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미국 3배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 종목을 매수하는 ‘무한매수법’을 개발한 라오어 씨. [홍중식 기자]
무한매수법은 미국 3배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를 매일 종가예약(LOC)으로 지속적으로 매수하고, 평단가보다 10% 높은 지정매도예약을 걸어 수익을 실현하는 투자법이다. 즉 종목을 분석하거나 매수 가격과 매도 가격을 고민할 필요가 없다. 라오어 씨는 “무한매수법으로 투자하면 매수 및 매도 타이밍을 따질 필요가 없고, 차트 분석에 시간을 쏟지 않아도 된다. 그뿐 아니라 매도를 통해 최대 연 20%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말한다.
라오어 씨는 비트코인에 투자하던 중 불현듯 떠오른 분할매수법으로 1년 여 전 월평균 수익 2000만 원을 실현하고 있다. 서울대 공대 출신으로 대치동에서 수학강사를 하다 현재 의료계에 재직 중인 40대 초반의 평범한 가장 라오어 씨를 6월 9일 실명을 공개하지 않고 마스크를 착용한 채 인터뷰한다는 조건으로 만났다.
서학개미 사이에서 무한매수법이 화제다. 개발 계기는?
“비트코인에 투자하면서 한때 발생한 수익이 실현되지도 못한 채 거품처럼 사라지는 경험을 숱하게 했다. 비트코인 투자로 큰 손해를 본 후 이동평균선을 살펴보다 ‘이 지점에서 분할매수를 했다면 지금쯤 반등해 수익이 발생했겠구나’ 하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그 일을 계기로 분할매수 방법으로 비트코인에 투자하면서 수익 실현 연습을 했다. 지난해부터 본격적으로 분할매수법을 통해 미국주식에 투자하기 시작했다.”
미국 3배 레버리지 ETF 정액 매수
왜 미국주식인가.“미국주식에는 3배 레버리지 종목이 있다. 한국주식은 2배 레버리지까지만 있다. 3배 레버리지가 없어 적용하기 힘들다.”
3배 레버리지 종목은 위험성이 크지 않나.
“상승할 때도, 하락할 때도 3배가 적용돼 변동성이 큰 3배 레버리지 ETF는 고위험 상품으로 부정적 시선이 많다. 하지만 큰 변동성을 역이용하면 저점 매수 기회가 된다. 2015년부터 2020년 말까지 다양한 3배 레버리지 종목의 무한매수법 백테스트를 시행한 결과 평균 10% 넘는 수익이 발생했다.”
무한매수법을 구체적으로 설명해달라.
“원금을 40분할한 금액으로 매일 3배 레버리지 ETF 종목을 매수하는 투자 방법이다. 이때 원금이 1000만 원이라면 40분할한 25만 원으로 2주 이상 살 수 있는 종목을 선택해야 한다. 이후 매일 25만 원으로 같은 종목을 종가매수예약으로 매수한다.”
매수 방법은?
“첫날은 장중 아무 때나 한 주를 매수한다. 둘째 날부터는 절반은 현재 평단가로 매수 주문을 걸고, 나머지 절반은 시중가의 10~15% 높은 금액으로 LOC매수 예약한다. 만약 장중 주가가 평단가보다 낮을 경우에는 전량 매수해도 된다.”
핵심은 변동성인 것 같다.
“무한매수법은 계속해서 주가가 변동하는, 그러니까 변동성 자체에서 수익을 뽑아내는 투자법이다. 변동성이 큰 종목을 꾸준히 매수해 평단가를 낮추고 반등했을 때 수익을 실현하는 것이다. 3배 레버리지라 반등 폭도 크다.”
핵심은 변동성
왜 40분할인가.“3배 레버리지 ETF 과거 데이터를 바탕으로 다양한 종목을 다양한 횟수로 분할투자하는 백테스트를 해봤다. 그 결과 종목을 아울러 수익률 10%에 근접할 수 있는 횟수가 40회였다. 물론 모든 종목이 40분할로 가장 좋은 결과를 얻는 것은 아니다.”
시드머니는 어느 정도 필요한가.
“하루 2주 이상씩 매수해야 하는데, TQQQ의 경우 1주에 현재 110달러 정도이므로 첫 매수 금액이 25만 원가량 필요하다. 40일을 매수한다고 생각하면 1000만 원이 필요한 것이다. 가격이 낮은 종목이라면 그 이하 금액으로도 가능하다.”
매도 방법은?
