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70

2013.01.07

풀HD 슈퍼폰 전성시대 오나

2013년 IT 화두는 “더 빠르게, 더 밝게”

  • 문보경 전자신문 부품산업부 기자 okmun@etnews.co.kr

    입력2013-01-07 10: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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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풀HD 슈퍼폰 전성시대 오나
    1월 2일, 2013년이 밝자마자 LG전자가 ‘꿈의 디스플레이’라고 부르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를 세계에서 처음 출시했다. LG전자와 삼성전자는 지난해 초 나란히 55인치 OLED TV를 공개한 이후 선제 출시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했다. 제품 출시에서는 LG전자가 한발 앞선 셈이다. LG전자는 지난해 8월 84인치 초고선명(UHD) TV를 세계 최초로 출시하기도 했다. 이에 뒤질세라 삼성전자는 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규모의 세계가전쇼(CES)에 110인치 초대형 UHD TV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올해 혁신적인 디스플레이를 놓고 업계 간 치열한 전쟁이 벌어질 것을 예고한 셈이다.

    TV, 스마트폰 더 선명해져

    모바일을 중심으로 한 롱텀에볼루션(LTE) 혁명이 정보기술(IT) 업계의 변화와 발전을 이끌었던 2012년과 달리, 올해는 디스플레이 혁신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 TV뿐 아니라 스마트폰, 스마트패드, 퍼블릭 디스플레이에 이르기까지 전 영역에 걸쳐 디스플레이 대변혁이 예고됐다. 2012년이 이동통신망을 업그레이드하는 해였다면, 2013년은 와이파이 망을 중심으로 네트워크 혁신이 이뤄질 전망이다. 한마디로 2013년은 ‘더 빠르고, 더 밝은’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지난 한 해 동안 OLED TV를 놓고 경쟁을 벌이긴 했지만, 실제 시장에서 더 많은 관심을 받은 건 UHD TV다. LG전자가 지난해 8월 UHD TV를 선보였을 때, 시장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당시 2500만 원이라는 고가에도 예약 판매 물량이 금세 소진됐다. UHD TV는 해상도가 풀HD의 4배로 화소(픽셀)가 3840×2160(화면 단위인 화소가 가로 3840개, 세로 2160개가 있어 전체 화소 수는 둘을 곱한 829만4400개라는 뜻)에 달한다. 84인치 대형 화면을 가까이서 들여다봐도 화소를 느끼지 않고 자연스러운 화면을 즐길 수 있는 수준이다. 생동감이 넘쳐 굳이 3차원(3D)을 이용하지 않아도 그 자체로 입체감을 느낄 수 있을 정도다. OLED TV가 색채 측면에서 자연에 가까워졌다면, UHD는 해상도 측면에서 더 자연스럽다고 할 수 있다.

    이 같은 인기를 반영해 올해 CES에서는 UHD TV가 핫이슈로 떠오를 전망이다. CES에서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인 110인치 UHD TV를 선보일 예정이며, 85인치 UHD를 사전에 출품해 CES 최고 혁신상까지 받아놓은 상태다.



    LG전자는 84인치 UHD TV 외에 다양한 라인업을 공개한다. UHD 대중화를 위해서는 제품 크기가 좀 더 다양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패널업체 LG디스플레이는 55, 65, 84인치에 이르는 UHD 라인업을 CES에서 공개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UHD TV 해상도를 넘어서는 4096×2160화소의 30인치 모니터용 디스플레이를 선보인다. UHD 이상의 해상도를 자랑하는 이 30인치 모니터는 전문 디자인이나 컴퓨터단층촬영(CT) 판독을 위한 의료용 디스플레이로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업체들도 UHD TV를 출시하면서 이 대열에 합류했다. 소니는 84인치, 도시바는 55인치 UHD TV를 발표했다.

