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강다니엘의 인기 열풍은 무서울 정도다. 7월 종영한 서바이벌 프로그램 Mnet ‘프로듀스 101 시즌2’(프듀 시즌2)에서 최종 1위를 기록했던 것 이상의 무언가가 있다. 180cm의 큰 키에 뛰어난 춤 실력, 뽀얀 피부에 해맑은 미소, 순진하면서도 붙임성 있는 성격 등 강다니엘은 여러 이유로 팬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고 있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2년 차 연습생에 불과하던 그는 반년 새 명실공히 ‘스타’가 됐다.
데뷔 전 부산에서 춤으로 유명
비보잉은 몸을 격렬하게 움직이고 근육을 많이 써야 하는 고난도 춤으로, 평범한 중학생이 기본기도 없이 바로 따라 하기에는 무리다. 그래서 강다니엘은 비보잉을 잘 추려고 따로 근육을 만들면서 춤을 배웠다고 한다. 이 강사는 “비보잉에 대한 의욕이 대단했다. 학교를 마치고 오후 5시 학원에 오면 밤 10시 학원 문을 닫을 때까지 춤을 췄다. 집이 같은 방향이라 거의 매일 다니엘과 함께 퇴근했을 정도”라며 그의 열성을 높이 샀다. 또한 이 강사는 강다니엘이 워너원으로 데뷔하고 인기 가도를 달리는 이유가 “누구보다 성실하게 연습한 과거 덕분”이라며 그의 성공을 진심으로 축하했다.
고등학교에서도 춤에 매진했다. 브니엘예고 재학 시절 강다니엘은 현대무용을 전공했는데, 1학년이던 2012년 제49회 고등학교 예능실기대회 무용 부문에서 금상을 받았다. 이 밖에 교내 예술제에도 참가해 두각을 나타내기도 했다. 고교 시절 그를 지켜본 현임숙 브니엘예고 무용부장은 “정말 성실한 학생”으로 기억했다.
“춤을 좋아하는 게 눈에 보일 정도였고, 실력 면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는 학생이었어요. 무용을 계속했어도 성공했을 겁니다. 그만큼 성장 가능성이 높았죠. 대회 준비도 성실하게 했던 걸로 기억나요. 워낙 키가 크고 잘생겨서 기획사와 방송국 등에서 연락이 왔을 정도로 밖에 나가면 확실히 눈에 띄었어요. 선생님들도 ‘강의건’(개명 전 이름) 하면 누군지 다 알 정도로 학교 다닐 때부터 유명인사였죠.”
강다니엘이 데뷔한 후 브니엘예고는 ‘강다니엘 학교’로 불리고 있다. 현 부장은 “재학생들의 자부심이 높아졌다. 교무실로 여기저기서 전화도 많이 온다. 지금도 학교에 다니는 줄 알고 ‘찾아가면 강다니엘 볼 수 있나요’ 하는 전화가 올 때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강다니엘 학생이 춤으로 이름나면서 학교 자체적으로 ‘제1회 브니엘 댄스 콩쿠르’를 개최했는데, 중학생들까지 팀을 이뤄 지원했을 정도로 화제였다. 강다니엘 덕에 학교가 더 유명해져 감사한 마음”이라며 꼭 한번 찾아와주길 희망했다.
학교 밖에서는 무용이 아닌 비보잉으로 이름을 날렸다. 그는 완전무결한 춤을 보여주겠다는 뜻으로 예명을 FLAC(Free Lossless Audio Codec·무손실 압축 오디오 코덱)으로 짓고 활동했다. 강다니엘은 고등학교 2학년 때 학교를 자퇴하고 본격적으로 비보잉에 매진했다. 기본 재능도 있는 데다 남다른 성실함까지 더해져 그는 빠르게 성장했다.
