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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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내 베일 벗은 놈 베스트셀러에 등극하나

현대차 신형 싼타페

  • 조창현 동아닷컴 기자 cch@donga.com

    입력2012-05-07 11: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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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침내 베일 벗은 놈 베스트셀러에 등극하나
    스포츠유틸리티(Sport Utility Vehicle·이하 SUV) 차량이 세단처럼 조용하다는 것을 좋게 봐야 할까, 아니면 좀 다르게 해석해야 할까. 4월 중순 출시한 현대자동차(이하 현대차) 신형 싼타페(3세대)의 정숙성이 이야깃거리를 만들고 있다.

    SUV의 사전적 의미는 ‘거친 노면을 잘 달릴 수 있도록 만들어진 자동차’로 흔히 큰 사륜구동 승용차를 뜻한다. 꼭 사전적 의미가 아니더라도 그동안 SUV는 거칠고 역동적인 주행성능을 뽐내며 강력한 힘으로 온·오프로드를 가리지 않고 질주한다는 이미지가 강했다.

    그러나 신형 싼타페는 그동안 국내에 출시한 SUV와는 조금 다르게 봐야 할 것 같다. 거칠고 역동적인 주행보다 차분하고 안정적인 가족형 SUV를 지향한 느낌이다. 2008년부터 프로젝트명 ‘DM’으로 개발을 시작했고, 4년 4개월간 4300억 원을 투입해 완성했다.

    #해외에서도 차 문을 열 수 있는 ‘블루링크’ 기능

    현대차는 4월 마지막 주말 자동차 전문기자들을 초청해 부산과 울산 일대 약 150km 구간에서 신형 싼타페 시승행사를 가졌다. 시승은 신호등이 많고 정체가 심한 도심 구간, 핸들링과 제동력을 시험해볼 수 있는 구불구불한 국도 구간, 고속주행 및 가속력을 시험하는 고속도로 구간으로 나눠 진행했다.



    시승에 앞서 텔레매틱스 서비스인 ‘블루링크’ 사용법에 대해 설명을 들었다. 블루링크는 국산차로는 신형 싼타페에 처음 적용한 정보기술(IT) 시스템으로, 스마트폰과 연동해 차량을 원격 제어하는 기능이다. 스마트폰에 설치한 애플리케이션(앱)을 이용해 멀리서도 시동을 켜고 차 안의 온도를 미리 조절할 수 있다. 또한 출발 전 사무실이나 집에서 내비게이션 경로를 설정할 수도 있다. 주차 위치가 기억나지 않을 때는 차량 비상등을 켜거나 경적을 울려 차를 찾고, 지도로도 위치 확인이 가능하다. 심지어 해외 출장을 가서도 집 앞에 세워둔 차량의 문을 열고 닫을 수 있으며, SOS 서비스, 에어백 전개 자동통보, 도난추적 기능을 갖췄다. 블루링크와 비슷한 서비스로는 제너럴모터스(GM)의 ‘온스타’가 있다.

    신형 싼타페 외관은 이전 모델에 비해 좀 더 각지고 볼륨감이 있다는 것이 특징이다. 현대차의 디자인 철학인 ‘플루이딕 스컬프처(Fluidic Sculpture)’를 적용했다. 크기는 길이 4690mm, 폭 1880mm, 높이 1680mm로 이전 세대보다 길이는 약간 늘어난 반면 폭은 좁아지고 높이는 낮아졌다.

    실내 인테리어는 SUV보다 세단에 가깝다. 계기판 중앙에 4.2인치 통합정보표시창이 있어 다양한 주행정보를 제공한다. 센터페시아 중앙에는 터치스크린 방식의 8인치 대형 LCD 디스플레이를 장착했으며, 각종 공조 및 멀티미디어 버튼을 집중 배치함으로써 운전 중에도 조작이 편하도록 했다. 각종 버튼에 새긴 글자체가 세련되지 못한 점은 아쉬웠다.

