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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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튀’ 프랜차이즈 식당의 악몽

  • 입력2009-06-11 13:4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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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먹튀’ 프랜차이즈 식당의 악몽

    닐니리 맘보의 국수.

    10년 전 외환위기 당시에 볼 수 있었던 독특한 풍경 중 하나가 하루가 다르게 생겨나는 동네 프랜차이즈 음식점과 고급 브랜드의 옷을 입은 30, 40대 음식점 사장 부부였다.

    정리해고나 폐업 등으로 회사를 그만둔 가장들이 많지 않은 자금을 갖고서 만만해 보이는 프랜차이즈 식당을 열었는데, 그들의 공통점은 유명 브랜드의 옷을 입고 일한다는 점과 열심히는 하지만 서투르고 적극적이지 않은 태도로 손님을 응대한다는 것이었다.

    갖고 있는 옷을 입다 보니 주인이라기보다는 손님 같은 옷차림이 된 상황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등 떠밀리듯 시작한 사업임을 보여주는 뻣뻣하고 어색한 태도는 혼신을 다해 서비스해도 될까 말까 한 개인사업의 세계에서는 바람직하지 못한 자세였기에 결국은 대부분 문을 닫고 마는 아픈 결과를 낳았다.

    이런 슬픈 장면이 안타깝게도 2009년 전 세계적인 경제위기 때에도 반복되는 듯하다. 한국 프랜차이즈계의 현실은 꽤나 어둡다. 달콤한 광고 내용과는 달리 프랜차이즈 회사는 가맹점의 발전을 위한 지속적인 관리와 홍보에는 관심이 없고 신규 대리점 유치로 생겨나는 인테리어비 비품구입비 가맹비 등의 목돈 확보에만 몰두하다 보니, 떠들썩하게 광고 한 번 하고 간판을 내리는 ‘먹튀 브랜드’가 태반이다.

    또한 해당 업종에 대한 애정이나 적성, 치열한 연구 노력 없이 광고에만 혹해서 사업을 선택하는 업주들의 책임도 결코 무시할 수 없다. 자업자득인 측면도 일부 있다는 이야기다. 자신은 닭을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치킨집을 시작한 사람들을 많이 봤는데, 그 말로가 어땠겠는가.



    이런저런 이유로 한국의 프랜차이즈 음식점에는 잘 가게 되질 않는다. 서투른 운영에 점포 따라 심하게 들쑥날쑥인 음식의 질 때문에 복권 맞춰보는 심정이다. 질이 고른 브랜드도 있긴 하다. ‘맛없음’으로 평준화를 이룬 게 문제지만.

    프랜차이즈인 것을 모르고 들어갔는데 저렴한 가격 대비 높은 만족도를 보여준 곳이 일산의 국숫집 닐니리 맘보(031-902-1120)다. 면과 국물이 함부로 만든 솜씨가 아니었는데, 프랜차이즈인 줄 알았다면 가지 않았을 터이니 흔하지 않은 인연이다.
    그러나 한국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한계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는 좀 지켜봐야겠다.

    kr.blog.yahoo.com/igundown
    Gundown은
    높은 조회 수와 신뢰도로 유명한 ‘건다운의 식유기’를 운영하는 ‘깐깐한’ 음식 전문 블로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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