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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ONOMY

옴니아2 “시련 있어도 실패 없다?”

외압설, 가격 역차별 등 사면초가 악재 … 삼성전자는 위기 정면돌파 의지

  •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옴니아2 “시련 있어도 실패 없다?”

옴니아2 “시련 있어도 실패 없다?”
“기사가 사라졌네?”

1월6일 삼성전자 이재용 부사장(당시 전무)이 SK텔레콤 최태원 회장에게 아이폰 도입을 유보해달라고 요청했다는 보도가 나오자 여론은 한순간에 술렁였다. 삼성과 SK텔레콤은 즉각 “명백하게 틀린 내용”이라며 반박했다. 최태원 회장 역시 이날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대한상공회의소 주최 ‘2010년 신년인사회’에서 “(이재용 부사장의 요청을 받은) 그런 일은 없었다”고 일축했다.

하지만 이 기사가 이날 오전 해당 언론사 사이트와 네이버, 다음 등 포털에서 자취를 감추면서 또 다른 논란으로 번졌다. 누리꾼들은 해당 기사가 삭제되기 전 스크랩한 글을 블로그 및 카페에 올리며 ‘기사 삭제 외압설’을 제기했다. 오보라면 기업에서 정정 보도를 청구하며 강력하게 대응했을 텐데, 일언반구 없이 기사가 사라진 것은 삼성이나 SK텔레콤 측의 압력이 작용했기 때문이라는 것.

아이폰 인기 직격탄에 위기감 고조

해당 기사를 쓴 한국일보 기자는 “구체적으로 얘기하기 곤란하다”며 답변을 피했다. 이종재 편집국장은 “기업체의 압력이 있었던 것은 아니며, 인터넷 댓글을 통해 본래 취지와는 달리 진보·보수 갈등을 부추기는 기사로 확대 재생산되는 것 같아 온라인에서 내렸다”고 설명했다. 삼성 측 역시 “요즘이 어떤 시대인데 기사를 빼달라고 해서 빼겠느냐. 언론사 자체적으로 기사를 판단해 처리한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삼성과 SK텔레콤은 단순한 해프닝으로 치부했지만, 전문가들은 이런 논란 자체가 삼성전자가 아이폰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방증이라고 지적한다. 실제 아이폰의 도입으로 판매량 하락 등 직격탄을 맞은 것이 바로 삼성전자가 야심차게 준비해온 스마트폰 옴니아2다. 그동안 삼성전자는 옴니아2가 성능과 디자인에서 결코 해외 스마트폰에 밀리지 않는다고 자부해왔다.

하지만 ‘아이폰 도입 유보설’에 ‘기사 삭제 외압설’이 겹치면서 감춰진 옴니아2의 위기감이 드러났다. 여기에 ‘국내 소비자 역차별 논란’까지 더해졌다. 지난해 10월 중순 국내에 출시된 옴니아2의 출고가는 2GB가 92만4000원, 8GB가 96만8000원이다. 아이폰 출시 이후 4만원가량 인하됐지만, 여전히 이동통신사의 약정과 비싼 요금제 등을 이용하지 않고는 90만원가량을 지불해야 한다.

유럽이나 미국의 경우 출고가가 공개되지 않아 아무런 조건 없이 구입할 수 있는 ‘공기계’ 가격을 통해 출고가를 추정한다. 공기계 가격은 출고가와 거의 일치하거나 조금 싼 것이 일반적이다. 유럽에서 옴니아2 공기계는 500달러 중반(약 66만원)에 구입할 수 있으며, 미국에서도 600달러 중반(약 78만원) 내외에 가능하다. 국내 판매되는 옴니아2보다 최대 30% 싸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아무도 출고가를 다 지불하고 휴대전화를 구입하지는 않는다. 약정이나 요금제를 통해 실제 구입가격은 훨씬 낮은 수준인데, 단순히 출고가와 공기계 가격을 비교해서 내수용 옴니아2가 최대 30% 가까이 비싸다고 얘기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가격 역차별 논란이 불거지면서 옴니아2는 소비자의 거센 반감에 부딪혔다. 누리꾼 ‘kore’는 “국내 소비자가 봉이냐”며 “해외폰이 많이 들어와야 대기업들이 정신을 차린다”고 비난했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그러잖아도 아이폰이 도입되면서 옴니아2에 대한 보조금을 강화해 기존 구입자들로부터 거센 반발을 샀는데, 이번 가격 논란이 더해져 소비자들의 불신이 커질 것”으로 우려했다.

