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21

2008.01.29

정확한 위치 돌고래 점프 골문을 가르는 예술

  • 축구 칼럼니스트 prague@naver.com

    입력2008-01-23 15:5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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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확한 위치 돌고래 점프 골문을 가르는 예술

    헤딩슛의 관건은 정확한 위치 선정이다.

    축구는 손과 팔을 제외하고 신체의 모든 부분을 사용해도 무방한 경기다. 하지만 목덜미로 드리블하거나 등으로 패스하는 것은 어려울뿐더러 효율도 떨어지기 때문에 발로 찰 뿐이다. 배구 선수들도 급할 때는 발로 걷어내지 않는가.

    그렇다면 머리는? 여기서부터는 이야기가 달라진다. 축구에서 머리는 매우 효과적인 무기다. 대한축구협회 부회장으로 재직 중인 ‘떴다 떴다 김재한’은 물론 체코의 얀 콜레르, 독일의 미로슬라프 클로제, 멕시코의 하레드 보르헤티, 잉글랜드의 피터 크라우치 등은 완벽하게 계산된 좌표축 위로 솟구쳐올라 강력하고도 아름다운 헤딩슛을 작렬시켰다. 이 선수들은 단단한 이마가 아니라 정확한 위치 선정이 헤딩슛의 관건임을 증명했다. 배구 선수들이 엉겁결에 발을 뻗는 것과 달리 축구에서 머리는 효과적인 세 번째 발이다.

    드리블부터 슛까지 효과적인 ‘제3의 발’

    축구 선수들은 기본적으로 헤딩 실력을 갖추고 있지만 그렇다고 모든 공격수가 헤딩 능력이 뛰어난 건 아니다. FC바르셀로나에서 뛰고 있는 티에리 앙리는 헤딩을 잘하지 못한다고 토로한 적이 있다. 수원의 안정환도 헤딩골을 넣는 경우가 드물다. 그런데 한국 대표팀의 가장 인상 깊은 골로 꼽히는 2002 한일월드컵 당시 미국전의 동점골과 이탈리아전의 역전골은 그의 머리로 성공시킨 것이다. 특히 이탈리아와의 16강전에서 터뜨린 골든골은 국제축구연맹(FIFA)이 골든골 제도 폐지를 아쉬워하며 선정한 ‘추억의 세계 8대 골든골’로 기록됐다. 이 역사적인 골든골에 대해 ‘워싱턴포스트’는 ‘South Korea is Golden’이라는 재치 있는 표현을 썼다.

    그러나 아무리 헤딩 실력이 뛰어나도 이 기술을 연속해서 사용하는 게 꼭 바람직한 건 아니다. 지난해 9월 브라질에서는 ‘물개 드리블(Seal dribble)’ 논쟁이 벌어졌다. 크루제이루 소속의 19세 신예 케를론이 물개처럼 연속적으로 헤딩을 하거나 머리에 얹고 드리블을 감행하자 아틀레티코 미네이루의 수비수 코엘류가 거친 태클을 시도했다. 이 반칙으로 코엘류가 120일 출전 정지라는 중징계를 받았다. 이에 팬들은 반칙이 아니고는 어떤 방법으로도 ‘물개 드리블’을 막을 수 없는데, 이런 행위야말로 비(非)스포츠적인 행위라며 비난했다. 그러자 케를론은 “브라질은 개인기를 원한다. 내 드리블을 저지하려면 새로운 규칙이 필요하다”고 반박했다.



    영화 ‘소림축구’에서나 나올 법한 이 드리블은 앞으로 반칙이 될 공산이 크다. 그 전례가 있다. 1966년 잉글랜드월드컵 때 북한이 파란을 일으켰다. 이탈리아를 꺾고 8강에까지 오른 것이다. 당시 김봉환 박승진 박두익 등이 이른바 ‘사다리 전법’으로 헤딩을 했다. 그러나 평균 키 165cm의 북한 ‘천리마축구단’이 보여준 이 전술은 이후 사라졌다. FIFA가 ‘점프할 때 동료 선수의 도움을 받을 수 없다’는 규정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지난번(619호) 문제인 ‘토털사커의 창시자’는 리누스 미헬스 감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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