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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악재 줄줄, 테슬라 위기 어디까지?

머스크 리스크에 전기차 수요 둔화 가세… 새해 전망도 안갯속

  • 한여진 기자 119hotdog@donga.com

대형 악재 줄줄, 테슬라 위기 어디까지?

테슬라가 전기차 수요 둔화 위기에 직면하면서 주가가 폭락했다. [GETTYIMAGES]

테슬라가 전기차 수요 둔화 위기에 직면하면서 주가가 폭락했다. [GETTYIMAGES]

‘꿈의 천슬라’로 불리며 천정부지로 치솟던 테슬라 주가가 최근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테슬라 주가는 지난해 1월 3일 399.93달러로 시작해 12월 30일 123.18달러로 마감했다(그래프1 참조). 연간 손실률은 70%에 육박한다. 올해 미국 주식시장 개장 첫날인 1월 3일(현지 시간)에는 지난해 전기차 인도 실적이 목표치에 미달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12.24% 떨어진 108.1달러로 장을 마감했다. 52주 신저가이자 2020년 8월 13일 108.07달러 이후 2년 5개월여 만의 최저치로, 2010년 테슬라 기업공개 이래 최대 폭의 주가 하락이다.

테슬라의 지난해 차량 인도 대수는 전년 대비 40% 증가한 131만 대였으나, 연간 50% 성장을 달성하겠다는 회사 목표치에 미달했다. 지난해 4분기 차량 인도 대수 40만5278대는 미국 월가 예상치 43만1117대를 밑도는 수치다. 테슬라 주가 폭락으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약 2000억 달러(약 254조 원) 재산 손실을 봤다. 이를 두고 미국 투자 전문매체 ‘더스트리트’는 “역사상 2000억 달러 재산 손실을 기록한 사례는 일론 머스크가 처음”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지난해 해외 주식 순매수 2위

테슬라 주가는 지난해 10월부터 본격적으로 고꾸라지기 시작했다. 지난해 9월 30일 265.25달러였던 테슬라 주가는 12월 30일 123.18달러로 3개월 만에 반토막 났다. 테슬라 주가 폭락으로 서학개미들도 큰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1월 2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1월 3일부터 12월 30일까지 1년 동안 국내 투자자들은 테슬라 주식을 약 26억9515만 달러(약 3조4230억 원)어치 순매수했다(표1 참조). 이는 지난해 해외 주식 순매수액 2위에 해당한다. 서학개미들은 테슬라 주가가 본격적으로 하락하기 시작한 지난해 4분기에도 약 10억6015만 달러(약 1조3500억 원)어치를 순매수했으며, 주가가 한 달간 43.97% 하락한 12월에도 저가 매수 타이밍으로 판단해 약 9875만 달러(약 1253억6300만 원) 넘게 순매수했다. 하지만 테슬라의 끝없는 주가 폭락에 서학개미들의 테슬라 주식 보관 금액은 지난해 1월 3일 173억8480만 달러(약 22조 원)에서 12월 30일 67억6327만 달러(약 8조6000억 원)로 60% 넘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표2 참조).

전기차 판매 성장률 본격 하락세

증권가에서는 테슬라 주가 하락의 주된 원인으로 머스크의 ‘오너 리스크’와 전기차 수요 둔화를 지목한다. 지난해 머스크의 관심은 트위터에 집중됐다.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 자금 440억 달러(약 55조9000억 원)를 조달하고자 테슬라 지분을 4월 84억 달러, 8월 68억8000만 달러, 11월 39억5000만 달러, 12월 36억 달러어치를 매각했다. 총 228억 달러(약 29조 원) 규모다. 전문가들은 머스크가 4차례에 걸쳐 주식을 대량 매각해 주가 하락이 시작됐다고 분석한다. 또한 트위터 인수 후 머스크의 과격한 구조조정과 정치적 발언도 악재로 작용했다. 머스크는 트위터 인수 후 절반의 직원을 해고했고,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조 바이든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우며 공화당을 지지하는 발언을 했다.

지난해 연말 테슬라 주가가 급락한 것은 중국 상하이 공장의 생산 중단 사태가 직접적인 원인으로 꼽힌다. 테슬라는 코로나19 확산과 재고 증가 등을 이유로 지난해 12월 24일부터 상하이 공장 가동을 중단했다. 올해 1월 3일부터 19일까지 생산을 재개한 뒤 중국 춘절 연휴를 맞아 1월 20일부터 31일까지 다시 생산을 중단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서 전기차 수요 감소가 시작돼 테슬라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한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중국에서 전기차 판매 성장률은 2021년 153%로 고점을 찍은 후 하락하고 있다(그래프2 참조). 지난해 중국의 전기차 판매 성장률은 전년 대비 86%를 기록했고, 올해는 27% 수준으로 낮아질 것으로 추정된다. 그뿐 아니라 중국 시장에서 테슬라 입지도 줄어들고 있다. 중국상업은행(CMBI)에 따르면 12월 테슬라의 중국 내 일평균 전기차 판매량이 전년 대비 28% 감소한 반면, 비야디는 93% 증가했다.



