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44

2012.07.02

의미 있는 민주당 주자들 분석

  • 이웅현 국제정치칼럼니스트 zvezda@korea.ac.kr

    입력2012-07-02 14:2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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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미 있는 민주당 주자들 분석
    정치가는 추악한 현실을 가리고 아름다운 미래만을 얘기한다. 입으로는 ‘국민이 행복한 나라’ ‘상식과 원칙이 통하는 사회’ ‘저녁이 있는 삶’을 외치지만 발은 진흙탕 속에서 다른 발과 치열하게 싸운다. 이들만 없으면 행복하고, 상식이 통하고, 저녁이 있는 세상이 될 것 같은 생각이 들 정도다. 그래도 정치에 대한 이런 냉소적인 자세에 때로는 경고음을 보내야 하는 것이 언론이다. 이런 점에서 843호 커버스토리인 민주당의 대선후보 각축전 분석은 의미 있었다. 총선 이후 국민의 정치적 (특히 야당에 대한) 무관심이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상황에서, 앞으로 조금이라도 행복하고 상식적으로 생활하며 저녁을 즐기려면 정치에 대한 관심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경각심을 촉구하는 듯했다. 선거 때면 되풀이되지만 “추상적 개념을 남발하는 정치인의 속내는 자신이 내건 공약을 책임지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지적한 ‘편집의 힘’도 무관심에 대한 경고로 들렸다.

    843호는 인터뷰 기사가 전체 기사의 5분의 1에 가까울 정도로 두드러졌다. 그중 ‘유로존’에서 촉발한 세계 경제위기에 대처하기 위해서는 “열심히 일하고, 열심히 저축하는 수밖에 없다”는 이한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답변은 조금 비틀면 정치인과 정책 결정자에게 책임을 묻지 말고 열심히 살라는 말로 들린다. 우리나라의 지배구조가 변하지 않은 이유를 “이론적으로만 말한다면 프랑스나 러시아처럼 혁명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신영복 교수의 답변과 묘한 대조를 이룬다. 집권당은 남의 탓, 남의 희생만 읊어서는 곤란하다. 남이 예견하지 못하는 위기를 감지하고 미리 정책 대안을 마련하는 일은 통치집단의 특권이자 의무다. ‘드론’은 지식 축적에 기여하는 ‘교육’적인 기사였다. 이 최신 병기의 “혁혁한 전과” 뒤편에선 무고한 희생자도 늘고 있다는 사실을 함께 기억하면 좋겠다. VVIP에게는 좋은 정보였을 (‘입소문’이 먼저 도달해 있을지 모르지만) ‘상위 1% 겨냥 제주 아트빌라스’도 하위 99%를 위한 훌륭한 별책부록 ‘섬을 걷다’와 역시 묘한(?) 대조를 이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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