그런 그를 주변에서 그냥 놔두지 않았다. 춤만 추기에는 외모와 끼가 아까웠던 것. 시간이 갈수록 그에게 연예계 데뷔를 권유하는 이가 늘었다. 그를 가르친 이강현 강사 역시 “비율이 좋고 끼도 있어 가수를 해보라고 권유했지만 고등학생 때까지 본인이 가수에 뜻이 없었다. 우연히 강다니엘의 비보잉 동영상을 본 로엔, FNC 등 여러 대형기획사의 제작자들이 먼저 연락을 해왔다. 다니엘이 고심한 끝에 스무 살 때 상경해 MMO엔터테인먼트에서 연습생 생활을 시작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핑크머리 남자애, 23위에서 1위로
이후 강다니엘은 ‘나야 나’ 무대를 준비하면서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 연습생들은 랩, 보컬, 댄스 등 자신의 주무기가 있기 마련. 이에 “랩 잘하는 애한테 보컬을 시키는 건 불공평하다”고 말한 연습생도 있었지만 강다니엘은 “아이돌이라면 무엇이든 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주특기인 랩과 댄스 말고 보컬에 도전해 시청자들로부터 자세가 좋다는 평을 받았다. 또한 B반 연습 과정에서 ‘나야 나’ 안무를 단번에 숙지한 유일한 연습생으로 안무 트레이너의 신뢰를 얻기도 했다. 이를 계기로 강다니엘은 등급 조정 평가에서 A등급으로 올라섰다.
강다니엘이 프듀 시즌2에서 주목받은 건 실력도 실력이지만 인성 때문이다. 다른 연습생들을 챙기고 희생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반듯한 청년’ 이미지로 각인됐다. 특히 연습생 가운데 가장 어린 15세 이우진과 ‘케미’가 좋았다. 강다니엘이 이우진에게 먼저 다가가 다독이고 챙겨주는 모습이 자주 포착됐는데 나중에는 팬들이 강다니엘을 두고 ‘우진애비’라는 별명을 붙였을 정도다. 심지어 경쟁 상대라고 볼 수 있는 이우진이 팀 미션에서 센터 자리에 서자 기뻐하는 얼굴이 카메라에 잡혀 ‘대인배’라는 평도 받았다. 프로그램 후반 이우진이 탈락할 때도 가장 먼저 다가가 안고 달래줘 보는 이를 뭉클하게 했다.
또 계속되는 팀 미션에서 모두가 센터 자리를 염원할 때 강다니엘은 의외로 리더 자리에 욕심을 내며 호감을 샀다. 팀 미션에서 리더는 미션곡의 안무를 빠르게 숙지해 팀원들에게 가르쳐야 하고, 뒤처지는 멤버를 따로 살펴야 하며, 계속되는 연습도 주도적으로 해야 하기에 모두 꺼리는 자리였다. 그러나 강다니엘은 방송에서 “리더는 귀찮은 일을 떠맡아 하는 자리라 생각했지만 남을 위해 희생하고 챙겨주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고 말했다. 결과적으로 팀 내 순위는 5위로 떨어졌지만 오히려 팬은 더 늘어 방송 이후 순위가 12위에서 5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프듀 시즌2에서 팀 미션이 4번 있었는데 강다니엘의 팔색조 면모를 보여준 것은 콘셉트 평가곡 ‘열어줘’였다. 연습 과정에서 팀원 8명이 탈락하고, 남은 4명을 포함한 새 팀원들과 안무를 다시 익히며 센터를 교체하는 등 어려움이 있었지만 강다니엘은 여기서도 앞장서 팀을 이끌었다. 결국 무대에서 섹시하면서도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보여 경쟁 팀을 제치고 1등을 했다.
특히 이 미션에서 안무 중간에 허벅지를 한 손으로 쓸어올리는 모습은 20, 30대 여성의 마음을 저격해 한동안 꽤 화제가 됐다. 이후 강다니엘은 월등한 실력과 꾸준하게 열심히 하는 모습, 무대 아래에서 밝은 미소 등 매력을 한껏 발산해 내내 10위권 안에 들었다. 결국 157만8837표를 얻어 최종 1위로 데뷔조에 들었다.
