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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극 얼음 속에서 시간을 발견했어요”

“남극 얼음 속에서 시간을 발견했어요”

“남극 얼음 속에서 시간을 발견했어요”
“미지의 세계에 대한 동경에서 이 모든 일이 시작됐어요. 그래서 남극으로 갔고, 사진을 찍었고, 전시까지 하게 됐네요.”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회사를 운영하므로 본업은 ‘사장’인 김지연 씨가 남극에서 촬영한 얼음 풍경을 ‘123 갤러리’에서 전시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영국 첼시 칼리지 오브 아트 앤 디자인에서 뉴미디어 아트를 전공했으니 제자리를 찾아 데뷔한 셈이다.

“어렸을 때부터 얼음과 바다와 하늘을 좋아했어요. 덧붙여 펭귄도요. 얼음과 바다와 하늘은 결국 물로 수렴하는 같은 풍경이면서 아주 다르고, 펭귄은 조류이면서 날지 못하잖아요. 뭔가 답을 찾으려면 꼭 남극으로 가야 한다고, 운명처럼 느껴왔어요.”

전시회 제목은 ‘움직이지 않는 여행자(Voyageur Immobile)’. 그러나 작가는 ‘흘러가기 위해’ 아주 긴 시간을 움직여야 했다. 미국 칠레 아르헨티나를 거쳐 남미대륙의 끝으로 간 뒤 이틀 동안 배를 타고 남극대륙으로 넘어갔다. 사진 촬영은 10인승 고무보트 위에서 이뤄졌다.

“남극에 가면 누구나 겸손해져요. 안전수칙도 잘 지키고 말수도 줄어들죠. 여자 혼자라 위험하다는 생각은 안 들어요. 시간과 공간이 이상할 정도로 또렷이 느껴지기 때문에 셔터 소리 안에 그것을 담아야겠다는 생각만 하게 돼요.” 물과 얼음과 하늘이 각기 다른 물질로 굳어버린 듯한 그의 사진은 절경에 대한 경외라기보다 시간의 비밀을 알아낸 자의 그것으로 보인다.



“갈라파고스, 몽골의 오지 등 지리적으로 아주 먼 곳만 찾아다녔는데, 얼음 속에서 발견하는 건 늘 시간이에요.” 서울에서 일을 해 여행경비가 모이고, 그것에 반비례해 의욕이 떨어지면 그는 미련 없이 짐을 꾸린다고 한다. 그의 사진이 움직이기에 비로소 존재하던 탐험가의 기록처럼 보이는 건 이런 이유 때문일 것이다.



주간동아 2009.08.04 697호 (p100~101)

  • 김민경 기자 hold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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