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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엉덩이와 꿀벅지에서 스피드 나온다

빵빵하고 두꺼운 그곳서 순간에너지 분출 … 격한 운동에도 쌩쌩한 체력 유지의 비결

  • 김화성 동아일보 스포츠전문기자 mars@donga.com

    입력2010-03-23 10: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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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엉덩이와 꿀벅지에서 스피드 나온다

    볼록한 엉덩이와 굵은 허벅지는 폭발적으로 순간에너지를 발휘하는 진앙지다. 축구 및 육상선수의 허벅지 근육은 다른 종목 선수보다 발달했다.

    흥부는 매품을 팔며 살았다. 남 대신 볼기를 맞아주고 돈을 받아 쌀을 샀다. 볼기는 몸 뒤쪽 허리와 허벅다리 사이의 볼록한 부분을 말한다. 살이 양쪽으로 두둑하다. 웬만큼 매를 맞아도 뼈는 상하지 않는다. 엉덩이는 볼기의 위쪽이다. 골반에 이어져 있다. 궁둥이는 엉덩이의 아래쪽이다. 앉으면 바닥에 닿는 근육이 많은 부분이다. 오리궁둥이, 짝궁둥이, 말궁둥이의 바로 그 궁둥이다. 한마디로 볼기가 가장 넓고, 볼기 위쪽인 엉덩이가 그 다음이다. 엉덩이 아래쪽인 궁둥이가 삿갓배미처럼 가장 좁다.

    이상화는 2010 밴쿠버 동계올림픽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500m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김관규 감독은 말한다.

    “이상화를 보면 ‘방뎅이’가 떠오른다. 외국 육상 단거리선수들처럼 엉덩이와 허벅지근육이 발달해 순발력과 순간 파워가 뛰어나다.”

    방뎅이는 궁둥이의 사투리다. 방둥이도 있다. 길짐승의 엉덩이를 방둥이라고 한다. 흑인들 엉덩이는 빵빵하다. 허벅지 뒤에서 엉덩이로 이어지는 부분이 늘씬하고 팽팽하다. 그래서 잘 달린다. 바로 이 ‘빵빵한 엉덩이’에서 순간적인 강력한 힘이 분출된다. 학자들은 ‘빵빵한 엉덩이근육’을 ‘파워 존’이라고 부른다. 파워 존이 잘 발달해야 빠르게 달릴 수 있다.

    육상 단거리 휩쓰는 아프리카 흑인들



    흑인들이 세계 육상 단거리대회를 휩쓰는 이유다. 아프리카 부시맨들의 엉덩이도 볼록하다. 학자들은 그것을 ‘부시맨들의 사막 적응 흔적’이라고 말한다. 사막은 식수와 먹을 것이 귀하다. 어느 때는 배불리 먹지만, 어느 땐 며칠씩 굶어야 한다. 부시맨들은 3만 년 동안 아프리카 남부 칼라하리사막 덤불(bush)에서 그렇게 살아왔다. 그러면서 어느 순간 자연스럽게 엉덩이가 볼록해졌다. 그 볼록한 근육 밑에 ‘최악의 상황’에 대비한 에너지를 저장하게 된 것이다. 실제 부시맨들은 일반인보다 훨씬 오랫동안 물과 음식을 먹지 않고도 견딜 수 있다. 이게 모두 ‘볼록 엉덩이 밑에 저장해놓은 에너지’ 덕분이다.

    허벅지는 몸의 기둥이다. 허리와 골반을 튼실하게 받쳐준다. 기둥이 약하면 집은 와르르 무너진다. 무릎관절이 쉽게 손상된다. 허벅지에는 몸 근육의 35~50%가 몰려 있다. 근육은 에너지원인 글리코겐의 저장 창고다. 허벅지가 굵으면 굵을수록 에너지 창고가 크다. 그만큼 많은 에너지를 저장할 수 있다. 언제라도 꺼내 쓸 수 있다. 격한 운동에도 쉽게 지치지 않는다. 그뿐인가. 허벅지근육이 많아지면 그만큼 소비되는 열량이 많아 살이 찌지 않는다. 지방도 허벅지근육에 저장되기 때문에 뱃살 기름기가 빠진다. 한마디로 굵은 허벅지는 금벅지, 철벅지, 꿀벅지라고 말할 수 있다.

    볼록한 엉덩이와 굵은 허벅지는 폭발적인 순간에너지를 분출하는 진앙지다. 그곳에서 힘과 스피드가 용수철처럼 튀어나온다. 육상 단거리선수나 역도선수의 근육은 찐빵처럼 울퉁불퉁하다. 허벅지도 다른 어느 종목 선수보다 우람하다. 사자, 호랑이 같은 육식동물도 마찬가지다. 단거리 스피드스케이팅이나 경륜선수도 똑같다. 색깔이 흰 속근(速筋)이 발달했기 때문이다.

