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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흥행 ‘엘·롯·기’에 달렸다

최하위 예상 롯데·KIA 개막전 돌풍 주도…LG는 힘겨운 출발

프로야구 흥행 ‘엘·롯·기’에 달렸다

프로야구 흥행 ‘엘·롯·기’에 달렸다
2014년 12월 2일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 ‘동아스포츠대상’이 열렸다. 프로야구 10개 팀 감독이 모두 참석했는데 구본능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는 김기태 KIA 감독과 이종운 롯데 감독에게 새롭게 팀을 맡은 것을 축하했다. 그리고 뼈 있는 덕담 한마디를 더했다. “관중 수가 줄어드는 일이 있어서는 절대 안 됩니다. 두 분이 잘해주셔야 합니다.”

많은 프로야구 팬이 LG, 롯데, KIA 세 팀을 ‘엘롯기’로 줄여 부르곤 한다. 2000년대 중반 세 팀이 모두 성적이 좋지 않았을 때는 ‘엘롯기 동맹’이라고 불렀다. 동시대 하위권에 머문 팀도 많고 지역이나 연고지 등 여러 라이벌 구도가 존재하는 프로야구에서 이 세 팀은 특별한 인연으로 묶여 있다.

뜨거운 팬심, 그러나 아쉬운 성적

구본능 총재가 김기태, 이종운 감독에게 특별히 덕담을 건넨 이유는 LG와 함께 두 팀이 프로야구 최고 인기 구단으로 꼽히기 때문이다. 서울에서는 두산의 인기도 대단하지만 LG는 두터운 팬층을 자랑한다. 꾸준히 상위권을 지켜온 두산에 비해 LG는 10여 년 동안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했는데도 높은 인기를 유지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우승한 해는 1994년으로 20년이 더 지났다. 그럼에도 LG는 평균 관중 수와 TV 중계 시청률 등에서 꾸준히 상위권을 지키며 충성심 높은 열혈 팬의 존재를 확인했다.

롯데는 ‘구도’라 부르는 부산 팬의 뜨거운 열정이 가장 큰 자랑거리인 팀이다. KIA도 결집력이 강한 탄탄한 팬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롯데와 KIA 팬은 각각 부산 · 경남과 호남 출신, 그리고 이제 그 후대가 상당수 수도권에 거주하면서 변치 않는 사랑을 보내고 있다. 넥센의 홈 목동야구장과 SK의 홈 인천 SK행복드림구장의 경우, 롯데나 KIA 경기가 있을 때마다 원정 팀을 응원하는 팬이 홈 팬보다 더 많이 목격될 정도다.



2015년은 처음으로 10개 팀이 시즌을 시작하는 해다. 경기 수가 늘어났지만 1위부터 10위까지 전력 차가 커졌고 인기 구단 간, 라이벌 팀 간 맞대결 수는 줄어들었다. 총 관중 수는 경기 수가 늘어난 영향으로 더 많아질 수 있지만 관람석 점유율은 떨어질 수 있다. 팀 성적은 관중 수와 정비례한다. 그만큼 10개 구단으로 시즌을 출발하는 한국 프로야구는 3대 흥행 축으로 꼽히는 인기 구단 LG, 롯데, KIA 세 팀의 선전이 절실하다.

그러나 개막 전까지 전망은 어두웠다. 롯데와 KIA는 신생팀 kt를 제외하고 최하위 후보로 꼽혔다. 지난해 내홍을 겪은 롯데는 이례적으로 구단 대표와 단장, 운영팀장, 그리고 현장 책임자인 감독이 모두 교체됐다. 외부 전력 보강도 이뤄지지 않았고 왼손 에이스 장원준과 자유계약선수(FA) 계약에도 실패했다. 베테랑 투수 정대현과 강영식은 여전히 부상 중이고, 10승급 선발 자원 조정훈의 부활도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한 상황에서 개막을 맞았다.

