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43

2008.07.08

운장산 비경에 눈 맞추고 트레킹 명당서 발 맞추네

  • 글·사진=양영훈 한국여행작가협회장 blog.naver.com/travelmaker

    입력2008-07-02 10: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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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운장산 비경에 눈 맞추고 트레킹 명당서 발 맞추네

    호반을 따라 상쾌한 순환도로가 개설된 용담호 풍경.

    6월에는 숲이 좋다. 짙푸른 녹음을 드리운 숲은 먼발치서 바라보기만 해도 기분이 상쾌하다. 숲의 넉넉한 품에 안긴 사람은 세상을 다 얻은 듯 마음이 넉넉해진다. 숲은 어디든지 좋지만 기왕이면 통나무집, 야영장, 오토캠핑장, 산책로 등의 휴양시설이 잘 갖춰진 자연휴양림을 찾아가는 것이 여러모로 편리하다.

    전북 진안군 정천면 갈용리 운장산(1126m) 기슭의 갈거계곡에는 지난 2000년 개장한 국립운장산자연휴양림이 있다. 길이가 7km나 되는 갈거계곡은 반세기 전까지만 해도 수많은 화전민이 모여 살았을 정도로 크고 깊은 골짜기다. 갈거계곡에 들어선 운장산자연휴양림에는 제방바위, 장독바위, 마당바위, 이끼바위, 학의소, 정밀폭포 등의 비경이 곳곳에 산재한다.

    운장산자연휴양림 관리소에서는 사람들 눈에 쉽게 띄지 않는 비경들을 찾아보는 ‘비경투어 프로그램’을 상설 운영한다. 관리소 직원의 설명을 들으며, 또 한 시간 안팎의 가벼운 트레킹을 즐기면서 여러 비경을 찾아보는 이 프로그램은 휴양림 이용객들에게 큰 인기가 있다. 단, 피서객이 몰리는 여름철 성수기(7월14일~8월31일)에는 일시적으로 중단된다.

    그리고 매달 두 번씩 쉬는 토요일마다 휴양림 안의 작은 노천극장에서는 가족이 함께 감상할 수 있는 영화가 상영된다. 또한 피서철에는 지역의 예술단체를 초청해 두세 차례 숲속음악회를 개최한다. 벌레소리, 새소리, 바람소리 같은 자연의 소리와 함께 듣는 음악소리는 사람들에게 독특한 감동과 향기로운 추억을 안겨준다.

    운장산자연휴양림은 물놀이하기 좋은 명당으로 소문난 곳이다. 물놀이 명당은 대체로 계류가 풍부하고 자연풍광이 빼어나며 숲이 울창하다. 이곳 휴양림도 녹음 짙고 단풍 고운 활엽수들이 열대우림처럼 빼곡하게 들어차 있어 오색단풍으로 물든 가을날의 풍광이 일대장관이다. 운장산 단풍의 진면목을 직접 구경한 사람들은 하나같이 “정읍 내장산 단풍에 뒤지지 않는다”며 찬사를 아끼지 않는다.



    운장산자연휴양림에서 그리 멀지 않은 진안군 주천면 대불리에는 운일암반일암계곡이 있다. 운장산 동북쪽의 명덕봉(845.5m)과 명도봉(863m) 사이의 약 5km에 이르는 협곡이다. 계곡을 따라 용소바위 족두리바위 천렵바위 대불바위 등 집채만한 기암괴석이 물길과 어우러져 독특한 풍광을 자아낸다. 길이 험했던 옛날에는 구름 속의 해만 오락가락한다고 해서 운일암(雲日岩), 해를 보는 시간이 하루 중 반나절에 불과해 반일암(半日岩)으로 불렸다고 한다.

    계곡과 나란히 이어지는 도로 주변에는 야영장, 주차장, 화장실, 체육단련시설, 정자 등의 편의시설이 있다. 지나는 길에 잠시 들러 쉬어가기도 좋고, 여름철에 하루 이틀쯤 눌러앉아 더위를 식히는 피서지로도 안성맞춤이다.

    운장산자연휴양림 휴가철 가족 피서지로 최적 조건

    운장산 비경에 눈 맞추고 트레킹 명당서 발 맞추네

    운장산자연휴양림 내의 갈거계곡에서 물놀이를 즐기는 피서객들.

    운임암반일암계곡의 시원한 계류는 금강 상류의 물길을 가로막은 용담호로 흘러든다. 진안군의 6개 읍·면에 딸린 68개 마을을 수몰시킨 용담호는 높이 70m, 길이 498m의 용담댐 완공으로 생겨난 인공호수다. 1990년 착공해 2001년 12월24일 준공된 용담댐은 우리나라에서 다섯째로 규모가 큰 다목적댐이라고 한다. 물을 가두기 시작한 지가 10년도 안 된 용담호는 우리나라의 어떤 인공호보다 맑고 깨끗하다. 게다가 자연 그대로의 풍광과 호젓한 정취가 오롯이 살아 있다. 아직까지는 호수 주변에 오염원이 별로 없는 데다 관광객의 발길도 뜸한 덕이다. 그러면서도 호수 둘레를 완벽하게 한 바퀴 도는 순환도로가 개설돼 있어 호반드라이브를 즐기기에도 더없이 좋다.

