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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新의 孫, 총선 KO패 막을 비책 있나

외부인재 영입·당 쇄신·정책 대결 ‘전략’ … 최고위원 임명 과정에선 일단 ‘삐끗’

  • 엄상현 기자 gangpen@donga.com

    입력2008-01-23 11:4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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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新의 孫, 총선 KO패 막을 비책 있나
    대통합민주신당(이하 신당)이 새 선장으로 손학규 대표를 맞았다. 하지만 앞날은 여전히 불안하다. 당 안팎에서 거론되는 총선 전망은 최악이다. 최근에는 수도권에서 전패할 가능성까지 나오면서 한나라당이 200석 이상 압승할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정치권을 흘러다닌다.

    손 대표는 과연 4월 총선에서 한나라당의 압승을 저지해 당을 침몰 위기에서 구해낼 수 있을까? 그 비책(秘策)이 있다면 무엇일까?

    1월11일 신당 대표직에 취임한 직후 손 대표는 기존 대표와는 사뭇 다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 12일 하루를 쉰 손 대표는 일요일인 13일, 기름오염을 비관해 자살한 태안어민 조문과 과로로 인한 뇌출혈로 쓰러진 이수호 이천화재 진압대장 위로방문에 나섰다.

    15일엔 인천북부고용지원센터와 대우일렉트로닉스 직업전문학교를 방문한 데 이어 인천 한 사회복지단체에서 독거노인 무료중식 자원봉사활동을 펼쳤다. 16일엔 서울 서초구 양재동 화훼공판장을 방문하고 과천의 한 농가에서 직접 경험하는 시간도 가졌다. 연일 민생현장 속으로 찾아다니고 있는 것이다.

    “당 장악보다 지지율 끌어올리는 게 급선무”



    손 대표는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 측과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이하 인수위)에서 내놓는 정책들에 대해서도 구체적인 입장과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 손 대표는 1월11일 취임 기자회견에서 이 당선인 측이 추진하려다 1년 뒤로 넘기자고 제안했던 1가구1주택 양도소득세 완화조치를 2월 국회에서 처리하자고 역제안했다. 또 이 당선인의 공약 중 중소기업과 자영업 활성화를 위한 규제 완화와 경제활성화 조치에 대해선 조건부 협조의사를 밝혔다.

    손 대표 측은 인수위가 1월16일 발표한 정부조직 개편안에 대해서도 ‘작고 효율적인 정부’라는 대원칙엔 동의하나 통일부, 과학기술부 등 일부 부처의 폐지 문제 등 각론에 대해서는 재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손 대표의 이 같은 행보는 당내 계파별 접촉을 통해 당을 장악하거나, 민주당이나 창조한국당 등과의 통합을 추진하는 등 당의 위기를 정치공학적으로 해결하려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바로 여기에 손 대표 나름의 계산이 숨어 있다.

    손 대표의 한 측근은 “신당 후보가 대선에서 진 것은 무능하다는 프레임 때문이었다. 민심은 도덕성이나 개혁성보다 국정운영과 정책수행 능력을 선택했다. 손 대표의 장점은 국정운영 능력을 갖추고 있다는 것이다. 손 대표는 여기에 방점을 찍고 있다. 이 당선인 측과 정책 및 능력 경쟁을 벌여 능력 있는 야당상(像)을 만들겠다는 게 손 대표의 생각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를 통해 신당의 지지율을 끌어올리는 게 당 장악보다 급선무라는 뜻이다.

    이 측근에 따르면 손 대표가 구상 중인 당내 인적쇄신 방법도 과거와는 크게 다르다. 교황 선출방식에 의해 선출됐지만 사실상 합의추대된 것이나 마찬가지인 손 대표의 권한은 막강하다. 지도부를 마음대로 구성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당대표는 새정치국민회의 시절 김대중 총재 이후 없었다. 물론 그럴 상황은 아니지만, 대표가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칼을 휘두를 수 있는 체제다. 하지만 손 대표는 외부인사 영입을 통한 자연스러운 인적쇄신을 선택했다고 한다.

    우상호 대변인은 손 대표의 총선 전략을 3단계로 나눠 설명했다. 첫 단계가 외부인사 영입이다. 우 대변인의 이야기다.

    “지금 당의 상황이 매우 어렵다. 가장 큰 화두는 변화와 쇄신이다. 지도부가 손 대표 체제로 바뀐 것 자체가 변화다. 당 일각에선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비아냥거림도 있지만 대안이 없다. 이제 새로운 인재를 영입해 당의 면모를 쇄신하는 것이 중요하다.”

    두 번째 단계는 신당 내부의 정치문화를 바꾸는 작업이다. 즉 분파주의에 빠진 당의 기강을 바로잡고, 손 대표를 중심으로 민생투어를 통해 국민에게 다가가면서 과거 당의 부정적 이미지를 털어내는 게 필요하다는 것.

    마지막 단계는 국민 실생활에 가까운 정책공약을 만들어 한나라당과 정책대결을 벌이는 한편, 집권여당에 대한 건전한 견제세력을 키워달라고 호소하겠다는 전략이다.

    연쇄 집단탈당 주춤한 것은 그나마 다행

    우 대변인은 “이런 일들은 단계적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다. 우리 스스로 변화하고, 그 속에서 새 인재를 영입하고 국민에게 성실한 태도로 다가가면서 피부에 와닿는 현실적인 정책을 만들어나가야 총선에서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손 대표의 이런 전략은 외부인사 영입 작업에서부터 벽에 부딪힌 것으로 보인다. 그 흔적은 1월17일 발표된 최고위원 명단에서도 발견된다. 손 대표 측은 함께 당을 이끌어갈 7명의 최고위원 중 새로 영입할 외부인사 몫으로 두 자리를 남겨두고 5명만 발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신당은 이날 7명을 모두 발표했다. 강금실 박홍수 전 장관과 박명광 유인태 정균환 의원 등 5명은 새로 임명됐고, 김상희 정균환 최고위원은 연임됐다.

    우 대변인은 “강금실 전 장관과 박홍수 전 장관은 당 운영에서 자유롭고 개혁적인 분들”이라며 그동안 이야기해왔던 외부인사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두 최고위원의 전력을 보면 사실상 내부인사다. 강 전 장관은 참여정부 초대 법무부 장관을 역임한 데 이어 2006년 5월 지방선거 때는 열린우리당 서울시장 후보였고, 2007년 12월 대선 때는 신당 후보 엄지유세단 단장을 맡았다. 박 전 장관은 17대 열린우리당 비례대표와 농림특별위원회 위원장, 제4정조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았다가 2005년 1월부터 2007년 8월까지 농림부 장관을 지냈다.

    손 대표 처지에서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이해찬 전 총리, 이계안 의원에 이어 유시민 의원이 탈당하면서 우려됐던 연쇄 집단탈당 움직임이 주춤해졌다는 것이다. 물론 최고위원에 참신한 외부인사 영입을 주장했던 당내 초선 쇄신모임 등 일각의 반발이 예상되지만 추가 탈당으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제 총선까지 남은 기간은 3개월 남짓.

    한 정치전문 컨설턴트는 “당선 가능성이 없는 당에 누가 들어오려 하겠는가. 정당 지지율을 끌어올려 총선을 치를 만한 상황이 돼야 외부인사 영입도, 인적쇄신도 가능할 것”이라며 “이번 총선은 손 대표에게 결코 쉽지 않은 시험대지만 한편으론 기회”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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