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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문학경기장을 어찌할꼬?

2014년 아시안게임 주경기장 활용 놓고 시끌 … “재활용” vs “불량좌석” 주장 팽팽

인천 문학경기장을 어찌할꼬?

인천 문학경기장을 어찌할꼬?

인천 문학경기장 전경(왼쪽)과 증·개축 시 사각지대 좌석을 발생시키는 문제의 기둥.남북 측 양쪽에 1만여 좌석씩 늘리면(작은 사진 아래), 1만2000여 석의 불량 좌석이 생긴다(작은 사진 위에서 분홍색 부분).

2002한일월드컵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가장 멋진 장면은 포르투갈과의 경기에서 터진 박지성 선수의 왼발 슛이다. 이 골이 탄생한 인천 문학경기장이 요즘 시끌시끌하다.

문학경기장을 2014 인천아시안게임의 주경기장으로 쓰느냐 마느냐를 놓고 인천시와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광부)가 정면으로 맞서고 있는 것. 인천시는 인천 서구에 새 종합경기장을 짓기를 원하지만, 문광부는 문학경기장을 ‘재활용’하라는 견해가 확고하다.

문학경기장을 아시안게임 주경기장 용도로 증·개축할 경우 기둥 때문에 경기장 내부가 제대로 보이지 않는 ‘불량 좌석’이 생기는데, 이에 대한 양쪽 의견도 확연히 갈린다. 인천시는 “두고두고 국민에게 욕먹을 일”이라며 펄쩍 뛰는 반면, 문광부는 “그 정도는 감수하더라도 재활용하는 게 경제적”이라는 주장이다(증·개축이든 신축이든 비용은 정부가 30%, 인천시가 70%를 부담한다).

기둥 뒤로 증축 좌석 “앞이 안 보여”

문제의 발단은 문학경기장 좌석이 5만여 석에 그친다는 점. 그러나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Olympic Council of Asia)는 주경기장 좌석이 7만 석 이상일 것을 요구한다. 증·개축이란 문학경기장 남북 측 양쪽에 1만여 좌석씩을 늘려 OCA 요구조건을 충족하려는 것이다.



2002 한일월드컵을 앞두고 건축된 문학경기장은 케이블 막구조 형식의 지붕을 자랑한다. 이 지붕은 파도와 배 모양을 형상화하고 있어 항구도시 인천의 이미지에 부합한다는 호평을 받아왔다. 그런데 지붕을 받들고 있는 남북 측의 12개 기둥이 증·개축 공사에서 골칫거리가 된다. 지름 1.2m의 기둥 뒤로 신규 좌석을 설치하기 때문에 기둥에 가려 경기장 내부가 보이지 않는 사각(死角)지대 좌석이 생겨나는 것이다.

이 점은 문광부가 전문가에게 의뢰해 지난 7월 제출받은 용역보고서(‘2014 인천아시아경기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문학경기장 증·개축 방안 및 활성화 연구 최종보고서’)도 인정하는 바다. 용역보고서는 사각지대 좌석이 얼마나 되는지 계산해 밝히지는 않았지만, 인천시 측은 증축되는 2만1074석 중 절반 이상인 1만2000여 석이 사각지대에 속한다고 주장한다(21쪽 그림 참조).

인천시 관계자는 “시민들은 거기에 앉을 때마다 정부가 기껏 돈을 써서 이런 황당한 좌석을 마련했느냐며 노여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문광부 관계자는 “사각지대 좌석은 아시안게임 개·폐막식 때만 좀 불편할 뿐”이라며 “평소 개최되는 축구나 육상 경기는 기존 5만 석으로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용역보고서는 또한 ‘어느 경기장이든 기둥에 의해 차단되는 사각지대는 있을 수밖에 없음’이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인천시 아시아경기대회지원본부 이풍우 과장은 “사각지대 좌석이 있는 경기장은 세계 어디에도 없다”고 강조했다. 이 보고서의 연구책임자인 조용훈 한경대 교수(건축학)는“가운데에 기둥이 박힌 경기장은 그럴 수밖에 없다는 의미이고, 사례조사는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2014년 9월19일부터 16일간 인천시 일원에서 펼쳐지는 인천아시안게임에는 38개 종목, 6만여 명의 선수, 임원, 미디어, 후원업체 등이 참가하는 대규모 국제행사다.

이 행사를 통해 인천을 세계에 알리기 위해서는 주경기장을 새로 지어야 한다는 것이 인천시의 주장이다. △개·폐막식 진행을 위해서는 경기장 배후면적이 최소 5만㎡가 돼야 하는데, 문학경기장은 1만3000㎡에 그치고 △신축 비용(6614억원)이 증·개축 비용(5850억원)과 차이가 크지 않으며(총사업비 기준) △대전 대구 광주 울산 등 인천보다 인구가 적은 도시도 2개 이상의 종합경기장을 가진 데 비해 인천은 문학경기장 한 개에 불과하다는 점 등이 인천시 주장의 근거다. 한나라당 이경재 의원은 “대회의 성공적 개최와 지역균형 발전 차원에서도 경기장 신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대로 사용 or 증축 or 새 경기장

그러나 대규모 국제행사를 위해 신축한 종합경기장의 적자는 국가적 골칫거리인 게 현실이다. 2002 한일월드컵 때 지어진 10개 경기장 중 서울 상암경기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매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문학경기장도 2004~2006년 2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인천아시안게임 담당부서인 문광부 국제체육과 관계자는 “인천시는 이미 문학경기장을 주경기장으로 사용한다는 계획서를 OCA에 제출했고, OCA는 그 사실을 알고도 인천을 유치도시로 선정했다”며 “우리 판단으로는 현재 5만 석의 문학경기장을 그대로 주경기장으로 활용해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그는 또 “7만 석은 OCA가 배포하는 입찰도시안내서에 언급되는 것일 뿐”이라며 “OCA와의 전화통화에서 7만 석은 강제규정이 아니라는 답변을 들었다”고 덧붙였다.

시끌시끌한 2014 인천아시안게임 주경기장 문제는 다음 세 가지 중 하나로 결정된다. 개·폐막식 규모가 다소 축소되더라도 현재 문학경기장 그대로를 사용하거나, 사각지대 좌석을 감수하고라도 2만 석을 증·개축하거나, 막대한 비용을 들여 새 종합경기장을 건설하는 것. 문광부 관계자는 “인천시와 태스크포스(TF)팀을 꾸려 의견 차이를 좁히고 있다”며 “조만간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주간동아 2008.10.28 658호 (p20~21)

  • 강지남 기자 lay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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