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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를 잘하려면 무엇보다 손절을 잘해야 합니다”

퀀트 투자 전문가 강환국 “주식 사기 전부터 언제, 어떻게 팔지 계획 세워야”

  • 구희언 기자 hawkeye@donga.com

“투자를 잘하려면 무엇보다 손절을 잘해야 합니다”



머리를 쓸수록 투자 결과는 안 좋다. 정말 그랬다. 얼마 전 전업 투자자이면서 유튜버이자 작가인 퀀트 투자 전문가 강환국 씨와 인터뷰했을 때 들은 말인데, (투자에 재능이 없어서겠지만) 머리를 굴리며 제 나름 열심히 굴린 계좌보다 기계적으로 매달 일정 금액을 특정 일, 특정 주식에 투자하도록 설정해둔 계좌의 수익률이 더 높았다.

독일에서 유년기를 보낸 강 씨는 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를 12년간 다니다 퇴사한 ‘파이어족’이다. 시간 투입 대비 수익이 높은 퀀트 투자를 통해 직장 생활과 투자를 병행하며 13년 만에 60억 원 자산가가 됐다. 투자 관련 서적도 6권 냈다. 기자와 만났을 때(9월 28일)는 최근 낸 책 ‘퀀트 투자 무작정 따라하기’(길벗)가 교보문고 라이브 차트 1위를 찍은 날이었다.

이 책의 부제는 ‘검증된 전략으로 안정적인 수익 만드는 파이어족 프로젝트’. 과거에 쓴 것들보다 훨씬 쉽게 퀀트 투자에 대해 알려주는 책으로, 강 씨는 “다른 주식 입문서가 필요 없다”면서 “늘 10권씩 들고 다니다 주식 초보를 보면 한 권씩 던져주라”고 말하며 웃었다.

실제로 책은 강 씨의 투자 과정을 사진과 그래픽으로 세세히 설명해 그대로 따라 해볼 수 있게 구성됐다. 퀀트 투자의 개념을 탄탄하게 잡고 자산배분으로 투자 손실을 제한하는 방법을 익힐 수 있다. 마켓타이밍을 이해하고 한국과 미국 주식 종목 선정법을 습득하면 나만의 ‘무작정 따라하기 퀀트 포트폴리오’를 만들 수 있다. 오늘도 파이어족을 꿈꾸는 직장인이라면 ‘선배’ 말에 귀를 기울여보자. 다음은 그와 나눈 일문일답.



유튜버이자 작가인 퀀트 투자 전문가 강환국 씨. [박해윤 기자]

유튜버이자 작가인 퀀트 투자 전문가 강환국 씨. [박해윤 기자]

리스크 관리 중요성

이번 책(‘퀀트 투자 무작정 따라하기’)도 나오자마자 인기네요. 벌써 다음 책 집필에 들어갔다고요.

“아직도 퀀트 투자가 어렵다는 분이 많아서, 이번에는 완전 초보도 따라 할 수 있는 책을 썼어요. 지금 쓰는 것은 아들이 왕초보 어머니에게 알려주는 퀀트 투자 책이에요. 그동안 아버지가 아들에게, 또는 아버지가 딸에게 재테크를 알려주는 책은 많았는데 반대 경우는 없더라고요. 어머니가 지금까지 부동산 투자를 주로 했는데 주식투자도 배우고 싶다고 해서 고민하다 어머니를 가르친 내용을 책으로 내기로 했어요.”

유튜브 ‘할 수 있다! 알고 투자’에 올린 영상이 800회가 넘었더라고요. 유튜브가 꾸준히 하기도 힘들지만 콘텐츠가 떨어지는 경우도 많은데 꾸준함이 대단하네요. 그간 올린 콘텐츠 중 이건 사람들이 꼭 봤으면 하는 게 있나요.

“800회 영상에 1회부터 799회까지 영상 가운데 중요한 부분을 좀 요약해놨는데요. 그거 말고도 딱 한 개 영상만 보고 싶다고 한다면 539번 영상(‘30분 만에 투자 초보에서 고수되기’)을 추천합니다. 제가 30분 동안 투자란 어떤 것인지 설명하는 내용이거든요. 그리고 오늘 올린 810번 영상(‘직장인, 퀀트 투자를 해야 하는 이유 3가지’)도 굉장히 중요한데요. 대부분 리스크 관리를 잘 못 해서 투자에 실패하는데, 그것에 대한 내용을 다룹니다.”

리스크 관리…, 중요하죠. 어떤 내용인가요.

“투자의 신에 가장 근접한 사나이 중 마크 미너비니라는 인물이 있습니다. 시장의 마법사로 불리기도 하죠. 그는 40년 동안 투자하면서 투자에 성공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는 큰 손실을 피해 가는 거라고 했어요. 그 큰 손실을 피해 가는 방법은 딱 하나뿐이라고요.”

그게 뭔가요.

“손실이 적을 때 빨리 잘라내는 겁니다.”

다들 그걸 못 해서 손해를 키웁니다.