    자메이카의 우사인 볼트는 이 세상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다. 현재 육상 남자 100m, 200m, 400m 계주 세계신기록을 가지고 있다. 그의 허벅지 둘레는 무려 30인치나 된다. 흑인 특유의 볼록한 엉덩이근육도 볼만하다. 올림픽 역도 챔피언 장미란의 두 다리도 튼실하다. 그 두 다리로 몸의 중심을 잡는다. 허벅지 둘레가 28인치나 된다. 여자는 체지방이 많다. 근육을 만들려면 남자보다 2배는 더 힘들다. 여자들이 헬스장에서 죽어라 근육운동을 해도 알통조차 나오지 않는 이유다.

    축구선수들의 허벅지도 알아줘야 한다. 대포알 같은 슛은 바로 허벅지근육에서 나온다. 강슛은 허벅지 앞쪽 근육인 대퇴사두근에서 발사된다. 대퇴사두근은 무릎을 힘차게 펼 때 쓴다. 점프했다 바닥에 닿을 때 무릎의 충격을 흡수하는 구실도 한다.

    프로축구 수원삼성의 차범근 감독은 현역 시절 허벅지 둘레가 31인치나 됐다. 그는 이 허벅지로 바람처럼 빠르게 달렸고, 캐넌포 같은 강슛을 쏘아댔다. 그는 당시 세계 최고였던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98골이나 넣었다. 이동국도 만만치 않다. 28인치로 현역 선수 중에선 으뜸이다.

    축구선수들의 가장 큰 문제는 허벅지 뒤쪽 근육인 햄스트링이다. 햄스트링은 킥 동작 때 순간 브레이크 기능을 한다. 제동을 걸어준다. 최근 박주영이 다친 곳도 바로 이 부위다. 박지성도 다친 적이 있다. 햄스트링은 조금만 쉬면 나은 것처럼 아무렇지도 않다. 하지만 경기에 나가면 다시 통증이 온다. 허벅지 앞근육만 키웠다간 뒷근육인 햄스트링이 말썽을 부린다. 그뿐인가. 햄스트링은 종아리근육인 캘브스와도 균형을 잘 맞춰야 한다. 캘브스와 균형이 맞지 않으면 햄스트링이 고장 나기 십상이다.

    바벨을 드는 힘·대포알 슛의 원천

    야구와 골프선수의 다리는 스윙할 때 중심축이 된다. 축이 흔들리면 공이 원하는 곳에 가지 않는다. 두 다리가 중심을 잡고 턱 버티고 있어야 맘먹은 대로 공이 나간다. 홈런타자일수록 더욱 그렇다. 허벅지 둘레가 이승엽 28인치, 최희섭 29인치, 김동주 30인치인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골프의 박세리가 27인치인 것이나, 요즘 떠오르는 신지애가 이에 못지않은 것도 마찬가지다.

    밴쿠버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한국 대표선수들의 평균 허벅지둘레는 남자가 23인치, 여자가 22인치다. 모태범은 26인치, 이상화가 23인치. 하지만 1만m에서 금메달을 따낸 이승훈은 23인치로 여자 선수인 이상화와 비슷하다. 왜 그럴까. 그건 장거리선수의 근육은 지근(遲筋)이기 때문이다. 지근은 참나무처럼 단단한 붉은 근육이다. 굵지 않은 대신 오랫동안 에너지를 뿜어낸다. 육상 마라톤선수의 근육과 같다. 예를 들면 같은 사이클이지만 스피드를 겨루는 경륜선수와 장거리 도로 사이클선수의 근육은 완전히 다르다. 경륜선수의 허벅지 둘레는 거의 30인치(이희석 29.7인치, 이현재 29.6인치, 정성기 29.4인치)에 이른다. 하지만 ‘투르 드 프랑스’를 7번이나 연속 우승한 랜스 암스트롱의 허벅지는 보통사람과 별 차이가 없다. 아무리 굵어도 23인치를 넘지 않을 것이다. 보통 성인 남성의 허벅지 둘레는 20~21인치다.

    여자 쇼트트랙 500m에서 약한 이유

    다람쥐 쳇바퀴 돌듯 쉴 새 없이 뱅뱅 도는 쇼트트랙선수들의 허벅지 둘레는 얼마나 될까. 이정수 20.7인치, 이호석 22.2인치, 성시백 21.5인치, 이은별 20.2인치, 박승희 22.2인치, 조해리 20.4인치로 일반인과 큰 차이가 없다. 순간 스피드보다는 코너워크와 지구력이 더 중요하다는 방증이다. 거꾸로 한국 여자 쇼트트랙이 단거리 500m에서 약한 이유를 알 수 있다. 멀티플레이어보다는 단거리 전문선수를 집중적으로 키워야 한다.