    그러나 UHD TV 보급에는 넘어야 할 산이 남아 있다. 무엇보다 방송 규격이 풀HD 수준이라는 점이 가장 높은 산이다. UHD TV가 있어도 실제 TV 방송은 풀HD 영상으로만 감상해야 하기 때문이다. UHD TV 화질을 제대로 즐기려면 블루레이디스크 영상을 별도로 이용해야 한다. 일본 NHK나 한국 KBS가 UHD 시험방송을 시작했지만, UHD 규격 영상이 본방송 전파를 타려면 최소 5년 이상 걸릴 것으로 보인다. 그때까지는 UHD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뜻이다.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풀HD 화면에 프로세서가 2GHz에 달하는 이른바 슈퍼폰이 쏟아질 전망이다. 삼성전자, LG전자, 팬택, 소니모바일 등은 풀HD를 지원하는 스마트폰 출시를 목표로 개발에 한창이다. 매년 2월 스페인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풀HD 디스플레이를 탑재한 제품을 대거 선보일 것으로 보인다. 화면이 5인치일 경우, 가로세로 1인치 넓이 안에 들어가는 화소가 440개에 달한다. 일반인 시력으로는 도저히 화소를 느낄 수 없다. 사각형 모양의 화소가 눈에 보이면 화면이 자연스럽지 않고 깨진 듯한 느낌을 받는다. TV에서는 이미 풀HD가 대중화됐다.

    풀HD 슈퍼폰 전성시대 오나

    2012년 10월 9일 ‘2012 전자정보통신산업대전’에서 관람객들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 선보인 최신형 OLED TV를 살펴보고 있다.

    더 빨라진 네트워크 주목

    하지만 작은 스마트폰 화면에 1920×1080화소가 들어가려면 엄청난 기술이 뒷받침돼야 한다. 그만큼 화소가 작아져야 하기 때문이다. 기존에 나온 스마트폰 가운데 해상도가 가장 뛰어나다는 옵티머스G 해상도는 1280×768이다. 스마트폰에서도 풀HD를 구현할 경우, 스마트폰과 TV를 연결해 영상을 즐기는 N스크린이 더욱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된다. 올 4월 출시될 갤럭시S4도 풀HD의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AM OLED)를 채택할 것으로 알려졌다.

    스마트폰의 두뇌라 할 수 있는 프로세서(AP)는 2GHz 이상 쿼드코어가 대세를 이룰 전망이다. 지난해 하반기 출시한 스마트폰은 1.5~1.7GHz 쿼드코어로 구동된다. 올해는 2.0~2.5GHz 쿼드코어 프로세서 탑재가 예정돼 있다. 그만큼 처리 속도가 더 빨라진다는 뜻이다.

    카메라는 1300만 화소가 대세다. 지난해 주류는 800만 화소였다. 올해 새로 선보일 스마트폰은 모두 1300만 화소 카메라를 장착할 예정이다. 카메라 발전은 디스플레이 발전과도 맞물린다. 디스플레이 대형화와 고해상도에 비례해 카메라 화질에 대한 소비자 욕구도 커지기 때문이다.

    지난해 출시가 미뤄졌던 깨지지 않는 디스플레이 출시도 올해 스마트폰 시장의 관전 포인트 가운데 하나다. 플라스틱으로 만든 디스플레이가 출시된다면, 더는 스마트폰이 깨질까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 스마트폰을 떨어뜨렸을 때 가장 잘 망가지는 부분이 디스플레이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출시되는 하이엔드 스마트폰에는 초고해상도 풀HD 패널이 탑재될 것”이라면서 “LCD는 물론 AM OLED를 채택한 갤럭시S4도 풀HD 디스플레이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네트워크 변화에서 주목할 점은 바로 와이파이(WiFi)다. 기가비트(Gb)급 전송이 가능한 ‘802.11ac’ 규격의 와이파이가 본격 보급되기 때문이다. 802.11ac는 기가(G) 와이파이에 대한 국제규격을 일컫는 전문용어로, 기가 와이파이는 기존 와이파이보다 속도가 3배 이상 빠르다. 이미 시스코 코리아, 아루바네트웍스 코리아 같은 주요 무선랜 공급사는 기가 와이파이 장비 생산을 시작했거나 올 상반기 안에 시작할 계획이다. 이동통신사가 기가 와이파이 장비 주문을 시작했다는 뜻이다. 이미 지난해 초 반도체 회사들이 802.11ac 규격을 충족하는 반도체를 출시하면서 802.11ac 시대를 예고했다. 지난해가 LTE 확산의 해였다면, 올해는 기가 와이파이 확산에 주목해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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