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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CIAL REPORT | 설의 품격 05

용춤 추며 재난 예방, 등불 띄워 소망 기원

세계 각국의 신년 축제

  • 글·사진=허용선 여행 칼럼니스트 yshur77@hanmail.net

용춤 추며 재난 예방, 등불 띄워 소망 기원

용춤 추며 재난 예방, 등불 띄워 소망 기원

중국의 춘제(春節) 축제기간에는 곳곳에서 용춤을 볼 수 있다. 대만은 정월 대보름에 성대한 등불 축제가 열린다(오른쪽).

설은 음력으로 정월 초하루를 가리킨다. 하지만 이제 음력설을 쇠는 나라는 한국과 중국, 대만, 베트남 정도로 많지 않다. 가까운 나라 일본도 철저히 양력설을 쇤다. 세계 각국의 새해맞이 풍속에 녹아 있는 독특한 가치관을 들여다보자.

중국 >>> 중국인은 음력설을 춘제(春節)라고 부르는데 음력 정월 15일까지 축제기간이다. 중국 본토와 홍콩, 대만, 싱가포르 등 중국인이 많이 거주하는 곳에서는 흩어졌던 가족이 모처럼 다시 만나고 정성껏 마련한 음식을 나눠 먹는다. ‘동양의 진주’ 홍콩에서는 설 다음 날 빅토리아 항구에서 홍콩의 밤하늘을 아름답게 장식하는 불꽃놀이와 사자춤과 용춤이 펼쳐진다. 예로부터 사자와 용을 길하고 용맹스러운 동물이라고 여긴 중국인은 사자춤과 용춤을 통해 재난을 막고 축복을 가져오기를 기원한다.

홍콩 시민들은 설 전날 시내에 마련된 대규모 꽃전시회를 구경한다. 각양각색의 꽃을 바라보며 꽃향기를 즐기며 새해 소망을 빈다. 이틀간 다채로운 색상과 향긋한 향으로 장식된 ‘화훼쇼’가 끝나면 본격적인 구정(춘절)축제가 벌어진다. 설날 아침에는 조상에게 차례를 지낸다. 5대까지 조상을 모시는 홍콩 사람들은 2월16일까지 조상의 혼이 집에 머무른다고 믿어 음식은 그때까지 그대로 차려놓는다. 차례상에는 5가지 요리와 포도주 5잔, 중국 전통차 5잔씩을 놓고 10벌의 젓가락을 올린다. 조상님들이 축제와 성찬날을 쉽게 알아볼 수 있는 달력도 올린다.

대만은 중국의 전통문화를 고스란히 간직한 곳이다. 정월 대보름날이면 성대한 등불 축제가 열린다. 수도 타이베이에서는 말이나 용, 건축물 같은 거대한 종잇조각 안에 등불을 넣어 불을 밝힌다. 핑시(平溪) 등불 축제는 기구 모양의 등불을 하늘로 올리기 때문에 ‘천등(天燈)축제’라고도 부른다. 가오슝은 아이허(愛河) 강변에 수만 개의 등불을 걸어놓아 강과 등불이 조화를 이루는 장관을 연출한다.

일본 >>> 새해를 맞아 온 가족이 집 안 대청소를 하고 늦은 밤까지 텔레비전을 보면서 도시코시소바를 먹는다. 도시코시소바는 한 해가 무사히 지나가는 것을 축하하며 먹는 메밀국수. 많은 일본인은 신사나 사찰을 찾는 것으로 새해를 시작한다. 전통복장 등을 곱게 차려입고 가족 단위로 나서는 ‘하쓰모테’로 불리는 이 새해 첫 행사를 통해 한 해의 안녕과 축복을 빈다. 전국의 신사나 사찰에서는 안팎을 깨끗이 단장하고 참배객을 맞이한다. 우리나라 보신각의 제야의 종 행사처럼 한 해가 넘어가는 순간에 타종식이 전국의 사찰에서 이뤄진다. 일본 어디에 있어도 이 108번의 제야의 종소리를 들으며 새해를 맞게 되는 것이다. 1월1일 0시를 알리는 종이 울리면 일본인들은 서로 마주보고 “새해가 밝아서 축하합니다”라는 인사를 나눈다.



