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504

2005.10.04

전도연 ‘파리의 연인’ 영광 재현할까

  • 손주연/ ‘ME’ 기자

    입력2005-09-28 16:51:00

  • 글자크기 설정 닫기
    전도연 ‘파리의 연인’ 영광 재현할까
    영화 ‘너는 내 운명’에서 에이즈에 감염된 기구한 여인 ‘은하’로 분한 전도연이 이번에는 대통령의 딸 재희가 돼 브라운관을 찾았다. 2003년 1월 ‘별을 쏘다’(SBS) 이후 근 3년간 영화에만 매달렸던 그를 브라운관으로 부른 작품은 ‘프라하의 연인’. 지난해 ‘파리의 연인’으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한 신우철 PD와 김은숙 작가가 다시 만나 만든 18부작 미니시리즈다. 방송에 앞서 열린 시사회에서 전도연은 “‘파리의 연인’의 작가와 연출가가 하는 작품이라 (출연에) 주저할 이유가 없었다”면서 자신감을 비쳤다.

    ‘프라하의 연인’의 줄거리는 간단하다. 대통령의 딸 재희와 강력계 일선형사 상현(김주혁)의 신분을 뛰어넘는 사랑 이야기. 여기에 이들의 사랑을 방해할 제3의 인물이 등장하리라는 것은 그간 ‘드라마 좀 봤다’는 이들이라면 쉽게 눈치 챌 수 있는 설정이다. 제2의 ‘파리의 연인’을 꿈꿨던 김정은 주연의 ‘루루공주’가 개연성 없는 스토리와 황당한 캐릭터로 구설에 오르고 있는 상황에서 ‘프라하의 연인’이 선전할 수 있을지는 상당한 관심사다. 이에 대해 신 PD와 김 작가는 모두 “문제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특히 김 작가는 “‘파리의 연인’의 기본 골격(유럽 도시가 배경, 신분을 뛰어넘은 사랑 등)을 그대로 사용해 시청자들이 식상해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드라마는 드라마다. 갖지 못한 사랑이 더 가치 있고 절실해 보인다. 둘의 신분 차이는 극적 사랑을 보여주는 장치일 뿐 그 이상의 의미는 없다”며 “상처 입은 사람들이 서로를 보듬으며 지독히 사랑하는 모습을 그리고 싶다. ‘프라하의 연인’은 ‘파리의 연인’과 같은 로맨틱 코미디가 아닌 로맨틱 멜로드라마”라고 밝혔다.

    시사회에서 첫회 분을 본 많은 이들은 ‘프라하의 연인’이 ‘루루공주’만큼 설득력이 없진 않다는 평을 내놓았다. 하지만 트렌디 드라마의 진부한 공식으로만 가득 찬 ‘루루공주’의 실패는 ‘프라하의 연인’ 제작진이 깊이 유념해야 할 일이다. ‘루루공주’는 지명도 있는 배우와 화려한 이국 풍경, 가슴 떨리는 사랑 이야기라도 새로움과 진정성 없는 안일한 ‘공식’만으로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없음을 보여준 ‘고마운’ 작품이기 때문이다.



    댓글 0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