20, 30대 여심 홀려…화제성도 1위
실제로 20~40대 여성이 주로 활동하는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맘카페마다 강다니엘을 검색하며 덕밍아웃(‘덕후’와 ‘커밍아웃’을 합한 신조어)을 하는 이가 꽤 있다. 최근 한 맘카페에는 ‘강다니엘에게 어떤 매력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각양각색의 대답이 올라왔다. 이들은 주로 외모가 훌륭하다고 평가했는데 ‘몸은 상남자인데 얼굴은 귀여운 면이 있다. 웃을 땐 강아지, 무표정할 땐 고양이 같다’며 이중적인 면모를 칭찬했다. 또한 인성이나 태도에 대해서도 입을 모아 칭찬하며 ‘배려심 많고 예의 바르며 순수한 모습이 이 시대 여성이 원하는 이상형’이라고 평했다.
이러한 평가 덕에 강다니엘은 홀로 광고를 촬영하기도 했다. 9월 보디제품을 생산하는 중소기업 ‘씽크네이처’는 최근 강다니엘을 단독 모델로 발탁했다. 박지혜 씽크네이처 홍보팀 대리는 “에너지 넘치면서도 순수한 모습이 브랜드 이미지와 가장 잘 맞을 것이라는 판단에 모델로 발탁하게 됐다”고 밝혔다.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박 대리는 “강다니엘 사진이 들어간 단독 패키지 구성을 드러그 스토어에 입점해 판매하는데 진열하는 족족 완판되고 있다. 아무래도 사진과 이름이 들어가 있어 팬들은 굿즈로 인식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제품 관련 문의를 비롯해 황당한 전화도 많이 걸려오고 있다고 한다. 그는 “실물 크기의 등신대를 설치해뒀는데 ‘돈을 줄 테니 팔라’는 전화가 상당히 많이 온다. 회사 관계자들이 처음에는 당황스러워했지만 그만큼 반응이 좋다는 뜻이니 이제는 모두 흐뭇해한다”고 말했다.
확실히 강다니엘은 광고주들의 이목을 끌고 있다. 한국기업평판연구소가 공개한 9월 남자 광고모델 브랜드 평판 조사 결과에서 강다니엘은 3위 박보검을 제치고 2위에 이름을 올렸다. 1위는 이상민이었다. 10위권에 든 아이돌그룹 멤버는 강다니엘이 유일했다. 30위권까지 살펴봐도 25위 임시완을 제외하고 아이돌 출신은 없었다. 강다니엘은 광고주들의 러브콜을 한 몸에 받는 대세로 입증된 셈이다.
강다니엘은 방송에서도 흥행 보증수표로 통한다. 8월 워너원 데뷔 이후 종합편성채널뿐 아니라 지상파 예능프로그램까지 섭렵하며 더욱 인기를 얻고 있다. 특히 MBC 파일럿 예능프로그램 ‘이불 밖은 위험해’에서 그의 실제 생활이 드러나 반향을 일으켰다. 키가 180cm에 이르지만 벌레를 무서워하고, 젤리를 손에서 놓지 않으며, 씻지도 않은 채 게임에 몰두하는 등 ‘등짝 스매싱’을 부르는 아들 같은 귀여운 면모를 드러냈다. 그러면서 같은 방을 쓰게 된 가요계 선배 EXO(엑소)의 시우민과 브로맨스를 선보였다.
