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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erformance | 김유림의 All That 퍼포먼스

얘야, 모든 사람은 장점이 있거든

아동극 ‘넌 특별하단다’

  • 김유림 기자 rim@donga.com

얘야, 모든 사람은 장점이 있거든

얘야, 모든 사람은 장점이 있거든
봄기운이 살랑이던 4월 16일. 경북 영주시의 한 중학생이 20층 아파트에서 뛰어내렸다. 그 아이는 “친구가 침을 묻히는 것이 더럽고 싫었다. 교실에서 매일같이 나를 괴롭혔다”는 유서를 남겼다. 성적 비관, 학교폭력, 왕따…. 지치지도 않고 반복되는 이런 끔찍한 사건 앞에서 우리는 공포와 분노, 그리고 무력감을 느낀다.

어린이날을 앞두고 막을 올린 아동극 ‘넌 특별하단다’는 좋은 오락거리일 뿐 아니라 위기에 처한 아이들을 구할 방법을 담았다. 목수 엘리가 만든 ‘나무 사람’은 한마을에 모여 산다. 힘이 센 ‘장사’, 새침데기 ‘예쁜이’, 재주 많은 ‘마술사’, 늘 밝은 ‘루’ 등 각자 특징이 있다. 나무 사람들은 하루 종일 서로에게 ‘별표’나 ‘똥표’를 붙인다. 예쁘고 잘난 사람에겐 별표를, 못나고 싫은 사람에겐 똥표를 주는 것. 나무 사람들은 지저분하고 실수투성이인 청소부 ‘펀’에게 늘 똥표만 붙여주고, 펀은 ‘똥표투성이’인 자신을 보며 “나는 아무짝에도 쓸모없는 사람”이라고 실망한다. 그러던 중 펀은 온몸에 별표와 똥표가 없는 루를 만난다. “너는 왜 똥표도 별표도 없니?”라고 묻자 루는 목수 엘리에게 들은 비법을 알려준다.

“모든 사람에게는 자기만의 장점이 있어. 내가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가 중요하지 남의 생각은 중요하지 않아. 그렇게 생각하니 내 몸에 있던 똥표와 별표가 다 떨어져 하나도 남지 않았단다.”

모두가 싫어하는 궂은일을 도맡아 하고, 재미난 동시를 잘 쓰면서도 늘 자기를 부끄러워하던 펀. 그 역시 특별하고 소중한 사람이라는 걸 깨닫자 몸에 붙은 똥표가 다 떨어진다.

얘야, 모든 사람은 장점이 있거든
아이들이 어린이집에만 다녀도 작은 사회를 경험한다. 예쁘고 똑똑하고 부자인 아이들에겐 늘 친구가 따른다. 자기보다 약하고 볼품없는 친구를 따돌리는 아이들을 보면, 인간의 본성이란 게 얼마나 무시무시한지 깨닫는다. 아이들은 이 연극을 통해 펀의 처지에서 세상을 본다. 그리고 자신이 무시하고 상처를 준 친구는 없는지 돌아보게 된다. 만약 마음의 상처를 입은 경험이 있다면 “남의 시선보다 내 마음이 중요하다”는 위로를 얻는다.



사실 아이가 어려서부터 별표와 똥표, 즉 남의 시선에 목숨을 거는 건 엄마 탓이 크다. 수백만 원짜리 유모차에 명품 옷을 입히면서 내 아이가 다문화가정, 이혼 가정, 저소득층 가정의 아이와 어울리는 것을 막는다. 이 연극을 통해 내 아이가 멀리하기 바랐던 그 아이도 누군가에겐 소중한 아이라는 사실, 또한 내 이기심 때문에 우리 아이가 남들에게 제멋대로 똥표나 붙이고 다니는 폭력적인 아이가 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어린이날을 겨냥한 수많은 뮤지컬 중 이 공연이 돋보이는 이유는 재미뿐 아니라 감동과 메시지도 담았기 때문. 이번 어린이날에는 나무 사람들의 율동과 연기를 보며 함께 즐거워하는 아이 귓가에 “너는 정말 특별하단다. 그리고 네 친구들 모두 특별한 존재란다”라고 속삭여주는 건 어떨까. 5월 5일까지 서울 CTS 아트홀. 문의 02-766-6007.



주간동아 834호 (p73~73)

김유림 기자 r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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