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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최영미가 사랑하는 시

시골 아낙네

시골 아낙네

시골 아낙네

-로버트 프로스트(Robert Frost, 1874~1963)

시골 아낙네
당신이나 나처럼
걱정이 많으면 안 돼요.
새들이 작별인사라도 하듯
집 근처에 와도 걱정;

또 그들이 무언가 노래하며
돌아가도 걱정;
사실 우리는 어떤 일로는
너무 기뻐하며

또 다른 일로는 너무 슬퍼하거든요.
새들은 자기들끼리
그들이 짓거나 파놓은 둥지에서
가슴 뿌듯하게 만족하며 살건만.

*아무렴. 지당하신 말씀. 토요일 저녁, 밥상을 준비하면서 나는 ‘시골 아낙네’의 말을 음미한다. 있는 반찬에 찬밥을 데워 먹으며, 텔레비전 뉴스를 틀어놓고 설거지하며, 아파트 대출금을 어떻게 갚을까 걱정하며, 이를 닦으며, 생활비를 벌려고 쓰고 싶지 않은 글 쓰랴 살림하랴 오늘도 혹사당한 손목을 어루만지며(시 해설은 안 하고 지금 내가 무슨 딴청이람) 나를 돌아본다. 아 그래, 내가 별것 아닌 일로 노심초사했나 보다. 그런데 프로스트는 대학 울타리 안에서 평생 편안하게 살다 간 아메리카합중국의 국민시인이었다.

[출전] A.W. Allison ed. The Norton Anthology of Poetry, W.W. Norton · Company, 1983, New York




주간동아 2008.06.03 638호 (p70~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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