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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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뮌헨 ‘IAA 모빌리티 2023’에서 제시된 자동차의 미래 전략

[조진혁의 Car Talk] 빠른 충전 가능한 수소·합성연료 모델 공개… LG전자 접는 디스플레이 눈길

  • 조진혁 자유기고가

    입력2023-09-18 10: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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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월 5~10일 독일 뮌헨에서 세계 4대 모터쇼 중 하나인 ‘IAA 모빌리티 2023’(IAA)이 열렸다. BMW그룹, 메르세데스벤츠, 폭스바겐그룹 등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전동화 전략과 자율주행 기술, 새로운 전기차 라인업 등을 공개하며 미래 자동차 산업의 청사진을 그렸다.

    메르세데스벤츠의 ‘콘셉트 CLA 클래스’(왼쪽). ‘IAA 모빌리티 2023’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된 콘셉트 카 ‘BMW 비전 노이어 클라쎄’.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제공, BMW코리아 제공]

    메르세데스벤츠의 ‘콘셉트 CLA 클래스’(왼쪽). ‘IAA 모빌리티 2023’에서 세계 최초로 공개된 콘셉트 카 ‘BMW 비전 노이어 클라쎄’.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 제공, BMW코리아 제공]

    지속가능한 모빌리티에 집중

    BMW그룹은 BMW, MINI, BMW 모토라드 브랜드의 전기화 모델과 콘셉트 카 등을 공개하며 그룹의 비전을 알렸는데, 화제가 된 건 세계 최초로 공개된 콘셉트 카 ‘BMW 비전 노이어 클라쎄’다. BMW의 차세대 제품이라 할 수 있는 모델로 전기화, 디지털화, 순환성이라는 BMW의 비전이 잘 녹아 있다. 외형에서 발견되는 새로운 디자인 언어 이외에 파워트레인과 배터리 기술도 향상돼 현 전기차에 비해 충전 속도와 주행거리가 월등하다. 새로운 에너지에 대한 고민도 엿볼 수 있다. 수소연료전지 구동계를 탑재한 시험용 모델 BMW iX5 하이드로젠은 X5를 기반으로 개발됐는데, 후륜에 장착된 유닛이 수소연료전지 차량을 위해 특별히 개발된 배터리를 사용해 최고출력 401마력을 발휘한다. 약 6㎏의 수소를 저장할 수 있으며, 탱크를 가득 채우는 데 3~4분이 소요돼 기존 전기차의 긴 충전시간이 불만이던 운전자들이 특히 반길 만하다.

    내연기관 차량 유지와 지속가능한 에너지 사용에 관한 고민은 IAA의 주요 화두였다. 포르쉐 AG는 합성연료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대기에서 이산화탄소를 추출하는 ‘직접 공기 포집(DAC)’ 기술 개발을 추진 중이며 DAC 기술을 차량 생산에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DAC는 기후위기 대응과 에너지 추출을 위한 중요 미래 기술로 여겨진다. 특히 순수 이산화탄소는 내연기관 차량을 위한 합성연료인 e퓨얼 생산에도 사용될 수 있어 기대가 큰다. 포르쉐는 파일럿 단계에서 연간 약 13만L의 e퓨얼 생산을 계획 중이며 포르쉐 모빌 1 슈퍼컵, 포르쉐 익스피리언스 센터 등에서 연료를 처음 사용할 예정이라고 한다. 전 세계 도로가 완전한 전동화를 이루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합성연료가 이를 합리적으로 보완할 전망이다.

    포르쉐와 아우디 등이 속한 폭스바겐그룹은 지속가능한 모빌리티를 기반으로 새로운 수익원을 찾아나섰다. 바로 아키텍처, 배터리 및 충전, 소프트웨어, 모빌리티 등 네 가지 기술 플랫폼이다. 폭스바겐은 전동화 시대에 맞춰 플랫폼을 바꾼 최초 기업 중 하나다. 2020년 이후 전기차 플랫폼 MEB를 기반으로 110만 대 넘는 완전 전기차를 생산했는데, 2025년에는 주행가능거리와 효율성이 10%가량 향상된 MEB+ 플랫폼을 출시할 예정이다. 내년에는 그룹의 두 번째 전기 플랫폼 PPE가 출시된다. 아우디와 포르쉐가 공동개발한 PPE는 600㎞ 넘는 주행가능거리를 제공하고 800V 기술이 적용된 혁신적인 배터리 및 충전 관리 기능을 갖췄다. 나아가 폭스바겐그룹은 소프트웨어 중심의 자동차와 차세대 소프트웨어 아키텍처 개발을 주도해나가겠다는 포부도 밝혔다.

