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동아 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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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턴시대 마감하며 다시 읽는 정치 뒷얘기

  • 입력2005-05-31 10: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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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떤 스포츠게임보다 더 흥미롭게 진행된 미국 제 43대 대통령선거. 그러나 화려한 무대 뒤편의 추악한 면모까지도 다 까발리는 이야기라면 더욱 흥미로울 수밖에 없다. 지난해 초 발간돼 화제를 뿌렸던 조지 스테파노풀러스의 ‘너무나 인간적인’(원제:All too human, 생각의 나무 펴냄)은 클린턴 시대를 마감하는 이 순간, 기억에 남는 책이다.

    스테파노풀러스는 서른한살 때 클린턴의 리틀록 캠프에 합류해 92년 대선 승리, 96년 재선 성공까지 승승장구하던 클린턴 곁에서 5년을 보낸 인물이다.

    그는 클린턴을 대통령으로 만들기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든 했고, 그 자리를 지키도록 하기 위해 전력을 다했다. 예산안 작성부터 대통령이 할 농담 작성까지 그의 몫이었다. 때로는 제니퍼 플라워즈(클린턴의 성추문 상대)를 공격하거나 복지개혁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딕 모리스와 협력하는 등 자신의 손을 더럽히는 일도 승리를 위해서라면 기꺼이 했다. 스테파노풀러스는 “싸우면서 느끼는 전율이나 최고가 되고 싶다는 욕구뿐 아니라, 클린턴이 대통령으로 있어야 진보적인 사상을 추진하기가 쉽다는 믿음 때문이었다”고 고백한다.

    하지만 그가 5년 간 클린턴을 지켜본 후 깨달은 것은 “권력에 가까워지면 누구나 품위가 높아진다”는 시어도어 화이트의 말이 항상 맞는 것은 아니라는 사실이었다. 클린턴에 대한 그의 기억은 애증으로 얽혀 있다. 수치를 모르는 클린턴의 성품이 정치적 성공의 열쇠며, 부인하는 능력이 그의 탁월한 정치적 감정인 낙관주의와 연관돼 있다고 이야기한 것은 솔직하고도 날카로운 분석이다. 또 클린턴이 분별 없고 편의주의적인 행동을 하기도 했지만, 지도력과 통찰력을 보여준 것도 사실이라고 진술한다. 하지만 백악관을 떠난 뒤 르윈스키 섹스 스캔들에 시달리던 클린턴을 보며 그는 이런 말을 내뱉는다. “이렇게 좋은 대통령이 조금만 더 훌륭한 사람이었다면, 무슨 일이 벌어졌을까.”

    새 대통령의 캠프에서도 이만큼 흥미진진한 정치 뒷이야기가 나올 수 있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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