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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청자는 우선 1층(59.4㎡)을 예쁘게 리모델링하고, 그 집을 기준으로 나머지 세대들도 똑같이 고치고 싶어 했다. 공사 전 집 외관만 봐도 연식이 느껴졌다. 내부를 살펴보니 벽과 천장을 감싸고 있는 오래된 목재 루버(원목을 얇고 긴 평판으로 재단해 일정한 간격을 두고 늘어놓은 내장 목자재)가 가장 눈에 띄었다. 주방가구와 욕실 상태 역시 좋지 못했다. 벽지는 몇 번을 덧붙여 시공한 흔적이 보였고, 그마저도 부실했다.
인테리어를 할 때 중요한 포인트는 그 집의 문제점을 찾아낸 뒤 개선안, 즉 핵심 전략을 세우는 것이다. 집의 문제는 하자일 수도, 보기 싫은 마감일 수도 있다. 특히 오래된 다가구주택이나 단독주택은 인테리어를 진행하기 전 단열, 누수, 결로, 곰팡이, 균열 같은 하자를 꼼꼼히 살펴야 한다. 공사를 감당하기 어렵다고 생각되면 주택 매입 자체를 고려할 필요도 있다. 인테리어를 소프트웨어라고 한다면, 건축은 하드웨어다. 하드웨어가 부실하면 소프트웨어가 아무리 좋아도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한다.
‘막퍼줘 1호집’ 기본 사양
준공 연월 1986년 5월
구분 다가구주택
전용면적과 구조 39.6~59.4㎡ 총 4세대(지하 2세대, 1층 1세대, 2층 1세대)
현장 직접 방문해 공사 예상 비용 산출해야
‘막퍼줘 1호집’ 공사 전 내 · 외부. [사진 제공 · 남경엽]
연식이 오래된 단독주택이나 다가구주택을 리모델링할 때는 골조만 남기고 모조리 철거하는 게 일반적이다. 살릴 만한 기존 마감재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제로 이렇게 하면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 칙칙한 목재 루버를 깔끔하게 변신시키고 좁은 공간을 넓어 보이게 하려면 화이트 컬러 페인팅이 답이다. 거실 천장의 돌출된 부분이나 루버에 독특한 형태가 있어 화이트 컬러로 칠하면 오히려 재미있는 분위기가 연출될 듯했다.
[사진 제공 · 남경엽]
그 결과 ‘막퍼줘 1호집’의 공사는 거실·현관 화이트 도장을 비롯해 도배와 장판, 주방 싱크대, 욕실 전체, 조명(콘센트, 스위치), 기타(현관방화문, 문손잡이, 디지털 도어록)로 결정됐다. 업체들을 직접 방문해 계획했던 공정표대로 가능한지 일정을 조율했다. 그 후 다음과 같은 결과물을 얻었다.
손품과 발품 팔아 적합한 업체 찾아야
‘막퍼줘 1호집’ 공사 후 모습. [사진 제공 · 남경엽]
욕실 벽은 밝은 베이지 컬러로 하고, 바닥은 조금 짙은 그레이 컬러를 선택해 안정감을 줬다. 집 전체적으로 조명은 물론 콘센트, 스위치 위치도 모두 사용하기 편하게 변경했다. 아쉬웠던 점은 바로 거실 전등이었다. 울퉁불퉁한 천장을 철거하고 다시 반듯하게 시공한 뒤 침실등과 같은 사각등을 설치하려 했으나, 예산 부족으로 천장 공사를 할 수 없었다. 궁여지책으로 기존 천장에 맞는 디자인의 조명을 골랐다. 총 공사 기간은 1주일이 걸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