‘삼성 Apps’ 콘텐츠 무료 제공 반격

또한 삼성전자가 자사 애플리케이션 스토어 이용에서 국내 이용자와 해외 이용자를 차별하며, 옴니아2를 제외한 구형 스마트폰 사용자들을 홀대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구설에 올랐다. ‘삼성 애플리케이션 스토어’가 SK텔레콤을 통해 국내에 오픈됐지만, 이를 이용할 수 있는 단말기는 ‘T옴니아2’로 제한돼 있다는 것.

지난해 9월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등에 오픈한 해외 ‘삼성 애플리케이션 스토어’는 옴니아2 외에 옴니아1 사용자들도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어 ‘국내 소비자들은 찬밥이냐’는 비아냥거림을 들었다. 논란이 커지자 삼성전자는 ‘삼성 애플리케이션 스토어’ 이용대상 기종에 ‘T옴니아1’을 추가했다.

옴니아2에 대한 해외의 평가도 옴니아2의 위기감을 부추겼다. 미국 정보통신 전문매체인 ‘PC월드’가 스마트폰을 대상으로 발표한 ‘12월 Top 10 휴대전화’ 순위에서 옴니아2는 9위에 그쳤다. 모토로라의 드로이드가 아이폰 3GS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국내에서는 옴니아2가 강력한 아이폰의 대항마로 부각됐지만, 세계 시장의 인식은 그렇지 못했던 것.

삼성전자는 “조사업체가 워낙 많다 보니 순위가 오르락내리락하기 일쑤다. 옴니아2가 1등을 한 조사도 많다. 예컨대 독일의 IT 전문매체인 ‘커넥트(Connect)’가 스마트폰을 성능 비교 테스트한 결과에서 옴니아2는 최고 평점인 408점을 받으며 ‘최고 스마트폰’으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더욱이 아이폰에 이어 2010년 구글 넥서스 원을 필두로 다양한 해외 스마트폰들의 국내 상륙이 본격화되면서 옴니아2의 위기감은 고조될 전망이다. 특히 모토로라는 1월18일 한국에서 대대적인 론칭 행사를 갖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를 탑재한 전략 스마트폰을 선보인다. 휴대전화 제조업계 관계자는 “모토로라의 드로이드, HTC의 브라보, 애플의 4세대 아이폰 등 해외 스마트폰들의 국내시장 공략은 국내 스마트폰 시장 선두주자인 옴니아2에 위협적인 요소”라고 지적했다.

삼성전자는 옴니아2를 둘러싼 위기논란을 정면 돌파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가격, 스펙 등 잘못 알려진 사실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알리고, 한국형 서비스와 애프터서비스 등 옴니아2만의 장점을 내세워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마트폰의 가장 큰 매력으로 평가받는 앱스토어 애플리케이션에도 공격적인 전략을 구사할 계획이다. 아이폰은 제대로 된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하려면 건당 최소 0.99달러(약 1100원)의 비용이 들어 ‘돈 먹는 하마’라는 지적을 받았다. 삼성전자는 SK텔레콤과 함께 1월30일까지 T스토어 및 T스토어 내에 입점한 ‘삼성 Apps’ 콘텐츠 10만개를 무료로 제공한다고 밝혔다. 그 결과 갖은 악재 속에서도 옴니아2의 개통 수는 2009년 12월 말을 기점으로 아이폰을 앞질렀다.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T옴니아2의 일평균 개통 수는 7000~9000대로 아이폰 개통 수 3000~4000대를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옴니아2가 사면초가 속에서 비상할지 아니면 위기의 늪에서 도태할지, 선택의 고비에 선 삼성전자의 또 다른 승부수에 관심이 쏠린다.



주간동아 2010.01.26 721호 (p52~53)

손영일 기자 scud20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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