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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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단테 “테슬라·삼성전자 샀다면 이 종목도 매수해보세요”

올웨더 투자법… “시장 예측은 대부분 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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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진렬 기자

    display@donga.com

    입력2021-01-26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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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희망을 주는 말을 기대했나요? 현실을 이야기해 죄송합니다.” 

    유튜버 김단테로 유명한 김동주 이루다투자일임 대표의 말이다. 김 대표는 2011년 소셜커머스 스타트업 로티플을 창업했다. 같은 해 로티플은 카카오에 인수됐다. 매각 대금으로 받은 카카오 주식이 급등하면서 김 대표 인생이 바뀌었다. 금융 전문가에게 자산을 맡겼으나 수익률이 기대에 미치지 않았다. 투자업에 뛰어든 이유다. 지난해 ‘절대수익 투자법칙’을 출간해 올웨더(All Weather) 투자를 전했고, 이루다투자일임 대표를 맡아 올웨더 방식으로 고객 자산을 운용하고 있다. 유튜브 채널 ‘내일은 투자왕 - 김단테’를 운영하며 매달 수익률을 공개한다. 1월 20일 기준 구독자가 16만6000명을 넘어섰다. 김 대표는 “최근 연평균 수익률이 20%가량 나왔다. 특수한 경우다. 장기적으로는 5~10% 수준으로 회귀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1월 19일 경기 성남시 이루다투자일임 사무실에서 김 대표를 만나 올웨더 투자법에 대해 물었다.


    “한 번만 미끄러져도 자산 박살 난다”

    지난해를 기점으로 코스피가 급격히 올랐다. 수익률 10% 정도는 쉽게 보는 인식이 만연하다. 

    “과거에도 주가가 여러 번 급등했다. 그때마다 사람들은 ‘주식투자 너무 쉽다’ ‘혹시 내가 주식 천재가 아닐까’라는 반응을 보인다. 이번 역시 마찬가지다. 사람들이 상승장일 때 보이는 전형적 반응이다. 많은 사람이 ‘주식으로 인생을 바꿔보겠다’며 극단적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연평균 수익률 15%를 장기간 유지하면 투자업계에서도 ‘월드 클래스(World Class)’로 불린다. 수익률이 높다는 것은 상당한 리스크를 감당했다는 의미다. 한 번의 미끄러짐으로 자산이 ‘박살’ 날 수 있다.” 



    올웨더 투자법은 정반대로 접근하는 방식이다. 

    “이름 그대로 어떤 날씨에도 문제가 없도록 자산을 운용하는 방법이다. 세계 최대 헤지펀드 운용사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의 투자법이다. 수익 극대화보다 안전성을 중요시한다. 시장을 섣불리 예측하지 않는 게 특징이다. 많은 사람이 주가 등락을 예상하며 자산을 운용한다. 역사가 증명하듯 시장 예측은 대부분 틀린다.” 

    포트폴리오 구성 방식이 궁금하다. 

    “다양한 자산에 분산투자한다. 경기가 좋을 때는 주식을 갖고 있는 편이 유리하다. 경기가 나빠지면 채권이 안전하다. 인플레이션이 발생하면 어떨까. 이 경우 주식과 채권 모두 안전을 담보할 수 없다. 경제 앞날은 아무도 모른다. 시중에 돈이 많이 유통되는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물가 상승을 충분히 우려할 수 있다. 물가 상승분만큼 원리금을 보장해주는 물가연동채와 금을 함께 보유해 인플레이션에 대비하는 것이 올웨더 투자의 기본이다.” 

    김 대표가 추천하는 투자 방식은 △미국 주식 △미국 외 선진국 주식 △신흥국 주식 △원자재 △금 △미국 제로쿠폰 장기채 △물가연동채 △미국회사채 △신흥국 채권 상장지수펀드(ETF)에 분산투자하는 것이다(표 참조). 상관관계가 낮은 자산군에 투자해 리스크를 낮출 수 있다. 연평균 수익률이 10%를 초과하지는 않지만 경제성장률이 급격히 변화하거나 인플레이션이 발생해도 타격을 덜 받는다. 김 대표는 “현실적으로 일반 투자자가 주식 이외의 자산을 다루기는 어렵다. 주식도 종목 간 상관관계를 고려해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개별 종목보다는 인덱스펀드 추천해”

    김동주 이루다투자일임 대표. [박해윤 기자]

    김동주 이루다투자일임 대표. [박해윤 기자]

    삼성전자와 테슬라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두 기업 주식을 보유한 개인투자자는 포트폴리오를 어떻게 관리해야 하나. 

    “삼성전자, 테슬라와 반대 성격을 가진 회사가 어디인지 생각해보라. 테슬라는 기술주, 친환경주 대표주자로 꼽히며 대세로 여겨진다. 상황이 어떻게 급변할지 모른다.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식음료 회사 주식을 보유할 만하다. 식음료 회사는 경기 영향을 덜 받는다. 물론 글로벌 자산운용사 뱅가드의 ETF ‘ VT ’에 투자하는 게 가장 편한 방법이다. VT는 글로벌 주가를 따라가도록 만들어져 리스크가 적다.” 

    시장 동향을 따라가는 ETF인 인덱스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낫다는 말인가. 

    “그렇다. 펀드매니저는 대부분 주가지수 변동 폭보다 낮은 수익률을 낸다. 특정 종목에 집중 투자하면 단기간 시장지수를 이길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실패한다. 특정 종목을 선택하기보다 주가 동향을 따르는 펀드에 투자하기를 권한다.” 

    한국 기업들이 저평가돼 있어 한국 주식시장에만 투자해도 충분하다는 이야기도 많다. 

    “최근 6개월 동향만 보고 하는 말이다. 지난 반년 동안 미국 주식시장보다 한국장이 좋아 이런 주장이 힘을 얻었다. 신만이 특정 해에 어느 국가의 경기가 좋을지 맞힐 수 있다. 자산을 안전하게 운용하고 싶다면 한 마리 말에 베팅해선 안 된다. 여러 말에 베팅해야 한다. 일본과 중국, 이탈리아 등 많은 나라가 아직 고점을 회복하지 못했다. 코스피 역시 3000에 도달하기까지 오래 걸렸다. 

    올웨더 투자법의 가장 큰 장애물은 뭔가. 

    “미국 경제사학자 찰스 킨들버그는 ‘친구들이 부자가 되는 것만큼 내 판단력을 흐리게 만드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 마찬가지 이유로 ETF에 투자한 후 이를 내버려두기는 쉽지 않다. 주가지수 상승률을 따르는 펀드, 즉 패시브펀드의 평균 유지 기간이 18개월이다. 주가지수가 급격히 오르는 지금 같은 때는 사람들이 동요하기 쉽다.” 

    마지막으로 주식투자자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외과의사는 10년 이상 공부해야 수술할 수 있다. 반면 ‘주린이’(주식 초보)는 10분 만에 삼성전자 주식을 살 수 있다. 시장이 늘 지금처럼 좋을 수는 없다. 주식시장에서는 수십 년간 투자 경험이 있는 사람들과 경쟁한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늘 조심해야 한다.”



    최진렬 기자

    최진렬 기자

    안녕하세요. 주간동아 최진렬 기자입니다. 산업계 이슈를 취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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