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68

2012.12.24

‘강남스타일’에 지구촌이 들썩들썩

키워드로 본 2012년 음악계

  • 김작가 대중음악평론가 noisepop@daum.net

    입력2012-12-24 09: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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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중음악계에 있어 2012년은 변화 기로에 선 한 해로 기록될 것이다. 산업적으로나, 예술적으로나, 움직임 측면에서나 상징적 이슈가 가득했다. 키워드로 한 해를 결산해본다.

    싸이

    2012 한국 대중음악의 뜨거운 이슈 중심에는 싸이가 있었다. 세계 대중음악의 키워드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강남스타일’은 비록 빌보드 핫 100 1위를 차지하지는 못했지만, 아이튠즈 월드와이드 차트에서 1위에 올랐다. 뮤직비디오는 유튜브에서 가장 많이 본 영상으로 기록됐다. 싸이는 마돈나 공연에 게스트로 등장하는 한편, 오바마 미국 대통령 내외 앞에서도 공연했다.

    ‘강남스타일’은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했다. 영미권의 대형 음악사와 방송사들이 음반유통 시장을 장악한 지금 미국에서 음반을 발매하지도 않은 채 유튜브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같은 뉴미디어만으로 세계적 인기를 얻은 것이다. 싸이는 팝 역사에서 의미 있는 한 줄을 채울 자격을 얻었다. 설령 2012년의 화양연화를 계속 이어가지 못한다 할지라도.

    탈(脫) 아이돌



    가요계 주류인 아이돌이 상반기, 하반기를 통틀어 단 한 번도 헤게모니를 주도하지 못했다. 빅뱅, 소녀시대, f(x) 같은 한류 아이돌과 미쓰에이, 시스타 등 신진 아이돌이 고루 신곡을 발표했지만 어느 누구도 ‘중원’을 장악하지 못했다. 2012년 하반기에 ‘강남스타일’이 대세였다면 상반기는 단연 버스커버스커의 몫이었다.

    왜 그럴까. 시장이 확장된 것이 첫 번째 이유다. 실력 있는 아이돌은 국내외 활동을 병행해야 한다. 특히 국내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시장이 큰 일본에서 대부분 더 많이 활동한다. 그 빈자리를 채우려고 많은 아이돌이 기획력, 실력이 부족한 상태로 데뷔했다. 결국 이들은 비슷비슷한 콘셉트에, 비슷비슷한 노래를 부른다. 2007년 아이돌 르네상스를 이끈 동인인 캐릭터와 노래 모두 퇴보한 것이다.

    장르의 다양화

    인디 뮤지션들은 시장 판도에 흔들리지 않고 자기만의 음악세계를 추구하면서 한국 대중음악의 예술성을 책임진다. 올해도 그랬다. 평론가인 나는 비평적 관점에서 올해 가장 의미 있는 앨범, 주목할 만한 신인 등을 선정하고 싶다.

    올해 앨범으로는 3호선 버터플라이의 4집과 이이언의 첫 솔로앨범, 그리고 9와 숫자들의 2집을 꼽겠다. 3호선 버터플라이는 관록의 표현력과 신인의 상상력을 겸비해 돌아왔다. 이이언은 존재할 수 없는 소리를 디지털로 만들어내고 팝적인 멜로디를 입혀 장인이 만든 대중음악을 선보였다. 올해의 신인은 무키무키만만수. 통기타와 구장구장(장구를 자체적으로 개조한 악기)을 연주하면서 노래와 비명 사이의 소리를 내는 소녀 2명은 산울림, 황신혜밴드, 크라잉넛으로 이어진 한국 대중음악의 지평을 넓혔다. 올해의 노래? ‘강남스타일’을 뽑아야겠다. 그만한 의미를 지닌 노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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