장인을 상징화한 ‘Coolman’과 ‘Coolwoman’을 설정, 그들을 위한 직장에서의 성공사례, 커리어 교육, 새로운 트렌드, 생활문화정보 등을 소개한다. 이 사이트에서도 상당수의 젊은 직장인들이 사람을 찾습니다, 화끈하게 말하기, 세상사는 이야기 등의 주제별 토론방을 통해서 고충을 풀어내고 있다.
매일같이 사이트에 들르는 이들이 늘어나다 보니 일명 ‘도배맨’(게시판에 글을 잔뜩 올려놓아 마치 벽면을 ‘도배’한 것처럼 만드는 사람)도 등장한다.
“한때는 한 화면에 제 글이 몇 개씩 실려 있기도 하고, 출근부에 도배를 한다는 이야기도 들었는데, 지금은 저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함께 도배를 하더군요. 하하, 이것도 일종의 ‘병’입니다. ‘김대리 집착병’. 그래도 참 보기좋은 현상이라고 느껴지네요.”(김대리 사이트의 ID ‘맥주병’)
사이버에서 만난 회원들이 자발적으로 새로운 동호회를 만들어 결속력을 다지는가 하면 온라인에서의 만남을 오프라인(off-line)으로까지 발전시켜 퇴근후 술 한 잔을 기울이는 모임을 만드는 경우도 많이 눈에 띈다.
직장인 사이트의 이야기마당 중 한 코너인 ‘출근부 게시판’. ‘붕개 한 번 합시다’라는 메시지가 떴다. ‘리얼 스페이스’에서의 만남, 일명 ‘번개 모임’ 특명이 내린 것이다. 번개장소로 약속된 종로2가의 대형 레스토랑. 서로 눈치를 살피며 머뭇거리던 직장인 몇 사람들이 “혹시 번개모임?”이란 물음으로 인사말을 주고받으며 자리를 잡는다.
주최자가 나서서 자기소개를 하고, 이어서 자기소개 시간이 시작된다. 본명과 ID, 직업과 나이, 간단한 인사를 덧붙이며 자신을 소개할 때마다 “아, 바로 비비안허님~” “어떤 분인지 정말 궁금했어요. 어사님” 등의 감탄사가 따른다.
직장인 사이트의 첫 번개모임에 참여한 직장인들은 70여명. PC통신이나 여타 인터넷 사이트의 첫 번째 번개모임에 비해 많은 인원이 모인 편이다. 연령 구성은 20대 초반이 15%, 후반이 35%, 30대가 40%, 40대가 10%.
인터넷 세상에서의 사이버 만남을 통해 이미 ‘동시대 직장인’이라는 공감대를 쌓아둔 터라 분위기가 썩 화기애애하다. 술자리는 2차 3차로 이어지고, 이탈자는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자정을 5분 앞둔 시각, 참가자 중 최고 연장자인 아이디 ‘rapture’(디자이너·남·45)가 나서서 “직장, 직장, 파이팅! 야!”라는 구호 외치기를 제의한다. 모두들 기꺼이 손을 내밀어 힘차게 외친다. 그제서야 다음 만남을 기약하며 아쉬운 이별을 한다.
샐러리맨 사이트의 인터넷기획팀 안한석팀장은 “직장인 번개모임이 아직까지는 단순친목 차원에 머물러 있지만 의미와 테마가 있는 모임을 통한 새로운 방향전환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한다.
직장인들은 이같은 사이버 커뮤니티 활동을 통해 회사에서 업무나 상사-동료 등과의 인간관계로 인해 쌓이는 스트레스와 일상의 고민을 사이버상에 솔직하게 털어놓음으로써 마음의 위안을 찾고 있다. 또한 이들 사이트는 단순한 ‘사이버 휴식공간’의 개념을 뛰어넘어 직장생활에 필요한 갖가지 알짜정보까지 제공, 자기발전을 도와주는 ‘재충전 공간’ 역할도 하고 있다.
신경정신과 전문의 정혜신박사(‘마음과 마음’ 원장)는 이같은 온라인상의 커뮤니케이션 붐에 대해 “회사 동료와의 사적인 대화가 언제 어디서 불이익으로 돌아올지 모른다는 불안한 세태를 일부 반영한 것”으로 분석한다. 나를 모르는 익명의 절대 다수에게 답답한 속을 털어놓음으로써 위안을 찾으려는 욕구 때문이라는 것.
“그러나 이같은 간접적 만남의 패턴이 반복되다 보면 어느 순간 공허함을 느끼고, 새로운 스트레스의 원인으로 작용할 우려가 있습니다. ‘번개 모임’ 등의 현실적 만남은 그러한 상황에 대한 일종의 보완책이 될 수도 있죠. 그러나 그 역시 컴퓨터 모니터 앞에서 가졌던 환상이 깨질 때 느껴지는 상실감 등의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사이버 커뮤니티는 현실의 문제를 피해 몸을 숨길 수 있는 ‘도피처’도, 실생활에서 부딪치는 문제를 실질적으로 해결해 주는 ‘만능해결사’도 아니다. 이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적절한 선에서 사이버 커뮤니티 활동을 즐긴다면 직장생활에 새로운 활력을 불러일으키는 긍정적 효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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