그러나 이종운 감독이 직접 도미니카공화국으로 날아가 선발한 왼손 투수 브룩스 레일리, 스카우트 팀이 오랜 시간 공들인 미국 LA 다저스의 핵심 불펜 출신 조시 린드블럼, 제2의 호세로 떠오른 짐 아두치 등 외국인 선수 3인방이 시즌 초 맹활약을 하고 있다. 그리고 지난해 부진했던 강민호가 매서운 타격을 보여주고, 하준호 등 유망주들의 성장이 이어지면서 롯데는 시즌 초반 가장 무서운 팀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여전히 4, 5선발은 불안하지만 조정훈이 정상적으로 복귀하면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다.

KIA는 안치홍과 김선빈이 입대하면서 전력이 크게 약화됐다. 그러나 김기태 신임 감독이 특유의 소통 리더십을 보여주며 은퇴를 고민하던 베테랑 최희섭이 돌아왔고,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던 윤석민까지 복귀하면서 전혀 새로운 팀이 됐다. 김 감독은

3월 쌀쌀한 날씨에 시범경기가 열리자 “선수들은 더 추운 그라운드에 있는데 감독이 더그아웃에서 점퍼를 입고 있을 수는 없다”며 방한 티셔츠 하나만 입고 경기를 지휘했다. 그 덕에 다른 코치들도 모두 점퍼를 입지 못했지만 감독과 코칭스태프의 강인한 모습이 그라운드에 전달되는 특별한 효과를 얻었다. 윤석민을 마무리로 돌리는 과감한 결단에 최희섭까지 중심 타선에서 완벽한 부활을 보여줘 KIA는 개막 후 7경기에서 6승1패를 기록했다.

사직 116만, 광주 70만 홈 관중 목표

프로야구 흥행 ‘엘·롯·기’에 달렸다

3월 2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LG 트윈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에서 LG 이병규(등번호 9)가 안타를 치고 있다.

개막 전 LG는 롯데, KIA와 달리 안정된 5강권으로 꼽혔다. 지난해 최하위에서 포스트시즌까지 진출하는 대역전극을 이룬 LG는 양상문 감독이 처음으로 스프링캠프부터 팀을 지휘하는 만큼 ‘시스템 야구’의 정착을 바랐다. 그러나 선발 주축 우규민, 류제국에 외국인 타자 잭 한나한까지 연이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했다. 마무리 봉중근까지 불안한 모습을 보이며 잦은 역전패를 허용해 시즌 초 힘겨운 출발을 하고 있다.

지난해 더 큰 어려움을 이겨낸 경험이 있는 LG는 외국인 선수 교체 카드 등 발 빠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희망적인 부분도 있다. LG는 주전 야수진에 베테랑 선수가 대거 포진하고 있다. 양 감독은 최승준, 채은성, 문선재 등 젊은 선수들을 꾸준히 기용하며 팀 내 경쟁과 자연스러운 세대교체를 시도하고 있다.

1년간 공을 들여 성장시킨 좌완 선발 임지섭도 1군 무대에 성공적으로 자리 잡았다.

롯데는 지난해 팀 성적이 좋지 않아 홈 관중 수도 83만 명에 그쳤다. 올해 목표는 116만 명이다. 지난해 새 야구장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를 개장했지만 역시 순위가 하위권을 맴돌았던 KIA는 올해 70만 명 돌파를 목표로 정했다.

KBO는 첫 10개 구단 시즌을 시작하기에 앞서 올해 총 관중 수 목표를 836만2000명으로 정했다. 576경기에서 관중 650만9915명을 기록한 지난해 경기당 평균 관중 수는 1만1302명이었다. KBO가 올해 정한 목표 관중 수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지난해 평균 관중 수보다 많은 경기당 1만1614명이 필요하다. 쉽지 않은 목표다. NC와 kt는 원정 경기에서 팬 동원력이 여전히 떨어진다. 넥센과 SK도 같은 고민을 갖고 있다.

그러나 LG가 바람처럼 128만 관중을 달성하고 롯데와 KIA가 각각 116만, 70만 홈 관중을 달성할 경우 10개 구단 리그는 흥행 측면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다. 세 팀은 특히 팀 성적에 따라 원정 경기 관중 수가 크게 달라진다. ‘엘롯기’의 활약이 필요한 올해 한국 프로야구다.



주간동아 2015.04.13 983호 (p72~73)

  • 이경호 스포츠동아 기자 rushlk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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