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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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복잡한 심리상태 빛으로 표현”

  •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입력2008-07-02 09: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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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주인공 복잡한 심리상태 빛으로 표현”
    뮤지컬 ‘컴퍼니’는 심플한 무대에 조명으로 변화를 주면서 다양한 느낌을 연출했다. 컴퍼니의 조명디자인을 맡은 구윤영(37·사진) 씨는 1991년 서울예대 연극영화학과를 졸업한 뒤 조명디자이너로 뛰어들었다. 이후 동숭아트센터에 10년여 몸담은 뒤 2001년부터는 개인사업체를 운영 중이다. 그는 한국뮤지컬대상, 뮤지컬 어워드, 대한민국뮤지컬대상 등 다수의 뮤지컬 기술상을 수상했다.

    - 조명디자이너와 조명감독의 차이는?

    조명디자이너는 창작 영역이고 조명감독은 기술적인 영역에 속한다. 조명디자이너의 경우 작품 시작 전에 연출이나 다른 스태프들과 함께 작품을 분석하고 플랜을 짠다. 보통 조명감독은 극장 측에서 조명 담당과 관리를 하는 분을 일컫는 호칭이다.

    - 국내 공연계에서 조명디자이너의 수는 어느 정도인가.

    처음 조명디자인에 뛰어든 1990년대 초만 해도 조명디자이너가 거의 없었고 여성 조명디자이너는 국내에 딱 두 명뿐이었다. 이제는 조명디자인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이 높아져 그 수도 많이 늘었다. 큰 규모의 공연을 맡는 조명디자이너는 10명 정도 된다.



    - 뮤지컬 조명디자인을 할 때 가장 염두에 두어야 할 점, 어려운 점은?

    조명 혼자 존재하는 게 아니라 어우러지는 게 필요하다. 무대미술과 배우의 동선, 음향과 조명이 하나가 되도록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미술적인 부분과 음악적인 부분에 대한 이해가 모두 필요하다.

    아쉬운 점은 후반 설치작업을 할 시간이 충분하지 못하다는 것이다. 극장 사정상 사흘 안에 설치를 완료해야 하는 경우가 많아 공간에 어우러지는 디테일을 놓칠 때가 있다.

    -‘컴퍼니’의 조명에서 가장 신경 쓴 부분은?

    무대 디자이너가 조명이 잘 표현될 수 있게끔 무대의 소재를 유리로 잘 골라줬다. 유리 블록이 조명의 색을 잘 드러내는 편이다. 주인공 바비를 비롯해 남자 배우들이 등장하는 신은 블루 톤이고, 여자 배우들이 등장하는 신은 핑크 혹은 오렌지 톤이다. 무대 바닥의 스퀘어가 복잡하게 움직이고, 거기에 조명도 따르면서 주인공의 복잡한 심리상태를 드러내기 위해 노력했다.

    - 연극연출을 전공한 뒤 조명디자이너가 됐다. 공연 조명디자인의 매력은?

    잘된 조명디자인이란 조명 하나만 빛나는 게 아니다. 조명은 배우와 스태프, 무대와 다 어우러져야 한다. 공연을 준비하면서 수십 개의 톱니바퀴가 모여 하나의 작품이 됐다는 느낌이 들 때 성취감이 크다. 다음 생에 태어나도 조명디자이너를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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