    아우디는 앞서 언급한 PPE 플랫폼의 ‘Q6 e-트론’을 공개했다. 내부는 사용자 중심으로 재구성했으며 공간도 널찍하다. 운전석과 조수석 모두 ‘디지털 스테이지’라는 독립된 곡선 디스플레이가 적용됐고, E3 전자 아키텍처를 기반으로 다양한 스마트 기능이 서로 연계돼 새로운 경험과 혁신적 기능 등 고도화된 디지털 환경을 선보인다. 한편 세련된 인테리어에 걸맞게 사용된 소재도 특별하다. 100% 재활용 폴리에스터로 만든 패브릭 엘라스틱 멜란지, 재활용 소재를 사용한 햅틱 구조의 메시, 어망과 산업 폐기물을 업사이클링해 만든 에코닐로 제작한 바닥 매트 등 지속가능한 방식으로 생산된 소재 사용이 돋보인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콘셉트 CLA 클래스’를 통해 전동화 및 디지털 시대 비전을 공개했다. 콘셉트 CLA 클래스는 모듈형 아키텍처 MMA 플랫폼을 기반으로 설계된 첫 번째 차량이다. 800V의 고전압 전기 구동 시스템, 밀도 있는 배터리 등 효율성을 높이는 획기적인 기술들이 적용됐다. 덕분에 동급 최대 수준인 1회 충전 예상 주행가능거리 750㎞(유엔 유럽경제위원회(UNECE)의 자동차 성능 측정 기준 WLTP), 12kWh/100㎞라는 에너지 소비효율을 달성했다. 또 메르세데스벤츠가 자체 개발한 운영체제인 MB.OS는 인공지능을 사용해 운전자에게 맞춤형 UI(사용자 인터페이스)와 UX(사용자 경험)를 제공한다. 운전자는 개인화된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뿐 아니라 향상된 레벨 2 자율주행기술과 처음으로 선보이는 첨단 어린이 감지 시스템도 공개했다.

    최첨단 디스플레이 눈길

    IAA에 완성차업체만 참여한 것은 아니다. LG전자는 말리고, 휘고, 접히는 다양한 형태의 디스플레이가 자동차 실내에서 어떤 역할을 할지 차량용 차세대 디스플레이 3종과 디지털 콕핏 2종을 통해 선보였다. 계기판, 중앙 디스플레이, 보조석 디스플레이가 하나로 통합된 형태인 ‘필러 투 필러 P-OLED 디스플레이’는 상황 및 용도에 따라 넓은 면과 좁은 면을 선택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목적지에 관한 정보가 많이 필요할 때는 넓은 면을 사용하고, 익숙한 길을 운전할 때는 좁은 면을 선택하는 식이다. 디스플레이 3개가 얇은 대시보드 안에 숨어 있다가 사용자가 필요로 할 때 노출되는 형태의 디스플레이도 공개했다. 또한 P-OLED를 활용해 재생 콘텐츠에 맞춰 화면의 휘어짐을 조절할 수 있는 디스플레이도 선보였는데, 평소에는 영상 감상이나 내비게이션으로 사용하다가 키보드를 입력할 때는 화면을 구부려 아래는 키보드, 위는 검색 화면으로 쓸 수 있다.

    LG전자가 선보인 차량용 차세대 디스플레이 3종. [LG전자 제공]

    LG전자가 선보인 차량용 차세대 디스플레이 3종. [LG전자 제공]

    과거 모터쇼는 신차와 콘셉트카 위주로 진행됐지만, IAA에선 각 브랜드의 미래 전략이 함께 제시돼 자동차 산업의 전체 흐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됐다. 물론 그럼에도 모터쇼를 찾는 사람들이 바라는 건 많은 신차임이 분명할 테다. 자동차 애호가는 언제나 최첨단 자동차의 실물을 궁금해하기 때문이다.

    조진혁은… 
    라이프 스타일 매거진에서 자동차와 트렌드에 대한 기사를 썼다. 오랜 회사 생활을 접고, 독립 에디터로 활동하며 자동차 문화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를 취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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