“매수 시작과 동시에 매일 평단가 대비 10% 높은 가격에 지정가매도를 걸어둔다. 프리장에 지정가매도를 걸어두면 본장이 끝날 때까지 주문이 유지된다.”
매도 기준을 수익률 10%로 정한 이유는?
“사실 종목마다 수익률이 더 높을 수도 있고, 낮을 수도 있다. 하지만 백테스트 결과 다양한 종목을 아우르는 수익률이 10%로 나타났다.”
40거래일 동안 매수했는데 10% 수익이 나지 않으면?
“그런 경우는 백테스트 결과 1년에 1~2회밖에 나오지 않을 만큼 드물다. 바꿔 말하면 다른 투자는 전부 수익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10% 수익권에 도달하지 않더라도 수익권이면 모두 매도하라. 만약 여유자금이 있는데 수익률이 마이너스라면 매도하고 세컨드 계좌를 만들어 리셋 투자하라고 권한다. 40거래일 동안 수익이 발생하지 않았다면 그동안 지속적인 하락장이었다는 뜻으로, 낮은 지점에서 다시 무한매수법을 시작하게 돼 곧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
1990년 말~ 2000년 초 발생한 닷컴버블과 2008년부터 불거진 리먼브라더스 사태 같은 역대급 금융위기에도 무한매수법이 통할까. 물론 아니다. 대세 하락장에서는 손실을 본다는 얘기다. 라오어 씨는 “그 당시와 달리 금융법이 개선돼 이런 사태가 다시 오긴 힘들 것으로 생각한다”며 “2018년 말과 2020년 3월 하락장에서는 수익률 10%까지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무한매수법이 통했다”고 말했다. 지난해 2~4분기와 같은 대세상승장에서는 중간 중간 매도하는 무한매수법보다 장기투자 수익률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3배 레버리지 추천 종목은
“나스닥 상위 100개 기업을 모은 ETF ‘TQQQ’와 반도체 관련 기업을 모은 ETF ‘SOXL’이다. 미국 경제성장에 기대어 장기 상승이 가능한 종목들이다. 변동성과 장기 상승을 모두 노릴 수 있다고 본다. 단, 큰돈이 있다면 한 종목에 모두 투자하지는 마라.”
큰돈 기준은?
“1억 원 이상이다. 시드머니가 1억 원 이상이면 최소 10종목 이상 무한 매수하길 권한다. 10종목은 바이오, 반도체, 경기민감주 등 다양한 섹터로 분산하는 것이 좋다. 분산투자를 하면 상승과 하락 흐름이 달라 어떤 종목이 매도될 때 어떤 종목은 매수가 이어진다. 번갈아가면서 매도가 일어나 이상적으로 수익 실현을 할 수 있다.”
월 2% 수익 가능
무한매수법 수익률은?“내 경우 월평균 2% 이상이다. ‘연’이 아니라 ‘월’이다. 사용하지 않은 원금까지 포함해 계산한 수익률이다. 현재 8억 원가량 투자해 월 2000만 원 정도 수익을 내고 있다.”
무한매수법이 실패하는 경우도 있지 않나.
“무한매수법의 단점은 투자하지 않은 현금을 ‘유혹을 뿌리치고’ 갖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원금 1000만 원 중 25만 원으로 첫 매수를 하면 975만 원이 남는데, 그 돈으로 다른 곳에 투자하고 싶은 유혹에 빠져 현금을 소진하는 경우가 많다. 무한매수 종목의 매수가 길어지면 현금 부족으로 매수를 못 해 실패하게 된다.”
무한매수법의 장점은?
“투자하면서 자책감이 들지 않는다는 것이다. 투자하다 보면 내 선택에 대한 후회, 자책이 누적된다. 무한매수법을 시행한 뒤로 그런 감정이 모두 사라졌다. 물론 장중 고점에서 매도했으면 더 큰 수익을 낼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무한매수법을 꾸준히 한 결과 연 20%가량 수익을 내 지금은 동요되지 않는다. 또한 주식투자를 하다 보면 주객이 전도돼 주식에 너무 많은 시간을 쏟게 되는데, 무한매수법은 하루 10분 투자로 의미 있는 수익을 낼 수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다.”
※ 매거진동아 유튜브 채널에서 라오어의 미국 3배레버리지 ETF 무한매수법 A to Z 인터뷰 영상을 시청할 수 있습니다.
한여진 기자
119hotdog@donga.com
안녕하세요. 한여진 기자입니다. 주식 및 암호화폐 시장, 국내외 주요 기업 이슈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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