    운장산자연휴양림과 용담호를 오가는 길에 시간 여유가 있거든 금산 보석사와 진안 마이산도 둘러봄직하다. 금산군 남이면 석동리의 진악산(732m) 남쪽 기슭에 자리한 보석사는 절집 자체보다도 수령이 천 년에 이른다는 은행나무(천연기념물 제365호)와 아름드리 전나무가 양쪽으로 늘어선 초입의 숲길이 더 인상적이다. 또한 절 앞의 작은 계곡은 여름철이면 파릇한 이끼계곡으로 탈바꿈한다.

    암수 두 봉우리로 이뤄진 진안 마이산은 현재 정상에 오를 수 없다. 자연휴식년제가 실시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신 남부 주차장에서 비룡대 전망대(527m)~봉두봉~탑사 등을 거쳐 금당사로 되돌아오는 트레킹코스가 개설돼 있다. 길이 6km의 이 코스를 섭렵하는 데는 2시간30분~3시간쯤 소요된다.

    추천일정

    첫째 날


    운장산 비경에 눈 맞추고 트레킹 명당서 발 맞추네

    금복회관의 애저찜 상차림.

    10:00 통영대전고속도로 금산톨게이트(서울톨게이트에서 171km) 통과→10:00~11:00 금산톨게이트~금산읍내(13번 국도)~석동교삼거리~보석사 입구 등을 경유해 보석사(041-753-1523) 관람→11:00~12:20 보석사 입구~석동교삼거리(13번 국도)~용수목삼거리(55번 국지도)~남이면 구석리를 경유해 십이폭포 탐승(探勝)→12:20~13:30 구석리(55번 국지도)~흑암삼거리(좌회전)~주천면 소재지~주천삼거리를 경유해 운일암반일암계곡에 도착 후 점심식사(더덕닭불고기 또는 송어회)→13:30~15:00 운일암반일계곡에서 탁족 즐기기→15:00~15:30 운일암반일암계곡(55번 국지도)~주천삼거리(725번 지방도)~운장산자연휴양림(063-432-1193) 입구 등을 경유해 운장산자연휴양림에 도착→15:30~ 운장산자연휴양림 탐방 및 휴식

    둘째 날

    11:00 운장산자연휴양림 출발→11:00~12:30 운장산자연휴양림 입구(우회전, 725번 지방도)~정천휴게소 삼거리(좌회전, 795번 지방도)→용담호 호반드라이브(용담대교~용담 망향의 동산~송풍삼거리~용담물문화관~안천)~안천 백화삼거리(우회전, 13번 국도)~신괴교차로(직진, 30번 국도)~불로치터널 등을 거쳐 진안읍내에 도착→12:30~13:30 점심식사(애저찜)→13:30 ~17:00 진안읍~진안로터리(30번 국도)~화전삼거리(우회전) 등을 거쳐 마이산도립공원(관리사무소 063-433-3313) 남부주차장에 도착 후 마이산 트레킹 및 탑사(063-433-0012) 탐방`→17:00~17:10 마이산도립공원 남부주차장~화전삼거리(좌회전, 30번 국도) 등을 거쳐 익산포항고속도로 진안IC 진입

    여행정보

    숙박

    운장산자연휴양림의 통나무집이나 복합산막 같은 숙박시설은 예약하지 않으면 주말 전후엔 이용하기 어렵다. 하지만 나무 데크가 설치된 야영장과 오토캠핑장은 선착순으로 이용하므로 예약하지 않아도 된다. 휴양림 내의 물가에는 야영 데크가 곳곳에 설치돼 있다. 운일암반일암계곡에도 야영시설이 잘 갖춰져 있고 화이트모텔(063-432-5330), 알프스산장(063-432-7024), 에로스산장(063-432-7203) 등의 숙박업소도 여럿 있다.

    맛집

    진안읍내의 진안관(063-433-2629)과 마이산 북부매표소 부근의 금복회관(063-432-0651)은 진안의 대표적 향토음식인 애저찜을 잘하기로 소문난 맛집이다. 운일암반일암계곡 내의 에로스산장(063-432-7025)도 더덕닭불고기가 맛있고, 용담호가 보이는 상전면 진안군 구룡리 불로치터널 근처의 용쏘나루터(063-432-9973)는 용담호에서 잡은 참붕어로 조리한 붕어찜이 별미다. 그 밖에 정천면 월평리의 토지가든(쏘가리회 063-432-5566)과 월평댁(어죽 063-432-3323), 운일암반일암계곡 입구의 주천면 주양리에 자리한 운일암송어횟집(송어회 063-433-4673)도 한 번쯤 들러볼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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