    #부드러운 핸들링과 제동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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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블루링크로 미리 시동을 걸고 에어컨을 켜둔 덕에 차 안이 시원했다. 실내에 유입되는 엔진소리를 들으려고 에어컨을 잠시 끄자 차 안이 조용해졌다. 마치 가솔린 차량에 탄 것처럼 엔진소리가 거의 들리지 않았다. 차량에서 내려 보닛을 열어보니 엔진룸을 흡음재로 감싸는 등 소음을 잡으려고 노력한 흔적이 곳곳에서 보였다.

    부산 해운대 파라다이스호텔에서 출발해 도심을 빠져나오며 가다 서다를 반복했는데, 마치 소형차를 운전하듯 가속과 제동, 핸들링이 가볍고 부드러웠다. 이 정도면 여성 운전자도 쉽게 운전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인상적인 것은 과속방지턱을 통과할 때 진동이 크지 않다는 점인데, 차량에 가해지는 충격을 자동으로 조절하는 유압 스톱핑 댐퍼 기능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신형 싼타페는 △최고출력 184마력, 최대토크 41.0kg·m의 2.0ℓ디젤엔진 △최고출력 200마력, 최대토크 44.5kg·m의 2.2ℓ디젤엔진 등 2개 라인업을 갖췄다. 파워트레인은 6단 자동변속기 또는 6단 수동변속기 가운데 선택할 수 있다.

    공인연비는 2WD 자동변속기 기준으로 2.0모델의 경우 14.4km/ℓ, 2.2모델은 13.8km/ℓ(신 연비기준)이며, 친환경 배기규제인 유로-5를 만족시켰다.

    #차량 쏠림 덜하고 정숙성 뛰어나

    복잡한 도심을 빠져나와 고속도로에 올라서서 가속페달을 깊숙이 밟았다. 튀어나가는 느낌은 아니지만 꾸준한 가속감이 느껴졌다. 오르막에서도 힘이 부족하지 않아 무리 없이 가속이 이뤄졌으나, 150km/h를 넘어서자 약간 굼뜨게 움직였다.

    고속도로를 빠져나와 구불구불한 국도에 접어들었다. 급커브에서 일정 속도 이상으로 달려도 쏠림 현상이 크지 않았다. 구동선회제어 장치 덕인데, 네 바퀴에 구동력을 골고루 배분하고 동시에 차체자세제어 장치(VDC)를 작동시켜 차량 이탈 현상을 초기에 억제하는 기능을 한다. 이 기능은 프리미엄 차량에 많이 쓰인다.

    시승을 마친 뒤 기자들은 첫 번째로 정숙성에 높은 점수를 줬다. A 기자는 “디젤 SUV의 느낌이 전혀 나지 않을 정도로 조용했다. 현대차가 이번에 소음만큼은 확실히 잡은 것 같다”고 말했다. B 기자도 “내가 평상시 타고 다니는 가솔린엔진의 중형 세단보다 오히려 조용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신형 싼타페에 적용한 안전장치는 차량이 불안정할 때 제동과 조향 기능을 통합적으로 조절하는 샤시통합제어 시스템(VSM), 차선이탈경보 장치, 타이어공기압경보 장치, 충돌 시 골반을 잡아주는 하체상해저감 장치, 후방 추돌 시 목 상해를 최소화하는 후방충격저감 시트 등이 있다. 편의장치로는 스마트 내비게이션, 주차조향보조 시스템, 블루링크가 대표적이다. 신형 싼타페는 사전계약 1개월 만에 연간 판매목표 4만2000대의 3분의 1을 웃도는 1만5000여 대를 판매했을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판매가격은 2.0모델 2802만~3604만 원, 2.2모델 2996만~3776만 원(자동변속기 기준)이다.

    마침내 베일 벗은 놈 베스트셀러에 등극하나

    7년 만에 풀체인지된 싼타페는 블루링크 등 최첨단 장치로 무장했다(왼쪽). 신형 싼타페는 계기판 중앙에 통합정보표시창이 있어 다양한 주행정보를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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