오사카에서는 도야도야 축제가 벌어진다. 1월1일부터 2주일 동안 개최되는 이 축제는 마지막 날이 하이라이트다. 한 해의 액운을 막는다는 뜻에서 매년 1월14일에는 추운 날씨에도 옷을 벗은 젊은이들이 온몸을 서로 부딪쳐 열기를 발산한다.

용춤 추며 재난 예방, 등불 띄워 소망 기원
스위스 >>>‘작은 유럽’ 아름다운 스위스에서는 매년 12월31일 취리히 새해맞이 불꽃놀이가 펼쳐진다. 취리히 호수와 리마트 강을 형형색색으로 물들이는 불꽃놀이는 밤 8시부터 1월1일 새벽 3시까지 이어지고, 15만명 이상이 모여 신년 카운트다운을 외친다.

수도 취리히의 ‘양력’ 새해맞이가 불꽃놀이 등 화려한 모습이라면, 아펜젤 지방의 작은 마을 우르나슈(Urnasch)의 새해맞이 축제는 우리의 섣달그믐 모습과 닮았다. 화장을 한 가면과 기묘한 복장의 크로이세(사당패·사진)들이 가가호호 방문해 악귀를 쫓아내고 새해의 축복을 기원하는 의식은 음력 12월31일, 즉 섣달그믐부터 정월 대보름을 앞둔 음력 1월13일까지 열린다. 크로이세들은 “올해에도 가정에 행복과 평화가 충만하시기를 기원합니다”라고 인사한 뒤 다음 집으로 이동한다. 이때 집주인은 크로이세들에게 사례금을 전한다. 다소 무서워 보이는 복장으로 노래를 부르고 종을 울리며 행운을 기원하는 이러한 풍습이 알려지면서 최근에는 이 인적 드문 마을에도 독특한 새해 풍경을 구경하러 수많은 관광객이 찾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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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31일 밤 미국 뉴욕 타임스퀘어 광장에서 펼쳐지는 신년 축제 모습과 ‘이브 볼(Eve Ball)’.

미국 >>> 미국인은 크리스마스 때 가족과 조용히 보내지만 새해에는 호텔이나 레스토랑에서 성대한 파티를 열고 다정한 사람들과 떠들썩하게 보낸다. 캘리포니아 주의 패서디나에서 열리는 유명한 로즈 볼 퍼레이드를 보려고 많은 시민이 해마다 1월1일 아침에 텔레비전을 시청한다. 10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로즈 볼 퍼레이드는 세계적으로도 소문난 축제이고 거리를 누비는 꽃마차 행렬이 워낙 장관이라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갖는다. 또한 퍼레이드 다음에는 미국인들이 무척이나 즐기는 ‘Rose Bowl’(대학풋볼 결승전)이 있고 다른 풋볼 경기도 방송되므로 1월1일은 집에서 음식을 즐기면서 텔레비전을 보는 가정이 많다.

뉴욕 시는 새해맞이 행사로 타임스퀘어와 허드슨 강, 센트럴 파크 등에서 다양한 축제를 연다. 가장 유명한 행사는 타임스퀘어에서 오색찬란한 빛을 발하며 낙하하는 신년축하 이브 볼(New Year’s Eve Ball)이다. 타임스퀘어 위에서 깃대를 타고 내려오는 신년 이브 볼은 지름 약 365cm의 크기로, 2668개의 크리스털로 장식되고 3만2256개의 LED 조명이 설치된다.



주간동아 2010.02.16 724호 (p110~111)

글·사진=허용선 여행 칼럼니스트 yshur7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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