워너원 해체해도 성공할 것
강다니엘은 방송 활동과 광고 촬영 등으로 바쁘게 지내는 와중에도 11월 13일 컴백하는 워너원의 앨범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워너원은 1년 5개월간 한시적으로 활동한 뒤 2019년이면 해체한다. 이변이 없는 한 워너원이 해체돼도 강다니엘의 미래는 탄탄대로일 것으로 전망된다.전문가들 또한 워너원 해체 후 강다니엘을 비롯한 멤버들의 인기가 프듀 시즌1 아이오아이(I.O.I)의 경우와는 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현재 활동 범위와 시장 반응이 방증한다고. 미묘 ‘아이돌로지’ 편집장은 “지난해 프듀 시즌1의 아이오아이를 지상파에선 거의 받아주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은 지상파 3사가 강다니엘을 비롯한 워너원 멤버들을 적극적으로 출연시키고 있다. 워너원은 해체돼도 멤버들은 성공할 것”이라고 긍정적인 분석을 내놓았다. 그렇다면 강다니엘은 솔로로 성공할 수 있을까. 미묘 편집장은 이에 대해서는 신중하게 답했다. 그는 “시장 자체가 솔로가수 선호도가 낮다. 그래서 그룹으로 활동하면서 솔로로 잠깐 활동하는 식이다. 아무래도 그룹 파급력이 있기 때문에 강다니엘 또한 워너원 해체 후 그룹으로 나올 공산이 크다. 지금 강다니엘의 인기를 감안하면 그룹과 솔로 활동을 병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터뷰 | SBS ‘런닝맨’ 정철민 PD가 본 강다니엘 ‘속 깊고 겸손, 미래가 기대되는 친구’
그만큼 강다니엘이 대세임이 입증된 셈이다. 정철민 ‘런닝맨’ PD는 “시청자 게시판에 ‘왜 워너원을 섭외하지 않느냐’는 문의 글이 계속 올라왔다. 그러던 중 촬영 시기와 콘셉트 등 여러 면에서 맞아떨어지는 강다니엘을 섭외하게 됐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그에게 촬영하면서 지켜본 강다니엘에 대해 물었다.
▼강다니엘 홀로 섭외한 이유는 무엇인가.
“워너원 멤버 한 명 한 명의 팬덤이 어마어마하기 때문에 함부로 말하기 곤란하다.(웃음) 그동안 ‘런닝맨’에 아이돌그룹이 완전체로 나온 경우는 거의 없다. 워너원이 지금 이슈가 많이 되고 있지만 ‘런닝맨’은 뛰고 달리는 게 대부분인 프로그램이라 그것에 잘 맞는 멤버를 섭외할 필요가 있다. 워너원 멤버 가운데 강다니엘은 지지하는 팬층의 연령대가 넓고 이슈도 되고 있어 섭외했다.”
▼촬영 당시 강다니엘의 모습은 어땠나. 고정 출연자들과 잘 어울렸는지.
“유재석을 비롯한 고정 멤버들이 강다니엘이 나오기 전부터 언급했을 정도로 그의 출연을 반겼다. 사실 워낙 인기가 많다고 들었기 때문에 선입견도 좀 있었는데, 직접 만나보니 겸손하고 착하고 맑다는 생각이 들었다. 수줍어하면서도 고정 멤버들에게 먼저 다가가는 등 사교성도 있어 보기 좋았다. 점심도 현장에서 같이 먹었는데 이야기를 나눠보니 편한 동생 같은 느낌이 들었다.”
▼가수 준비를 했던 연습생이라 예능프로그램에서는 어떤 평가를 받는지 궁금하다.
“신인이다 보니 긴장하는 건 있었는데 멘트를 치고 들어오는 모습이나 고정 멤버들에게 스스럼없이 다가가는 자세 등 노력하는 모습이 보였다. 함께 출연한 노사연에게 적극적으로 응하다가도 적절하게 자제하는 모습을 보고 ‘예능감이 있는 친구구나’라고 느꼈다. 본인도 자신의 말 한 마디, 행동 하나가 얼마나 파급력이 있는지 아는 듯했다. 괜히 여자 게스트에게 말을 잘못했다 피해를 줄까 봐 조절하는 느낌이었다. 배려심이 느껴졌다.”
▼PD들은 대성할 스타를 미리 알아본다고 하는데 강다니엘은 어떤가.
“지금 이미 스타라 나중에 잘될 것 같다는 말이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웃음) 그런데 밥을 먹으면서 이야기를 나눠보니 스스로도 현재 상황을 잘 인지하고 있더라. ‘연습생 생활을 2년밖에 하지 않았는데 운 좋게 인기가 많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지금 인기에 굉장히 감사해하면서도 예의를 갖추는 모습이 보였다. 그런 면에서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친구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