미국과 유럽에서도 테슬라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압도적이던 테슬라 시장점유율이 점차 하락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미국 시장조사 전문업체 S&P글로벌모빌리티는 지난해 3분기까지 미국 전기차 시장에서 누적 판매량 65%를 기록한 테슬라의 시장점유율이 2025년에는 20%를 밑돌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유진투자증권에 따르면 올해 유럽의 전기차 판매 성장률은 지난해 대비 18% 증가에 그칠 것으로 추정된다. 독일, 영국, 프랑스 등 주요 국가의 신차 기준 전기차 판매 비중이 20~30% 수준에 달하면서 성장 속도가 둔화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2020년 전기차 판매 성장률은 142%, 2021년은 65%에 달했다.

올해는 기존 완성차 업체들이 다양한 전기차 라인업을 출시할 예정이다. 이 영향으로 전기차 시장에서 테슬라의 위상은 점점 낮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1월 2일(현지 시간) 미국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해 미국을 중심으로 전기차 모델 20개가 새로 선보인다. 반면 테슬라는 승용 모델로 2013년 6월 모델S, 2015년 9월 모델X, 2017년 7월 모델3, 2019년 3월 모델Y를 내놓았고, 이 4개 라인업을 2025년까지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테슬라는 상용 모델인 세미트럭을 거듭된 연기 끝에 드디어 출고했으나 기술적인 세부 사항을 대부분 공개하지 않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투자자들을 실망시킬 가능성이 있어 테슬라가 세미트럭의 스펙을 공개하지 않는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물 타기? 저점 매수 타이밍?

테슬라가 애플이나 마이크로소프트 같은 네트워크 외부성(특정 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가 많을수록 제품 가치가 더 높아지는 현상)이 없다는 분석도 나왔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뉴욕시립대 교수는 지난해 12월 27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칼럼에서 “테슬라 주가가 급락하기 전까지 테슬라에 어마어마한 밸류에이션(평가가치)이 부여된 것은 설명하기 어려운 일”이라며 “높은 밸류에이션을 정당화하려면 테슬라가 장기간 막대한 이익을 창출해야 하지만, 테슬라는 강력한 네트워크 외부성을 토대로 시장을 지배하는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처럼 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크루그먼 교수는 “테슬라가 전기차업계를 장기간 완전히 장악할 수 있다고 보기 힘들다”며 “메이저 자동차 제조사들이 전기차 사업에 뛰어들면서 테슬라가 시장을 독점하는 세상이 올 가능성은 이미 사라졌다”고 말했다.

국내에서는 테슬라 전기차 성능에 대한 악재도 터졌다. 1월 3일 공정거래위원회는 테슬라의 표시광고법 및 전자상거래법 위반 행위에 대해 시정명령과 과징금 28억5200만 원, 과태료 100만 원을 부과하기로 결정했다. 테슬라는 ‘1회 충전으로 수백㎞ 이상 주행 가능’이라고 광고했지만 이는 통상 상온-도심 조건으로, 다른 조건에서는 주행거리가 광고보다 최대 50.5% 감소되는 것으로 나타나서다.

연일 터지는 테슬라 악재에 주가가 폭락하자 시장에서는 테슬라 주가 바닥이 초미의 관심사다. 비관론자는 테슬라 주가가 여전히 바닥을 찍지 않았다며 100달러가 붕괴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은 테슬라 목표주가를 125달러로 낮추며 추가 하락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반면 테슬라 주가가 바닥에 근접했다며 분할매수를 시작할 때라는 낙관론도 나온다. 주가가 더 떨어지더라도 장기투자 관점에서 분할매수는 좋은 기회라는 주장이다. 미국 경제매체 ‘마켓워치’는 테슬라의 RSI(상대적 강세 지수)가 사상 최저치인 16.56으로 나타나 기술적으로 ‘과매도 상태’라고 분석했다. RSI는 30 이하면 과매도 상태, 70 이상이면 과매수 상태로 해석된다. 과매도 상태인 경우 향후 주가 반등을 기대할 수 있다.

안석훈 키움증권 리서치센터 글로벌리서치팀장은 “단기적으로 1월 말에 있을 지난해 4분기 실적 발표에서 기대 이하 실적이 나오면 주가가 더 하락할 수 있지만, 1년 이상 장기적으로는 펀더멘털이 흔들리지 않기 때문에 지금이 저가 매수 기회일 수도 있다”며 “4분기 실적 발표 후 가이던스(실적에 대한 기업의 예상 전망치)를 확인한 후 매수 시점을 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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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동아 1372호 (p15~17)

한여진 기자 119hotdo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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