“그렇죠. 사실 이건 우리의 강력한 손실 회피 편향을 건드리거든요. 손실을 인정하고 팔아버리면 일단 내가 실수했다는 걸 인정하는 셈이고, 그러면 자존심에 상처를 받고 짜증이 나잖아요. 그런 것 때문에 손절(손절매)을 못 하는 건데, 그래서 마크 미너비니가 든 예가 있습니다.

A라는 주식은 원래 잘나가던 기업 주식인데 CEO(최고경영자)가 ‘우리 내년에 돈을 잘 못 벌 것 같습니다’라고 말해 주가가 한 20% 떨어졌습니다. B라는 주식은 그럭저럭 주가도 잘 나오고 기업도 괜찮고 레드 뉴스도 없습니다. 기자님은 A 주식과 B 주식, 어떤 걸 사시겠어요?”

아무래도 굿 뉴스가 있는 기업이겠죠.

“맞아요. 배드 뉴스가 있는 기업은 그걸 상쇄할 만한 다른 좋은 뉴스가 나오고 극복해야지만 다시 주가가 오를 수 있잖아요. 그런데 A 주식을 이미 사둔 상태에서 저런 소식을 들었다면 사실 A 주식을 팔고 B 주식을 사는 게 상식적이지만, 그렇게 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손절이 그만큼 힘들다는 거죠.”

최근에 투자하다 손절한 적이 있나요.

“엊그제랑 어제 좀 했습니다. 제가 투자할 수 있는 자산의 15%를 가지고 살짝 한국과 미국장에 들어가 봤는데,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해 다 정리했어요. 투자금의 1~2% 정도 손실을 봤죠.”


끔찍했던 9월, 지켜보는 10월

지난 장을 분석하고, 앞으로 장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나눠보죠.

“9월은 한 마디로 요약하면 ‘끔찍했다’입니다. 역사적으로도 9월 주식장이 좋은 구간은 아니긴 해요. 하지만 대부분 이 정도로 끔찍하지는 않았어요. 10월은 보통 초반과 중반에는 주가가 내려가다 마지막 주부터 반등하는 게 평균적입니다. 미국은 중간선거가 있을 때 4분기 수익이 날 확률이 83%가량 됩니다. 그 수익이 나기 시작하는 게 보통 10월 중순부터 말까지입니다.”

지금 투자자들이 챙길 이슈가 있을까요.

“모든 상황을 감안해도 올해 4분기나 내년 1~2분기에는 주가가 많이 오르리라 생각하고 있어요. 인플레이션 상태라서 당연히 한 달에 한 번은 소비자물가지수(CPI)나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찾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다들 떨어질 거라는 확신이 팽배할 때 지금 강환국이라면 어떻게 투자할 것 같나요.

“일단은 제가 지난번 손절했기 때문에 당장은 투자할 계획이 없습니다. 10월 마지막 주 전에는 당연히 주식을 하지 않을 생각이에요. 10월 말에 다시 들어갈 것 같기는 한데, 풀(full)은 아닐 것 같고 일부만 투자할 생각이에요. 제가 미국 지수 최저점을 예측한 게 3412 정도인데 그 밑으로 떨어지면 다시 손절할 것 같고요. 잘 버티고 수익을 낸다면 추가 투자를 할 생각입니다. 10월 장을 살펴보고 10월 말에 투자 여부를 결정할 겁니다.”

지금은 어디 투자해도 NG일 것 같긴 한데, 여기 투자하면 특별히 안 된다 하는 부분이 있을까요.

“따로 투자하면 안 될 섹터는 없습니다. 다만 하나 말씀드리고 싶은 건 지금 손절을 못 하는 분은 아마 빅테크 주식에 많이 물렸을 개연성이 커요. 한마디로 전 단계에서 가장 핫했던 테마 주식에 물렸을 확률이 높거든요. 그런 주식이 하락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 하는 분이 많은데, 지금이라도 손절하는 게 좋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경험상 그 전 구간에 가장 핫했던 주식이 그다음 구간에서도 가장 핫한 주식이 되는 경우는 지금까지 한 번도 없었기 때문입니다. 파도는 계속 바뀌거든요. 그러니 지금이라도 손절하고 다음 파도로 갈아타는 편이 중요할 것 같아요.”

물에서 허우적대지 말고 최대한 빨리 빠져나와 다음 파도를 기다려야겠네요. 배당주 투자에도 다들 관심이 많은데 투자하기 좋은 타이밍이 있나요.

“전문가들은 9~10월이 배당주 투자 타이밍이라는 말을 굉장히 자주 해요. 얼마 전 방송 출연하러 갔는데 제 바로 앞에 발표한 분도 그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집에 와서 정말 그게 맞는지 백테스트를 돌려봤어요. 그런데 9~10월 배당주 투자 결과가 모두 그저 그렇더라고요. 흥미로운 건 배당주 투자에서 가장 큰 수익은 12월에 나오고, 1월에는 수익이 매우 안 좋았다는 점이었어요. 그 말인즉슨 12월까지 보유하고 있다 배당을 받고 그 후에 팔아버리고도 1월까지 계속 파는 행위가 많이 있었다는 거죠.”

