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0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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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日 후쿠시마 원전 사고 사망자가 1368명?

文 대통령, 일본 신문 잘못 인용…피폭 사망자 한 명도 없어

  • 이정훈 기자 hoon@donga.com

    입력2017-07-03 10:3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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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은 6월 19일 경북 월성 고리 1호기 영구 정지 행사에 참석해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2016년 3월 기준으로 총 1368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를 ‘탈핵 정책’의 근거로 들었다.

    하지만 이는 일본 신문을 잘못 인용한 것으로 밝혀졌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숨진 이는 대지진과 지진해일(쓰나미)이 일어난 2011년 3월 11일 2명뿐이다. 게다가 이들은 방사능 과다 피폭으로 숨지지 않았다. 대지진과 함께 온 초대형 쓰나미가 빠져나간 사고 당일 시신으로 발견됐다. 방사능 과다 피폭을 유발할 수 있는 수소폭발은 그다음 날(12일) 일어났으니 방사능 때문에 숨진 것은 아니다.



    피난생활하다 숨진 이를 피폭으로 숨졌다?

    수소폭발로 방사능이 누출되자 후쿠시마 원전 직원들은 대피했다 방호 장비를 갖춘 뒤 다시 나와 대응했다. 주변에 살던 주민들은 긴급히 소개됐다. 이 때문에 방사능에 피폭된 이는 대부분 작업에 투입된 직원들이었다. 그러나 방호 장비를 갖추고 있었고 일정 시간 이하만 작업해 허용치 이하로만 피폭됐기에 아직까지 문제가 없다.

    문제가 된 후쿠시마 제1발전소는 격납용기가 터진 것이 아니라, 구멍이 나는 형태로 파괴됐다. 용기가 터져 방사능 물질이 일거에 나왔더라면 방사능 농도가 급상승했을 텐데 구멍으로 천천히 나와 대기를 따라 흩어졌기 때문에 농도가 크게 높지는 않았다. 



    일본 당국은 사고 직후 주민들을 안전지역으로 대피시켰다. 후쿠시마 제1발전소에서 먼 곳에 살다 피난한 이들은 비교적 일찍 집으로 돌아갔으나 가까운 지역 주민들은 아직도 피난생활을 하고 있다. 주민 중에는 고령자가 많았고 객지의 불편함까지 더해져 차츰 사망자가 나왔다. 그때마다 검시(檢屍)가 이뤄졌지만 사인(死因)이 방사능 과다 피폭인 경우는 한 건도 없었다. 지난해 3월 6일자 ‘도쿄(東京)신문’이 이들의 힘겨운 피난살이를 보도했다. 이 신문은 지금도 9만9000여 명이 객지생활을 하고 있는데, 당시 건강이나 질병 악화로 죽은 이가 1368명이라고 적었다.

    문 대통령은 이 숫자를 인용해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1368명이 숨졌다고 연설했다. 공식적인 조사가 아니고 객지생활을 하다 숨진 숫자를 밝힌 것인데,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숨진 듯이 연설한 것이다. 그리고 “설계수명이 다한 원전 가동을 연장하는 것은 선령(船齡)을 연장한 세월호와 같다”고도 연설했다.

    그러자 국내 원자력계가 술렁거렸다. 일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일본 ‘전기신문’의 에비 고스케 기자는 바로 필자에게 ‘한국 대통령이 인용한 통계는 명백히 틀렸다. 도쿄신문 보도를 잘못 인용했다. 문 대통령께서는 설계수명과 계속운전에 대해서도 잘못 이해하고 있다’며 장문의 e메일을 보내왔다. 국내 원자력계에서도 계속운전에 들어간 원전을 세월호에 비유한 것은 이해가 불충분해서라는 얘기가 나왔다.

    문 대통령은 6월 27일 취임 후 첫 국무회의를 열고 신고리 5, 6호기 공사를 일시 중단하고 3개월 동안 일반인 위주의 시민배심원단으로 공론화위원회를 만들어 건설 진행 및 중단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안을 통과시켰다. 신고리 5, 6호기는 현재 1조6000억 원이 투입돼 공정이 28.8% 진행된 상태다.

    새 정부는 6월 22일 일본 외무성이 주일 한국대사관을 통해 문 대통령이 연설에 인용한 수치가 잘못됐다며 유감의 뜻을 전해온 것에 대해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런데 신고리 5, 6호기 건설 중단을 결정한 27일 일본 지지(時事)통신이 이를 보도하자 비로소 움직였다. 문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출국하는 날(28일) 청와대 관계자들이 출입기자들을 만나 설명하는 간담회(백브리핑)를 가졌다.



    “의사 밉다고 진료를 일반인에게 맡기나”

    그러나 새 정부의 탈핵 정책과 관련해 비판이 쏟아졌다. “의사가 밉다고 환자 진료를 일반인에게 맡기는 것은 전형적인 포퓰리즘이다” “왜 2조 원 가까운 돈을 생매장하느냐” “전력 문제에 대한 장기적 대책은 있느냐” 등 반발이 나오자 ‘드디어’ 한 발 물러섰다. 공론화위원회에 전문가를 참여케 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청와대에서 탈핵을 추진하는 이는 환경문제 등을 다루는 김수현 대통령비서실 사회수석비서관으로 알려져 있다. 원전을 포함한 에너지 문제는 경제수석이 다뤄야 하는데, 문 대통령은 경제수석을 임명하지 않고 있다. 일각에선 원전을 포함한 에너지 문제를 환경 차원에서만 본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때문에 여러 차례 독회(讀會)를 하며 사실 여부와 그 파장을 검토해야 하는 대통령 연설문에서도 오류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특히 공론화위원회와 이들이 만들 시민배심원단이 신고리 5, 6호기의 건설 여부를 결정할 만큼 법적 정당성과 전문성, 중립성이 있는지도 논란이다. 공론화위원회의 활동 근거는 국무총리 훈령을 통해 마련할 방침이지만,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적법 절차를 통해 승인한 건설 공사를 취소할 근거가 되는지는 벌써부터 시비가 많다. 여기에 이 위원회가 우리나라 전력과 에너지 수급의 100년 대계를 염두에 두고 결정할 만큼 전문성이 있을지 의문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김수현 “도쿄신문 근거로 연설문 작성”

    김수현 대통령비서실 사회수석비서관(사진)은 노무현 정부에서 환경부 차관, 박원순 시장의 서울시에서 서울연구원장을 지낸 바 있다. 그에게 전화로 탈핵 사건에 대해 물어봤다.

    고리 1호기 영구 정지 행사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탈핵 선언까지 한 이유는 무엇인가.
    “대통령 공약이지 않았나. 대통령 공약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고 공약을 이행하지 않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

    그 연설문은 누가 작성했는가.
    “환경을 담당하는 사회수석실 기후환경비서관과 경제수석실 산업정책비서관, 그리고 연설비서관 등이 같이 만들었다.”

    연설비서관은 원자력 전문가가 아니니 1368명이라는 숫자는 몰랐을 것이다. 일본 ‘도쿄신문’이 보도한 이 숫자는 누가 제공했는가.
    “우리가 했다. 도쿄신문 보도를 보고한 것도 맞다. 후쿠시마 원전 관련 사망자라고 했어야 하는데 ‘관련’이란 글자가 빠지는 바람에 오해가 생겼다. 이 때문에 청와대 출입기자들을 상대로 한 간담회에서 ‘관련’이 빠져 오해가 생겼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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