    허벅지는 어떻게 키울까

    걷기·등산 등 가볍게 꾸준히 하는 게 비결


    엉덩이와 꿀벅지에서 스피드 나온다
    보통사람들이 운동선수만큼 허벅지를 키우는 것은 무리다. 지방이 많은 여성은 더욱 어렵다. 선수들처럼 거의 날마다 높은 강도로 훈련할 시간과 체력이 없을뿐더러, 그럴 필요도 없다. 올림픽에 나가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보통 허벅지와 종아리 둘레를 합친 길이가 자신의 배 둘레보다 길 정도면 된다. 즐기면서 가벼운 마음으로 꾸준히 하면 어려울 것도 없다. 걷기, 등산, 수영, 스키, 아쿠아로빅, 계단 오르기, 자전거 타기 등 하체 강화훈련에 좋은 운동은 널렸다. 헬스장에 가서 코치의 지도를 받으면 더할 나위 없다.

    스쾃(squat)이라는 게 있다. 이상화가 170kg 바벨을 들고 한 운동이다. ① 상체를 세우고 두 팔을 앞으로 나란히 한다. ② 엉덩이를 뒤로 오리처럼 내밀고 무릎과 허벅지를 90도로 만든다. ③ 다리를 구부려 앉았다 섰다 반복한다. 엉덩이를 충분히 뒤로 빼서 몸의 중심이 앞으로 쏠리지 않게 해야 무릎에 무리가 가지 않는다. 이 운동은 이상화처럼 어깨에 무거운 바벨을 얹어놓고 할 수도 있지만 욕심내다가는 큰일 난다. 자신의 근육능력에 맞추는 게 중요하다. 런지(lunge)도 있다. 보폭의 2배만큼 양발을 앞뒤로 충분히 벌린 상태에서 앉았다 일어섰다 동작을 되풀이하는 것이다.

    사람 몸에는 206개의 뼈와 약 650개의 근육이 있다. 뼈는 발에 25%(26개씩 52개)가 몰려 있으며 갈비(좌우 12쌍), 머리(23개), 목(7개) 등에도 있다. 근육은 골격근, 창자벽 등에 있는 내장근, 평생 쉬지 않고 움직이는 심장근으로 이뤄진다. 골격근은 뼈에 붙어 우리 몸을 움직일 수 있게 하며, 근육의 대부분(약 620개)을 차지한다. 우리 뜻대로 할 수 있어 ‘맘대로근’이라고도 한다. 하체에는 인체 근육의 75%가 몰려 있다.

    운동선수들은 뼈, 관절, 근육을 너무 많이 써서 빨리 늙는다. 근육운동은 많이 한다고 좋은 게 아니다. 날마다 하다간 큰일 난다. 근육에 따라 적게는 24시간, 길게는 48시간 쉬어야 한다. 근육을 심하게 사용한 뒤엔, 적어도 하루는 충분히 휴식을 취해야 한다는 말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사람은 뼈, 관절, 근육을 잘 쓰지 않아서 쉽게 늙는다. 근육 양은 사람마다 다르다. 하지만 35세 이후 해마다 0.5%씩 줄어드는 것은 똑같다. 거의 운동을 하지 않는 회사원이라면 줄어드는 속도가 더 빠르다. 허리 아픈 젊은 회사원들이 많은 것도 등, 배 근육 약화가 주된 원인이다. 그렇다고 허리보호대를 차면 요통은 더욱 심해진다. 남아 있던 근육마저 없어지기 때문이다. 나이가 들면 들수록 팔다리가 가늘어진다. 대신 배가 나온다. 근육이 줄어 지방이 뱃살 밑에 저장되기 때문이다.

    유산소운동은 내장근, 심장근을 튼튼하게 한다. 무산소운동은 골격근을 단련시키며, 골격근은 뼈를 자꾸 잡아당겨 골밀도를 높인다. 그리고 인대와 연골을 튼튼하게 한다.

    웨이트 운동은 운동기구의 정확한 사용법을 익히는 게 최우선이다. 그 다음은 각 부위 근육에 어떤 운동이 좋은지 알아야 한다. 흔히 상복부 근육 강화운동으로 윗몸일으키기(sit up 혹은 clunch)를 많이 한다. 하지만 대부분 머리가 무릎에 닿도록 90도씩 꺾는다. 이것은 효과가 적다. 30도 정도 꺾어주면서 등이 판에 닿을 듯 말 듯 해야 배 위쪽 근육이 뻐근하다. 배 아래 근육 단련은 누워서 발을 30도 정도 올렸다 내렸다 하면 된다. 전문지도자의 코칭이 필요한 이유다.

    관절은 인대와 연골로 이뤄진다. 뼈와 뼈 사이를 잇는 연결고리로, 문과 문을 이어주는 경첩이나 마찬가지다. 어깨, 엉덩이, 무릎관절이 대표적이다. 뼈는 35세가 넘으면서부터 점점 골밀도가 떨어져 부석부석해지고 얇아진다. 한 통계에 따르면 65세 이상 미국 여성은 3명에 1명꼴로 골다공증을 앓고 있다. 무릎관절은 몸무게가 5kg이 늘면 15kg으로 느낀다. 계단을 오를 때는 7배인 35kg으로 생각하면 된다. 그만큼 몸무게의 압력에 취약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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