일부가 맹신하는 “10월 말 배당주를 사라”는 말에는 동의하지 않나요.

“10월 말에 배당주를 사는 것 자체는 괜찮습니다. 그럼 11월에도 배당주 수익이 나고 1월에는 크게 나겠죠. 배당주에서 엑기스를 뽑아먹겠다 하면 11월 말에 사 12월 말에 파는 게 좋습니다. 물론 평균적으로 좋다는 것이지, 매년 이 전략이 통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지금까지 20년 동안에는 그 전략이 상당히 유효했습니다.”

사기 전 팔 계획부터

주식이 오르거나 내리거나 횡보할 때 매도할 각각의 시나리오를 갖고 있어야 한다. [GettyImages]

주식이 오르거나 내리거나 횡보할 때 매도할 각각의 시나리오를 갖고 있어야 한다. [GettyImages]

연말쯤에는 어떤 식으로 투자하는 게 좋을까요.

“일단 10월 말에 다시 주식투자를 할 거라고 했는데, 그때는 책에 쓴 무작정 따라하기 성장 가치 전략을 따를 겁니다. 성장 지표 4개와 가치 지표 4개를 활용한 전략이에요. 성장 지표는 매출액, 매출 총이익, 영업이익, 순이익, 가치지표는 시가총액÷당기순이익(PER), 시가총액÷매출액(PSR), 시가총액÷매출총이익(PGPR), 시가총액÷영업이익(POR)이라는 지표가 있습니다. 이 8개 지표를 퀀터스라는 프로그램에 넣어 여기 맞는 종목을 뽑아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식으로 장 변동성이 크고 인플레이션도 높고 경제가 안 좋을 때는 전반적으로 추세 추종 전략이 잘 먹히는 편입니다. 간단한 전략으로는 듀얼모멘텀(다른 종목보다 상승 추세가 강한 종목을 발굴하는 ‘상대적 모멘텀’과 과거보다 현재의 상승 추세가 강한 종목을 포착하는 ‘절대적 모멘텀’을 동시에 고려한 투자 기법)이 있을 수 있겠네요.”

지난번에는 자신의 머리를 너무 맹신하지 말라고 조언했는데, 이번에는 무엇을 명심하면 좋을까요.

“아마 지난 장을 통해 다들 자신의 머리가 진짜 쓸모없다는 걸 다시 한 번 깨우쳤을 것 같습니다. 강조하고 싶은 건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리스크 관리입니다. 리스크 관리의 핵심은 주식을 살 때부터 이걸 언제 팔지 정해놓는 겁니다.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행위거든요. 그 시기를 어떻게 아느냐고 한다면, 주식이 할 수 있는 걸 살펴보세요. 주식이 할 수 있는 건 3가지뿐입니다. 오르거나, 내리거나, 횡보하거나.

예를 들어 100달러 주식을 샀을 때 90달러 이하로 내려가면 무조건 손절하겠다고 한다면 그게 하나의 시나리오인 겁니다. 그리고 95~105달러 사이에서 횡보한다면 석 달 후 무조건 팔겠다, 그리고 얘가 최고점 대비 10% 이상 올라가면 익절하겠다 이런 게 하나의 플랜이죠. 주식이 오르든, 내리든, 횡보하던 우리에게는 계획이 있는 거고요. 그 계획에 맞춰서 실행하면 됩니다.

주식을 사기 전 언제 팔지 계획이 있는 것과 없는 것은 정말 천지차이입니다. 주식에 돈을 넣기 전에는 그나마 머리가 돌아가는데, 돈이 들어가면 그때부터 모든 객관성이 사라집니다. 그래서 투자한 뒤에는 계획을 세우기 어려워요. 제가 지난번에 손절한 것도 어떤 시점이 되면 손절하겠다는 계획에 따른 겁니다. 물론 돈을 잃었으니 딱히 기분이 좋지는 않았죠. 하지만 제 기분 따위는 투자에서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번의 교훈은 자기 기분 생각하지 말고 일단 주식을 사기 전부터 팔 계획을 세운 뒤, 손절해야 할 때는 눈 딱 감고 손절해라겠네요.

“주식은 돈을 벌려고 하는 겁니다. 돈을 벌기 위해서는 그렇게 높은 승률을 유지할 필요가 없습니다. 프로야구 선수 정도의 타율만 유지해도 주식시장에서는 상당히 많은 돈을 벌 수 있어요. 야구에서 4할이면 괴물급이죠. 그 정도 수익률만 유지하면서 깨질 때 적게 깨지고 벌 때 크게 벌면 우리는 됩니다.”

*유튜브와 포털에서 각각 ‘매거진동아’와 ‘투벤저스’를 검색해 팔로잉하시면 기사 외에도 동영상 등 다채로운 투자 정보를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주간동아 1359호 (p38~41)

구희언 기자 hawkey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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